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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하이엔드 브랜드]롯데건설, '르엘'의 강남권 집중공략 의미는론칭 3년차에도 지방 수주 현장 없어…'초고급화' 전략 영향

전기룡 기자공개 2022-06-10 08:32:20

[편집자주]

하이엔드 브랜드의 상징성이 점차 퇴색하고 있다. 과거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분양가가 책정되거나 강남 같은 특정 지역에만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왔다. '꿈의 아파트'로 여겨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치열해진 경쟁 탓에 '자격 미달'인 아파트에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남발하는 사례가 많다. 주요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처한 상황은 어떤지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8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건설의 '르엘(LE-EL)'은 다른 하이엔드 브랜드에 비해 역사가 짧다. 하이엔드 브랜드 시대를 연 DL이앤씨 '아크로'는 2013년 론칭됐다. 이후 1년 간격으로 대우건설 '푸르지오 써밋', 현대건설 '디에이치'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롯데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해 고심하기 시작한 것은 이보다 2년 뒤인 2017년부터다. 당시 롯데건설은 특허청에 르엘 뿐만 아니라 루엘, 마크엘, 엘루아, 오브엘 등을 36류(건설분양업)와 37류(주택건설업) 상표권으로 출원하며 후보군을 추렸다.

이후 르엘을 하이엔드 브랜드로 최종 결정했다. 르엘은 한정판을 의미하는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의 약자인 'LE'와 시그니엘, 애비뉴엘 등 롯데건설의 대표 펫네임(개별 단지 별칭)에 사용되는 접미사 'EL'을 결합해 완성된 이름이다.

첫 적용 단지는 강남구 구마을2지구를 재개발해 공급한 '르엘 대치'였다. 당초 롯데건설은 르엘 이전 프리미엄 브랜드인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도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당 사업지가 명품 입지를 지녔던 만큼 르엘을 선보일 첫 단지로 낙점했다.

서초구 반포우성아파트를 재건축한 '르엘 신반포 센트럴(현 '르엘 반포')'도 르엘 대치와 함께 첫 적용 단지로 선정됐다. 르엘 신반포 센트럴도 트리플 역세권을 보유했을 뿐더러 강남8학군에 속하는 세화고등학교와 세화여고를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명품 입지다.

롯데건설은 르엘 대치와 르엘 신반포 센트럴의 흥행이 자신이 있었기에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의 론칭 소식을 대대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대신 두 단지가 분양하는 2019년 10월에 맞춰 르엘을 홍보 수단으로서 적극 활용했다. 르엘이 적용되는 첫 단지들이었던 만큼 홍보 효과도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청약도 흥행으로 이어졌다. 르엘 대치는 1순위 청약에서 31가구 모집에 청약통장 6575개가 몰려 평균 21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1순위 해당 지역 청약이 진행된 르엘 신반포 센트럴도 평균 경쟁률 82.1대 1로 마감돼 성공적인 시작을 알릴 수 있었다.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르엘에 특별한 디자인 철학을 도입했다고 설명한다. 철학을 담은 선, 안목이 담긴 디테일, 문화를 담은 공간 등 세 가지 특장점을 앞세워 진정한 럭셔리 라이프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최근 분양된 '르엘 신반포(현 '반포 르엘2차')'와 '르엘 신반포 파크애비뉴'의 건축비를 살펴봐도 롯데건설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잘 알 수 있다. 두 단지의 3.3㎡당 건축비는 각각 1823만원, 1683만원이다. 비슷한 시기 분양된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포레(3.3㎡ 1355만원)'와 최대 5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하이엔드 브랜드 중 후발주자이기에 아직까지 지방 수주 현장이 없다는 아쉬움은 있다. 최근까지 준공된 현장이 르엘 대치뿐이라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주택부문 매출도 르엘 출시 후 △2019년 3조219억원 △2020년 2조5636억원 △2021년 2조9616억원 등 답보 상태이기에 하이엔드 브랜드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평가하기 힘든 단계다.

다만 롯데건설은 이를 '초고급화' 전략 일환으로 강남권에 집중하면서 비롯된 일이란 입장이다. 롯데캐슬 등의 브랜드는 활용하더라도 르엘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지방권에 무턱대고 사용하지 않겠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어찌 보면 건설사들이 애초 하이엔드 브랜드를 만들며 수립했던 근본 원칙을 가장 잘 지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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