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캔 손 뗀 삼양패키징, 설비 전액 손상처리 3년 전 독점생산 '친환경 종이용기' 수익성 저하, PET 아셉틱사업 강화
이우찬 기자공개 2022-03-25 08:04:41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4일 14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사의 패키징 종속기업 삼양패키징이 친환경 용기 카토캔(cartocan) 사업에서 철수하며 관련 설비를 손상처리했다. 국내 유일 카토캔 생산으로 주목받았으나 수익성 저하로 2년여 만에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패키징은 지난해 카토캔 생산에서 손을 뗐다. 앞서 카토캔 생산 설비에 대해 손상검사를 진행해 72억7000만원을 매각예정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이후 40억원으로 평가된 설비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매각이 성사되지 않았고 이달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전액 손상으로 인식했다.
삼양패키지 측은 "기계 특성상 올해 매각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면서 매각예정비유동자산 전액을 손상 처리했다"고 밝혔다.
카토캔은 종이 포장을 뜻하는 ‘카톤(carton)’과 ‘캔(can)’이 합쳐진 용어다. 여러 겹으로 이뤄진 특수 종이 소재로 만든 캔 처럼 생긴 종이 용기를 의미한다. 제품에 따라 7~8겹의 다층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일본, EU 등에서는 커피, 주스, 미용 음료 같은 다양한 제품 용기에 사용되고 있다.
삼양패키징은 2018년 6월 국내서 유일하게 카토캔 생산을 시작했다. 글로벌 특허권을 보유한 독일 회라우프(HORAUF)와 독점 계약을 체결해 국내에서 카토캔을 독점 생산했다.
삼양패키징은 ESG경영에 부합하는 카토캔에 주목했다. 카토캔은 알루미늄 캔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분의 1에 불과하다. 종이로 제작되므로 페트병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에서도 자유롭다. 빈 카토캔 용기는 재활용품을 내놓을 때 종이팩 류와 함께 내놓으면 된다.
삼양패키징은 그러나 상업 생산 초기부터 위기를 맞았다. 2019년 1월 모 유업체의 카토캔 사용 아기주스가 곰팡이 논란에 휩싸였다. 유업체는 카토캔이 상대적으로 외부 충격에 내구성이 부족해 배송·운송 중 외부 충격으로 핀홀(Pin Hole)현상이 발생했고 이곳을 통해 내용물과 외부공기가 접촉하면서 곰팡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2019년 1월 모 유업체의 카토캔 사용 아기주스가 곰팡이 논란에 휩싸였다
삼양패키징은 곰팡이 아기주스 논란에도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상업 생산 1년이 채 안 된 시점이기도 했고 친환경 용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약 200억원을 투입해 설비 증설을 결정하고 카토캔 내구성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4년 후 연매출 200억원 이상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삼양패키징의 예상과 달리 카토캔 사업은 수익성을 안겨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2020년 내부적으로 카토캔 사업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월 발생했던 품질 불량 이슈를 극복하지 못한 채 지속해서 적자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난해 사업 종료를 확정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토캔 사업을 접은 삼양패키징은 PET 활용 아셉틱(무균 충전)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삼양패키징은 아셉틱 OEM 음료 사업에서 독과점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다. 아셉틱 공정은 크게 PET를 활용하는 방식과 카토캔 방식으로 나뉜다.
삼양패키징은 전날 이사회에서 610억원 규모 아셉틱 라인 6호기 증설 투자를 결정했다. 사업 철수를 단행한 카토캔 설비 일부는 이미 아셉틱 라인 5호기 구축에 활용됐다.
삼양패키징 관계자는 "카토캔 사업을 지속하는 것과 카토캔 설비를 활용한 다품종 소량 생산 전용 아셉틱 생산 라인 도입을 비교한 결과 후자가 수익성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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