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인수자 맞은 국일제지, 몸값 얼마나 될까 SM그룹 우선협상자 낙점, 청산가치 789억 기준 800억 안팎 거론
이명관 기자공개 2023-07-19 08:44:00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8일 08: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일제지 매각이 속도를 내고 있다. 스토킹호스(Stalking-Horse)를 기반으로 한 인가전 M&A로 매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예비 인수자가 확정됐다. 예비인수자는 SM그룹이 낙점됐다. 최종 인수자는 입찰을 거쳐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곳으로 확정된다. 국일제지 매각 위닝프라이스는 어느정도 선에서 결정될까.통산 법정관리 기업 매각은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 중 높게 책정된 숫자를 기준으로 삼는다. 국일제지의 경우 청산가치가 더 높았는데, 이를 기준으로 보면 위닝프라이스로 800억원 선이 거론되고 있다.
국일제지는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SM그룹과 M&A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서울회생법원은 자문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국일제지 매각에 착수했다. 매각은 우선매수권자를 확보해 공개경쟁입찰에 돌입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을 택했다. 매도자 측은 입찰에서 가장 나은 조건을 제시한 SM그룹을 예비인수자로 선정했다.
SM그룹은 한계기업 인수에 일가견이 있는 곳이다. 그간 법정관리 기업을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해왔다. 국일제지 인수로 제지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
물론 SM그룹이 최종 인수자가 되기 위해선 본게임에서 이겨야 한다. 매도자 측은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자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본입찰서 인수의향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대로 SM그룹이 최종 인수자가 된다. 만약 본입찰서 SM그룹이 제시한 조건보다 나은 원매자가 나타날 경우엔 선택지가 SM그룹에 다시 주어진다. 여기서 SM그룹이 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면 최종 인수자가 되고, 포기하면 본입찰에서 우선협상자가 나오게 된다.
결국 법정관리 기업이다 보니 가격이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이다. 채권자 보호가 기본 취지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국일제지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800억원 안팎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법원에 제출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일제지의 계속기업가치는 680억원, 청산가치가 789억원으로 확인된다. 해당 가치는 에쿼티 밸류가 아닌 총 자산가치다. 통상 이런 경우엔 청산가치에 준해서 투자 밸류를 결정한다. 즉 투자자들은 청산가치 이상을 제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계기업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때 경영권 프리미엄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매력적인 매물일 경우 가격경쟁이 붙으면서 몸값이 상승할 여지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계가 명확하다.
법정관리 M&A의 경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는데, 이때 회사로 유입된 자금을 기반으로 회생계획안을 짜게 된다. 대부분 채무상환용으로 활용되곤 한다. 다시 말해 추가 투자에 대한 니즈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굳이 무리해서 공격적으로 가격을 제시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이를 근거로 시장에선 국일제지 위닝프라이스로 800억원 선을 거론하고 있다.
국일제지는 기본적으로 재무상태가 양호한 까닭에 인가전 M&A를 통해 회생을 도모하고 있다. 국일제지는 여느 한계기업과 달리 순자산 상태다. 보통 법원을 찾는 기업들은 적자가 쌓이면서 완전자본잠식으로 접어든 경우가 대부분인 것과는 상반되는 대목이다.
물론 국일제지도 최근 적자를 연달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맞는다. 다만 재무구조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정도는 아니다.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다 2021년 원자재값 상승으로 손실을 냈다. 이 기조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영업손실액은 2021년 62억원, 2022년 11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로 이어졌고, 2년 누적 순손실액은 228억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일제지의 자본총계는 526억원이다. 여전히 순자산 상태다.
더욱이 법정관리 신청의 이유가 된 이자 미납액도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국일제지가 법정관리 이유로 든 사유는 단기 은행 어음 미상환이다. 보유 현금이 없어서 어음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단기 어음 규모로 3억5000만원 정도다. 시가총액이 2000억원을 넘어섰던 회사가 단 3억원대 어음을 상환하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일시적으로 막힌 자금 흐름을 풀어주기만 하면 정상기업으로 돌아오는 데 문제가 없는 상황인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사업부진·재무부담 이중고 SKC, '내실 경영' 본격화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금호타이어, 부채비율 199% ’매출·수익성·재무’ 다 잡았다
- [SK이노베이션 밸류업 점검]'ROE 10%' 목표…조건은 E&S 시너지-배터리 부활
- [ESG 등급 분석]'SKC 편입효과' ISC, 통합등급 두 계단 상승
- '27년의 수소 헤리티지' 현대차 이니시움, 특별한 세가지
- 주주환원 의지 재확인한 현대글로비스 ‘ROE 15%’ 타깃
- 리밸런싱 성과 '끝장토론'...SK CEO 총집결 현장 가보니
- '수소차 동맹' 토요타·GM 문 활짝 연 현대차
- 이상엽 부사장 "현대차, 디자인도 '퍼스트 무버' 고심"
- [컨콜 Q&A 리뷰]현대글로비스, 육상·해상 왕좌 넘어 하늘길 정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