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B, 유상증자 전략]한국증권, HMM·삼성중공업 '극적반전' 조력자실적악화 기업 솔루션 '유증' 적극 활용...IB2본부 '구조화금융부+인수영업부' 컨설팅 시작
윤진현 기자공개 2023-02-17 13:37:30
[편집자주]
금리 상승, 주식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전략에 비상등이 켜졌다. 그동안 메자닌을 주요 자금 조달 루트로 활용하던 상장사의 경우 이전까지의 조건으로는 더이상 투자자를 유인하기 힘들다. 유상증자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IB들도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 이미 주관사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각자들만의 기준으로 예상 후보군을 선정해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더벨은 하우스별 유상증자 담당 핵심 인력과 그간의 트랙레코드를 살펴보고 주관사로서의 역량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5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실적 악화로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에게 납입 즉시 자본금을 확충하는 '유상증자'는 마지막 희망으로 여겨진다. 한국투자증권의 커버리지 인력들이 상황이 좋지 않은 기업들에게 제시하는 솔루션으로 유상증자를 적극 활용하는 이유다.HMM과 삼성중공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상운임업, 조선업 등 업황 개선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기업의 유상증자 딜을 이끌었다. 이들은 최근 자본확충을 거쳐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내기도 했는데 한국투자증권이 성장에 일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6년 역대 최대 점유율 30%…'삼성중공업' 빅딜 수임 덕분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높은 유상증자 점유율(30.67%)을 기록한 건 2016년이다. 총 11건의 딜을 수임해 1조6924억원의 유상증자 주관 실적을 쌓았다.
본격적으로 유상증자에 집중한 결과다. 당시 삼성엔지니어링(1조2652억원), 삼성중공업(1조1141억원) 등 발행금액이 큰 딜에 모두 대표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영향이 컸다.
이때부터 한국투자증권은 커버리지 부서인 구조화금융부와 인수영업부가 모두 유상증자 딜을 수임하는 구조를 택했다. 전문 커버리지 인력들이 기업의 재정 상황에 맞는 자금 조달책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삼성중공업과의 인연도 그렇게 시작됐다. 삼성중공업은 이현규 IB2본부장(당시 인수영업 본부장)의 적극적인 컨설팅으로 다양한 자금조달 선택지 중 유상증자를 택했다. 차입금을 늘리기 보다는 자본금을 즉시 확충하는 유상증자가 더욱 적절하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삼성중공업은 유가 하락 여파로 발주량 자체가 위축되면서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2015년 말 당기순손실 1조2121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재무건정성 회복을 위해 경영효율화 계획을 추진할 필요성이 커진 상태였다.
결국 삼성중공업은 총 3차례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모든 딜을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임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삼성중공업 딜로만 주관실적 1조29656억원을 쌓았다. 이현규 본부장이 지속적으로 삼성중공업과 소통하며 관계를 지속해 가능했다.
당초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중공업의 인연은 HMM의 유상증자로부터 시작됐다는 후문이다. HMM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전략적 파트너인 삼성중공업 딜까지 맡게 됐다. 커버리지부서 실무진은 위기에 빠진 기업에 조달책으로 유상증자를 제시하고 있는데 2015년 HMM 딜을 수임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HMM은 해운업 불황으로 인해 2013년 처음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에 자금조달 방식을 두고 고심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국투자증권이 유상증자를 통한 재정안정성 개선을 제안했다.
이현규 본부장과 함께 김영우 IB3본부장(당시 구조화금융부장)이 HMM의 유상증자 과정을 맡았다. 실권주를 대비하고자 대형 인수단을 꾸리고 재정건전성 개선 방향성을 논의하는 등 적극적인 컨설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한국투자증권은 2년 후 이뤄진 유상증자(6000억원) 뿐 아니라 전환사채(CB) 2400억원 발행도 함께 했다. HMM은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신조선과 컨테이너 시설 투자 등에 활용해 성장 발판을 구축했다.
현 시점 기준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견조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HMM은 2022년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 18조5868억원, 영업이익 9조9455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달 13일 공시했다. 두 수치 모두 전년 대비 35% 증가한 수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계에 부딪힌 기업의 성장을 위해 가장 적합한 자금 조달 수단을 제시하는 것을 중시한다는 입장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커버리지 영역으로 부채자본시장(DCM) 조달 뿐 아니라 유상증자까지 활용하는 이유는 선택지를 늘리기 위함”이라며 “발행 기업의 상황에 딱 맞게 컨설팅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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