[캐시플로 모니터]매일유업, 불어난 순이익 '공격투자·자금조달' 견인영업현금흐름 첫 1000억 돌파, '상장·비상장' 지분 투자 이어 사채 발행
이우찬 기자공개 2022-03-17 08:03:25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6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일유업이 지주사 체제 전환 후 처음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순이익이 불어나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됐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으로 재투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자금조달도 눈에 띄게 늘어난 양상이다.16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2021년 말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006억원을 기록했다. 2017년 5월 인적분할 이후 사업회사로 독자 출범한 뒤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대비 380억원 증가한 규모다.
매일유업은 2021년 매출 1조5519억원과 영업이익 8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6.1%와 1.5% 성장했다. 외형 확대는 신사업 '셀렉스'가 이끌었다. 단백질 기반의 성인영양식인 셀렉스의 지난해 매출은 약 900억원이다. 전년보다 80%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하지만 순이익이 늘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영업활동 현금흐름 개선은 순이익 증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며 "순운전자본이 감소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742억원으로 전년보다 28.6% 증가했다. 순이익 증가는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평가이익·처분이익을 포함해 금융수익이 140억원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은 주식, 채권 등을 시세로 평가한 자산이다.
소폭의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감소도 현금흐름 증가에 기여했다. 순운전자본은 2021년 2215억원으로 전년보다 58억원 감소했다. 운전자본 중 매출채권이 216억원 줄어들었다. 매출채권 감소는 현금흐름 증가를 의미한다. 적극적인 매출채권 회수로 현금흐름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확대를 기반으로 투자와 자금조달 활동도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순유출 19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순유출 규모가 1116억원 불어났다. 투자활동 현금흐름 순유출은 2018년 254억원, 2019년 404억원 등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0억원에 육박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단기 투자상품과 관련돼 있다. 재무제표상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 증가'로 1716억원이 유출됐다. 전년 89억원에서 유출규모가 15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매일유업은 상장, 비상장을 가리지 않고 지분 투자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T&G, 카카오, 카카오뱅크, 네이버 등 상장사 4곳에 투자했다. 이중 카카오, 카카오뱅크, 네이버 등 지분 취득이 지난해 이뤄졌다. 인터베스트사모투자합자회사 펀드, RXC, 로그싱크, 스틱글로벌혁신성장글로벌PEF 등 비상장 투자도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유휴 자금을 활용한 투자"라며 "효율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활동에는 사업 다각화를 위한 관계기업 주식매입도 포함돼 있다. 매일유업은 베이커리 사업 강화를 위해 더베이커스 지분 35.7%를 확보하며 51억원의 현금을 지출했다.
적극적인 투자상품 운용으로 관련 자산도 증가했다. 재무상태표상 유동자산, 비유동자산을 포함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지난해 14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1250억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공격적인 재무 기조는 투자뿐만 아니라 재무활동 현금흐름에도 나타난다. 지난해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순유입 143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48억원보다 1385억원 많은 규모다. 특히 2017~2019년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순유출을 기록했으나 2020년부터 외부 조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장단기차입금 상환은 없었고 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으로 현금을 확보했다. 매일유업은 이중 500억원을 매일호주유한회사 증자에 쓸 방침이다. 호주법인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 구실을 하는 곳이다.
앞서 매일유업은 2020년 12월 호주에 현지법인 설립을 마쳤다. 이어 지난해 2월 호주 코리오베이데어리그루브이 파우더 원료 생상공장을 인수했다. 호주 공장을 앞세워 가공유 등 유제품 원료가 되는 우유 분말을 수급할 계획이다. 매일유업은 또 뉴트리션·건기식 부문 신제품 개발에 4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매일유업의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회사채 발행 영향으로 2020년 915억원에서 지난해 1599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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