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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브랜드 사용료 진단]㈜GS, 상표권 수취의 '진짜' 의미는?⑦2005년 그룹 출범‥초창기 대대적 브랜드 구축 작업

조은아 기자공개 2023-06-22 09:52:44

[편집자주]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1조5207억원에 이르렀다.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지만 이를 보는 양단의 시선이 존재한다. 경제적 가치가 있는 무형자산인 만큼 당연하다는 시각이 일반적이지만 가치 형성에 기여하지 않은 특정 회사가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해당 상표권이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등 궁금증도 크다. 더벨이 주요 그룹의 상표권 수취 현황과 그 시사점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그룹은 2005년 출범했다. 지주사 ㈜GS가 2004년 먼저 만들어졌고 1년여 뒤 계열분리가 마무리되고 지분 정리도 끝나면서 재계 7위 GS그룹도 출발선에 섰다. 당시 GS그룹은 LG칼텍스정유, LG유통, LG홈쇼핑 등을 가져왔다. 3개 회사의 이름도 각각 GS칼텍스, GS리테일, GS홈쇼핑으로 바뀌었다.

지금이야 GS그룹이 유명하지만 처음 출범했을 당시 브랜드를 만들고, 또 이를 알리는 힘겨운 과정을 겪었다. 뿌리인 LG그룹이 워낙 이미지를 잘 구축했고 일찌감치 브랜드 관리를 시작했던 탓에 이를 지우는 과정 역시 험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만큼 GS그룹 내부에서도 GS라는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크다. 상표권 사용료 수취의 의미 역시 남다르다. 단순 수익원이 아닌 GS그룹을 그룹으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GS칼텍스 의존도 높지만 '안전판' 역할 든든

㈜GS는 ㈜LG와 마찬가지로 출범 이후 지금까지 자체 사업을 하지 않는 순수 지주사로 남아있다. 출범 이후 지금까지도 GS그룹에 붙어있는 꼬리표는 바로 'GS칼텍스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이는 ㈜GS의 수익구조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상표권 수익이나 배당 수익 GS칼텍스 의존도가 높다. 다만 매출에 기반을 둔 만큼 배당 수익이 한층 안정적으로 ㈜GS의 살림살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GS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5634억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이 가운데 무려 68.6%에 해당하는 3863억원이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이다. 상표권 수익이 1164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임대 수익은 607억원이다. 전년보다 배당금 수익과 상표권 수익이 크게 늘면서 전체 매출 역시 2306억원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상표권 수익은 전년 806억원에서 지난해 1164억원으로 44% 증가했는데 GS칼텍스 매출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GS칼텍스가 지불한 상표권 사용료가 전년 322억원에서 지난해 573억원으로 급증한 덕분이다.

눈에 띄는 건 GS칼텍스가 내는 사용료에 사용료율 0.1%가 적용됐다는 점이다. ㈜GS는 개별 계열사로부터 매출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금액의 0.2%를 상표권 사용료로 받고 있다. GS칼텍스는 합작법인이라 0.1%의 비율이 적용된다.

GS칼텍스 다음으로는 GS리테일과 GS건설이 많은 사용료를 낸다. 매출 빅3가 내는 상표권 사용료를 모두 더하면 기여도가 80%도 넘는다. GS칼텍스 의존도가 높기는 하지만 상표권 사용료는 배당보다 안정적인 만큼 ㈜GS에서 안전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GS칼텍스의 수익성은 유가 및 정제마진, 그리고 환율 등에 따라 극심한 변동성을 보인다. 그런 탓에 배당 역시 안정적이지 못하다. 2022년 무려 8368억원을 배당했지만 2021년은 4206억원에 그쳤고 2020년에는 아예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GS칼텍스로부터 배당을 받아 다시 ㈜GS에 배당을 지급하는 GS에너지 역시 마찬가지다. 2022년 배당금은 4559억원, 2021년은 2413억원, 2020년은 배당을 건너뛰었다.


◇'무에서 유를 만드는 작업'…브랜드 자부심 남다른 이유

GS그룹은 공식적으로 GS가 특정 단어의 약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독립이 결정되고 그룹 이름을 GS로 정했을 때부터 '골드스타(Gold Star)'의 약자냐는 질문이 줄곧 따라다녔지만 인정한 적은 없다. 많은 것을 함의한 것으로 받아들여 달라는 게 GS그룹의 일관적인 입장이다. 아무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언뜻 성의가 없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만큼 고심이 깊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GS그룹에게 GS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다른 그룹과 달리 거의 '무에서 유를 만드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그룹 이름이 정해진 뒤 지주사 이름이 GS홀딩스로 정해졌고 이후 기존 LG그룹에서 넘어온 계열사의 이름을 순차적으로 바꾸는 작업이 이뤄졌다. 가장 먼저 LG칼텍스정유가 GS칼텍스로 간판을 바꿨고 이후 LG건설, LG홈쇼핑 등도 GS건설, GS홈쇼핑으로 이름을 바꿨다.

특히 대부분의 사업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B2C 사업이었던 탓에 편의점과 주유소의 경우 일부 가맹점주의 반발 역시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주사는 물론이고 자회사들도 새로운 이름을 알리기 위해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했다.

건물들도 모두 간판을 바꿔달았다. 본사 건물인 LG강남타워는 GS타워로,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있는 문래빌딩은 GS강서타워로, GS건설이 입주한 역전빌딩은 GS역전타워로 이름을 바꿨다. GS그룹은 세계적인 CI 전문회사인 미국 '랜도(Landor)'에 의뢰해 지금의 CI도 만들었다. 모든 작업들이 1~2년 안에 빠르게 이뤄졌다.

GS그룹이 초창기 GS 브랜드의 빠른 정착에 힘을 쏟은 이유는 그만큼 브랜드가 갖는 힘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상표권 사용료는 지주사 입장에서 단순 수익원 이사의 의미를 갖고 있다.

초창기 GS그룹 계열사에서 브랜드 관리를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과거보다 총수의 카리스마가 약해지고 그룹의 구심점 역시 희미해진 상황에서 지주사가 '브랜드 관리'라는 명분을 통해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계열사들의 독립 경영이 강조되는 지금 상표권 사용료가 그룹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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