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3.0]유재훈 사장, '기금 체계 개선' 작업 드라이브 건다②행시 합격 관료 출신, 금융위·재무부 경력…민관 합동 TF 결과 발표 다음달 말
김서영 기자공개 2023-07-18 07:04:38
[편집자주]
예금보험공사가 올 들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 과정에 돌입했다. 예보는 IMF 외환위기를 극복했던 '예금보험 1.0' 시기와 저축은행 사태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예금보험 2.0' 시기를 거치며 역량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취임한 유재훈 사장은 금융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금융 소비자 보호 기능을 발전시키는 '예금보험 3.0' 경영 비전을 꺼내 들었다. 올해 하반기 예금보호한도 상향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예보도 그에 맞는 준비에 나섰다. 더벨이 변화를 앞둔 예보에 대해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1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시장 안정기구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가능한 모든 사태에 대비하려 노력하고 있다."유재훈 예금보험공사(예보) 사장(사진)은 더벨 기자에게 하반기 경영에 임하는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예보는 다음 달 태스크포스(TF)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기금 체계 개선안 결과에 따라 예보의 역할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개선안의 핵심은 예금보호한도 상향과 예보료율 인상이다. 유 사장은 금융회사의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밝혀 왔다. 이번 개선안 발표가 경영 비전인 '예금보험 3.0'으로 향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재무부 두루 거쳤다…신구 예보 사장 '케미' 주목
1961년생인 유재훈 예보 사장은 1983년 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관료 출신이다. 경기고를 졸업한 유 사장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프랑스 유학길에 올라 파리정치학교 경제학 석사와 프랑스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경기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까지 밟았다.
유 사장은 행정고시 합격 후 줄곧 재무부와 금융위원회에 몸담았다. 재무부에선 경제협력과, 외자관리과, 국고과, 증권발행과 등을 거쳤다. 금융위에선 은행감독과와 증권감독과 과장을 역임했고, 금융위 대변인까지 지냈다.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았던 그는 2013년 11월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으로 선임돼 3년간 일했다. 2016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 회계감사국장을 지낸 뒤 작년 11월 예보 사장에 선임됐다.
유 사장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해 정부 측 인사로 분류된다. 2011년에는 당시 한나라당에서 수석전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임명권자인 금융위는 유 사장을 탁월한 금융시장·제도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고, 우리 예금보험제도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적임자로 평가한 바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예보 신구 사장이 기금 체계 개선을 위해 손발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금융위와 예금보험공사를 비롯해 금융업권이 모여 '민관 합동 TF'를 출범시켰다. 기금체계 개선안은 오는 8월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장은 2012년 5월에 제8대 예보 사장으로 취임했다. 김 위원장은 2015년 5월까지 3년간의 임기 동안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극복하는 '예금보험 2.0' 시기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를 기점으로 예보는 현재까지 선제적 부실대응 기구로의 선진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예금보험 2.0' 시기를 이끈 김 위원장과 '예금보험 3.0' 시기를 열겠다는 유 사장의 기금 체계 개선안이 금융권의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기금 체계 개선안 발표 '임박'…유 사장의 당면 과제는
유 사장은 예보 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기금 체계 전반을 손질하는 개선 작업에 바통을 잇게 됐다. 김태현 전임 사장 재임 시절 시작된 개선안 마련을 유 사장이 매듭짓게 될지 주목된다.
유 사장은 작년 11월 취임식에서 "예금보험제도의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최적의 기금 체계 개선방안을 강구해 내년(2023년) 8월까지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개선안 발표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유 사장은 대내외에 관련 메시지를 자제하는 모습이다. 기금 체계 개선안은 예금보호한도와 예보료율 등이 핵심이다. 민관 합동 TF는 시중은행 등의 예금자보호한도를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말 결과가 나오고 오는 10월에 국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올해 초 미국 실리콘에서 가장 큰 상업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고, 국내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화를 우려하는 경고등이 켜졌다. 이 여파로 최근 새마을금고 연체율이 6%대까지 치솟으면서 일부 지점에선 '뱅크런' 조짐이 나타나 금융권이 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이렇게 되자 예금보호한도를 높여 금융회사의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예금보호한도를 높이면 예보료도 덩달아 오른다.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한도가 오르면 예보의 기금 부담이 가중돼 개별 금융사가 부담해야 하는 예보료도 오를 수밖에 없다. TF에선 예보료율 인상도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마지막으로 유 사장의 경영 과제는 서울보증보험(SGI) 기업공개(IPO)다. SGI가 지난달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민영화 추진에 돛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예보가 보유한 SGI 지분은 모두 93.85%다. 예보는 이번 IPO를 통해 지분 10%를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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