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디지털'로 베트남 키운 한화증권, 인도네시아 공략노은우 글로벌투자실장 "현지 MZ세대 공략…싱가포르서 국내 투자 유치 계획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3-07-19 13:01:22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7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남아시아는 주춤한 세계 경제와 달리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지역이다. 한화투자증권도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에서 증권업을 펼치기 위해 2010년대 후반 들어 본격적인 동남아 사업 확대를 꾀했다.첫 진출 국가는 베트남이었다. 현지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초기부터 디지털 전략을 앞세웠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와 문화적으로도 친숙한 점이 많아 진출 결정이 더욱 용이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제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서도 해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노은우 글로벌투자실장을 만나 구상을 들어봤다.
◇베트남 현지 채용 인력 절반이 'IT'
노은우 한화투자증권 글로벌투자실장(사진)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있었던 더벨과 인터뷰에서 "베트남에 처음 진출할 때만 해도 1억명에 가까운 인구에도 불구하고 전체 증권계좌 수가 200만개에 불과했다"며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된 것을 고려해 디지털 증권사를 표방했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이 베트남에서 사업을 펼치기 시작한 때는 2019년 4월이다. HFT증권을 인수해 같은 해 12월 파인트리(Pinetree)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 초기부터 참여한 인물이 노 실장이다. 트레이더로 일하던 그는 2005년 한화투자증권에 합류했다. 줄곧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근무하다가 2018년부터 글로벌투자실에 몸담기 시작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자 동남아 진출을 추진했다. 5~6개 후보국 중에서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한 베트남을 찍었다. 베트남 증권 시장은 막 태동기에 돌입한 단계지만 디지털 대중화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 점을 공략했다. 노 실장은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다른 한국 증권사 임원도 디지털 전환이 시기상조라며 우려하기도 했지만 미리 앞서가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법인장을 중심으로 일반 대중에게 주식 시장에 대해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주식 초보자를 위한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인 '스톡123'을 처음으로 만들었다"며 "이후 모의 트레이딩 대회나 한국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을 상대로 베트남 법인장이 강연도 하면서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후 종목토론방 성격의 소셜 트레이딩 앱 '파인X'를 선보인 뒤 마지막으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알파 트레이딩'을 출시했다.
디지털로 영향력 키우기에 한창이었다면 실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신용공여 사업도 적극 나섰다. 현지 증권사보다 낮은 이자율을 내세우는 전략이었다. 노 실장은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우리 증권사가 제안할 수 있는 가치를 전달하는데 집중하려 했다"며 "현지 증권사 주식 담보대출 이자율이 13% 내외였는데 한 자릿수로 낮춰 업계 최저 수준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리포그룹 네트워크 바탕 성장 '기대'
한화투자증권은 또 다른 동남아 진출 후보국이던 인도네시아 사업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달 리포그룹으로부터 칩타다나증권과 자산운용 지분 8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세계 4위 인구 규모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는 성장 잠재력으로는 빼놓을 수 없는 동남아 국가 중 하나다.
한화투자증권은 빠른 현지 정착을 위해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춘 파트너와 협업을 꾀했다. 노 실장은 "인도네시아는 화교 출신이 키운 대기업이 많은데 재계 순위 6위인 리포그룹도 그 중 하나"라며 "리포그룹은 부동산을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나 그룹 계열사 거래 등에서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확산시킨 디지털 전환도 이어갈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섬이 많은 나라인 만큼 많은 지점을 만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는 "중산층 시대에 열릴 것을 대비해 디지털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핀테크, 블록체인 등 디지털과 금융을 융합해 성장시킬 기회를 찾기 위해 싱가포르에 법인을 만들었다. 다만 최근 들어 싱가포르통화청(MAS)이 가상자산 산업을 신중하게 평가하면서 신사업도 주춤해진 상태다.
노 실장은 "싱가포르에서 법인을 세운 뒤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 IB와 네트워크를 축적해왔다"며 "홍콩에서 넘어온 투자금이 싱가포르로 대거 유입된 상황이라 투자처를 찾는 니즈가 풍부하다"고 전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국내 부동산 분야에 이 자금을 흘러 들어오게 할 계획이다. 노 실장은 "최근 부동산 경기 약세로 인해 주목을 못 받고 있지만 동북아 지역의 안정적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있다"며 "이들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하는 물류센터 등에 대해 투자를 연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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