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8월 12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아공 최초의 흑인 민주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는 2013년 12월 5일 95세의 일기로 사망했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상당수가 만델라 대통령이 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1980년대에 죽었다고 기억한다.당시 결핵을 앓던 만델라의 모습이 전 세계적으로 보도됐다. 비슷한 시기 활동한 남아공 운동가들의 장례식도 자주 방송됐다. 아내 위니 만델라가 방송에 자주 출연하곤 했는데 옥사를 믿는 사람들은 "그 무렵 고인의 아내가 방송에 자주 나타났다"고 주장하곤 했다.
이후 많은 사람이 거짓된 기억을 공유하는 현상을 '만델라 효과'라고 일컫기 시작했다. 최근 증권 시장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례상장 주관 업무를 맡은 국내 증권사들의 이야기다.
최근 몇 년간 시장 호황기 속에서 수많은 기업이 특례 요건 제도를 활용해 증시에 입성했다. 주관사들은 성공 신화에 한껏 취했다. 특례 요건을 활용한 기업 중 상당수가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 속에서 공모가 밴드 최상단 혹은 그 이상에서 상장했다. 수수료 수익도 쏠쏠하다. 숫자가 많은 만큼 중소형사에게는 중요한 수익원이다.
하지만 이 성공 신화는 거짓된 기억이다. 특례 요건 상장사는 적자 상태라 향후 몇년 간의 실적을 추정해 몸값에 반영한다. 최근 3년간 특례상장 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 57곳 가운데 47곳이 IPO 당시 제시한 2021년 실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절반 이상은 기업가치가 반 토막 났다. 거래정지를 당한 곳도 부지기수인데 성공이라 말할 수 있을까?
한 IB업계 관계자는 신라젠과 같은 사태를 증권사가 어떻게 예측할 수 있었겠냐는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극단적인 상황을 제외하고서라도 많은 사례를 봤을 때 주관사의 책임을 쉬쉬할 수는 없다.
기업가치 책정을 위한 외부평가 업무를 다년간 담당했던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정해놓은 몸값에 따라 추정 실적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한다. 관계자들조차 특례요건 상장에 대한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례상장은 우수한 기술력과 높은 성장성을 지녔음에도 영업 실적이 미미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선의가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점이 입증된 지금 금융당국이 한 번쯤 재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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