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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얼라인에 힘실은 쿼드운용, 무더기 반대주주제안 안건 직접 선별해 의견 타진

이돈섭 기자공개 2023-05-02 08:12:17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6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쿼드자산운용이 지난달 말 에스엠(SM)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얼라인파트너스측 손을 들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권 다툼을 벌인 하이브-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측이 제안한 주주제안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등이 촉발한 에스엠 체질 개선 시도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쿼드운용은 지난해 8월 중순부터 지난달 말까지 7개월여 동안 35개 투자 기업 주주총회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226개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찬성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은 206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은 20개였다. 이 기간 주총 안건 반대율은 8.8%였다.

쿼드운용의 반대 의결권은 대부분 주주제안에 상충하는 이사회 측 안건에 집중됐다. 지난달 말 에스엠 정기주총이 대표적이다. 쿼드운용은 사실상 이수만 전 프로듀서 측이 제시한 하이브 측 주주제안 안건에 대해 전자위임장을 전달해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지분 18.5%로 에스엠 최대주주였던 이 전 프로듀서는 지난 2월 하이브 측에 지분 14.8%를 4200억여원에 매각했다. 당시 주식매매계약에 따르면 이 전 프로듀서는 하이브 측에 이번 정기주총 관련 의결권을 모두 위임했다. 주총 당시 지분율은 3.6%였다.

이 전 프로듀서 측이 제안한 안건은 사내이사 이재상·정진수·이진화, 사외이사 강남규·홍순만·임대웅, 기타비상무이사 박병무, 비상근감사 최규담 등 선임 안건과 정관 변경 및 신설 규정 등을 포함해 모두 10개. 사내이사 후보들은 모두 이 전 프로듀서가 에스엠 재직 당시 회사에 몸담았던 인물들이었다.

이 전 프로듀서가 제안한 안건이 이사회 측 안건과 충돌하면서 양측이 우호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하이브 측이 경영권 확보 경쟁에서 발을 빼면서 이 전 프로듀서가 제안한 안건들은 모두 자동 철회됐다. 따라서 이사회가 올린 주총 안건들은 모두 원안 그대로 가결됐다.

쿼드운용의 에스엠 정기주총 의결권 행사는 결과적으로 헤지펀드 업계 주주활동에 손을 들어준 격이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에스엠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의견을 개진, 에스엠 이사회가 얼라인파트너스운용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이창환 얼라인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에스엠 주총 표결 당시 쿼드운용은 쿼드 Definition3 1호(3145주)와 쿼드 앱솔루트 롱숏에쿼티 1호(9810주) 등 2개 사모펀드를 통해 에스엠 지분 1만2955주(0.05%)를 보유하고 있었다. 쿼드운용 관계자는 "주주 입장에서 회사 체질 개선을 위한 움직임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쿼드운용은 코스닥 상장사 하이록코리아에 대해 주주활동을 직접 전개하기도 했다. 하이록코리아 지배구조 개선과 지분거래 투명화 등을 주장하며 정관 변경을 비롯해 비상근 감사 교체 등을 주주제안 안건으로 올렸지만 지난달 주총에서 이사회 우호 지분을 압도하는 데 힘이 모자랐다.

한편 코스닥 상장사 오스코텍의 소액주주들이 제안한 일부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오스코텍 소액주주들은 송종국 네이버카페 오스코텍 주주연대 운영진을 상근 감사 후보로 올렸지만 쿼드운용은 후보가 충분한 지식과 경륜을 갖지 못했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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