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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첫 ESG채권 ‘친환경 건축' 공사대금 활용 29일 3000억 회사채 수요 예측, 친환경 건물 투자로 투자자들 우려 불식

최윤신 기자공개 2022-03-29 07:10:45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8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비금융 계열사 중 처음으로 ESG채권을 발행하는 삼성물산이 ‘친환경 건축물 공사’를 주요 자금사용처로 설정했다. 그간 ESG채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건설사들이 친환경 설비 및 기술기업 등의 지분투자를 주요 목적으로 내건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삼성물산의 이번 ESG채권 발행은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의 기능을 모두 갖춘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통해 향후 불거질 수 있는 리스크를 없앴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자금조달 목적으로 사회경제발전을 명시해 설사 친환경 건축물 인증이 실패하더라도 협력사 대금 조기지급 등을 통해 ESG채권의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 친환경 건축물 공사 대금 용도…“녹색 인증 취득 예정”

삼성물산은 오는 29일 회사채 3000억원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다음달 5일 발행예정인 회사채는 3년물 2000억원, 5년물 1000억원으로 구성된다. 삼성물산은 이 중 3년물 2000억원을 ESG채권 중 지속가능채권으로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공모채 시장 큰 손인 삼성물산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늘릴 방침이다. ESG 채권인 3년물은 모집금액 대비 1.5배인 3000억원까지, 5년물은 두 배인 2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삼성물산은 발행 금리 밴드를 3년물은 개별 민평금리의 -20~+20bp, 5년물은 -30~+30bp로 제시했다. 최근 회사채 시장이 침체됐지만 신용등급 AA+의 삼성물산인 만큼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SK에코플랜트가 ESG채권 발행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는 등 ESG채권의 프리미엄이 한층 수그러든 추세지만 발행금액의 큰 비중이 ESG채권이라는 점도 흥행 전망에 힘을 보탠다.

주목할 건 자금사용 목적이다. 삼성물산은 ESG채권 발행을 통해 모집하는 자금 최대 3000억원을 ‘친환경 건축물 공사 대금’과 ‘중소기업 상생협력자금 조기지급’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성물산이 진행하고 있는 친환경 건축물 프로젝트는 △사학연금 서울회관 재건축사업 △반포1-3주구 재건축 △기흥 SDR(삼성디스플레이 본사) 등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해당 건축물의 녹색건축물 인증 우수 등급 획득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이 진행중인 친환경 사업 개요

이는 최근 국내 건설사들이 ESG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밝힌 사용 용도와는 차이가 있다. 그간 건설사의 ESG채권 발행의 주 목적은 대부분 환경 관련 기업의 지분투자 용도였다.

앞서 지난 2월 녹색채권으로 2000억원을 조달한 SK에코플랜트는 △폐기물 처리·재활용업체 △공업 상수도 공급업체 △비철금속 재활용업체 △에너지 플랫폼업체 △해상풍력 발전업체 지분투자 등을 자금조달 목적으로 밝힌 바 있다. 지난해 6월 녹색채권을 발행한 한양도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관련 SPC인 광양그린에너지 증자대금을 명시했다.

이밖엔 롯데건설이 지난해 9월 400억원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며 300억원을 친환경운송인관련 인프라 사업 등에 사용된 차입금 등 상환에 배정했고, 100억원을 중소협력사 금융지원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친환경 건축물 건설 프로젝트 명목의 조달이 전무했던 건 아니다. 지난해 7월 SK에코플랜트는 ESG채권으로 2000억원을 조달하며 이 중 400억원을 친환경 건축물 건설 프로젝트 26건의 외주용역비로 설정한 바 있다. 다만 클렌코 등 친환경 기업 인수가 주목적이었으며, 친환경 건축물 공사대금은 부가적인 수준이었다.

지난해 4월 한화건설의 녹색채권 조달 역시 서울북부역세권개발, 대전역세권개발 PFV 등의 출자를 위한 목적이 포함됐지만 전체 조달액의 4분의 1 수준인 210억원이었다.

◇ 지속가능채권으로 불확실성 줄여

건설 분야에서 신재생 발전 등 사업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으며 상사와 패션, 리조트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영위하고 있는 삼성물산이 ESG채권을 조달할 창구가 여럿 존재함에도 친환경 건물 투자로 조달금액 사용처를 설정한 것은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외부 투자 등을 위한 채권을 조달할 시 계획한 투자가 불발될 경우 약속한 자금조달 목적대로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와 함께 채권 발행 과정에서 투자 계획 등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도 꺼려질 수 있다.

이미 수주해 준공에 돌입한 건설대금의 경우 이런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물론 녹색건축 인증을 계획대로 얻지 못하는 등 불확실성이 있지만 이 경우를 대비한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다.

삼성물산의 이번 ESG채권은 녹색 채권이 아닌 지속가능채권으로 자금사용목적에 협력사 자금 조기 지급 등을 병기했다. 친환경 건축물 프로젝트에 목표대로 자금을 투입하지 못할 경우 협력사 자금 조기지급 등을 통해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구조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채권 조달 목적은) 친환경 건축물 프로젝트에 자금이 필요한 측면과 함께 중소기업에게 빠르게 자금을 지원해주는 목적도 있다”며 “각각의 목표를 나눠서 알리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ESG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이 전액 배분될 때까지 매년 관련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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