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3.0]예금보호한도 5000만→1억…무엇이 달라지나③23년 만에 한도 상향 논의…새마음금고 사태에 급물살
김서영 기자공개 2023-07-19 07:04:48
[편집자주]
예금보험공사가 올 들어 한 단계 업그레이드 과정에 돌입했다. 예보는 IMF 외환위기를 극복했던 '예금보험 1.0' 시기와 저축은행 사태로 인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예금보험 2.0' 시기를 거치며 역량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취임한 유재훈 사장은 금융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금융 소비자 보호 기능을 발전시키는 '예금보험 3.0' 경영 비전을 꺼내 들었다. 올해 하반기 예금보호한도 상향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예보도 그에 맞는 준비에 나섰다. 더벨이 변화를 앞둔 예보에 대해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2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예보)의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 결과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새마을금고 일부 지점의 뱅크런 조짐에 예금자보호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다음 달 말 발표될 기금 체계 개선안의 핵심 내용이 될 전망이다.물론 예보가 새마을금고의 예금보호를 책임지진 않는다. 새마을금고 리스크를 계기로 예금자보호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더해지고 있다.
현재 예금자보호한도는 5000만원이다. 예금자보호한도는 예금자보호법으로 정해두고 있는데 관련 법은 1995년 12월 제정돼 예보의 설립 근거가 됐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발생해 같은 해 12월 9개의 종합금융회사(종금사)가 줄줄이 영업정지 조치에 처해지며 예보 기능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종금사에 부도의 그림자가 드리우자 사람들이 은행으로 달려가 예금을 대량으로 인출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경영이 어려웠던 종금사뿐만 아니라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던 종금사까지 갑작스러운 뱅크런 사태를 맞아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됐다. 다른 금융업권까지 위기가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예금자보호 조치가 이뤄졌다.
정부는 1997년 11월부터 2000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금융권의 모든 예금을 전액 보장하기로 했다. 또 기존에 부보 대상이 아니었던 외화예금, 양도성 예금(CD) 등도 여기에 포함됐다. 그러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면서 6개월 만에 부분보호제도로 선회, 1인당 최고 2000만원으로 정해졌다.
예금자보호한도는 2000년에 한 번 더 개정돼 현재와 같은 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예금자보호한도는 1인당 국내총생산액(GDP), 보호예금 규모 등을 고려하여 보험금 한도를 정하도록 규정돼 있다. 최근 예금자보호한도를 올려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된 지점도 바로 여기다. 지난 23년 동안 GDP가 3배 성장했지만 예금자보호한도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금융위와 예금보험공사를 비롯해 금융업권이 모여 '민관 합동 TF'를 출범시켰다. 기금체계 개선안은 오는 8월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 다음 결정 사항을 오는 10월 국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예금자보호한도가 인상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고 보고 있다.
올 들어 대외적 위기 시그널이 3번 연속 켜졌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에서 가장 큰 상업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고, 국내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화를 우려하는 경고등이 켜졌다. 이 여파로 최근 새마을금고 연체율이 6%대까지 치솟으면서 일부 지점에선 '뱅크런' 조짐이 나타났다.
다만 새마을금고는 예보가 아니라 자체 예금보호기금을 통해 예금 보호 기능을 구축해두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이 아닌 행정안전자치부의 규제를 받고 있다.
예금자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두 배 커진다면 예보는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 가장 먼저 예금보호기금 규모가 커진다.
예금보호료는 부보예금에 예금보험료율(예보료율)을 곱해서 산출된다. 금융회사와 같은 부보회사들은 매년 예금보험료를 납부하는데 그 보험료가 쌓인 게 기금적립액, 예보기금이다. 예금자보호한도가 높아지면 예보료율 인상으로 예보기금 규모가 커진다.
최근 기준 예보기금은 약 20조원이다. 예금자보호한도가 두 배 높아지면 예보기금의 절대금액이 커진다. 산술적으로 예보기금이 두 배가 된다면 40조원이지만 예보료율이 두 배까지 오르는 것은 아니다. TF에서 예보료율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 예보기금 규모가 결정되는 구조다.
예보료율이 높아지면 도미노 현상으로 대출금리는 높아지고 예·적금 금리는 낮아진다. 예보기금 부담 만큼 은행 등 금융사들은 소비자들에게 그 비용을 전가하게 된다. 한도가 1억원으로 높아지는 만큼 개별 예금 구좌의 규모가 커지고 저축은행 등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융사가 파산할 경우 금융권에 가해지는 충격파가 더 커질 우려도 있다.
예보 관계자는 "예금자보호한도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TF 논의가 끝나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며 "한도가 두 배 올라간다고 해서 예금보험기금이 정비례하게 두 배로 커지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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