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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 중기 생태계 점검]"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궁극적 목표"③박효진 세종텔레콤 부사장 "안정한 거래 증명하면서 사업 확장 해나갈 것"

정유현 기자공개 2023-07-21 08:00:47

[편집자주]

토큰증권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의 제도권 편입과 함께 증권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회사가 조명을 받고 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기술로 무장한 중소·중견기업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더벨은 신규 시장 선점을 위해 협업에 나선 중소기업의 전략과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9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2년 설립된 세종텔레콤은 30년 넘게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영위해온 기업이다. MVNO(알뜰폰)인 스노우맨을 운영하는 통신사업자다. 이미 레드오션이 된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탈(脫)통신 전략을 고민해 왔다. 그리고 주목했던 분야가 블록체인 기술이다.

2018년부터 블록체인 기술 관련 조직을 꾸렸다. 당시는 암호화폐 광풍이 불었던 시기로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보다 코인발행이나 암호화폐 거래소의 사업 구조만 주목을 받았다. 수익에 대한 고민보다는 블록체인 기술부터 확보하기 위해 개발 인력 10명을 뽑아 공부하고 발전시키며 이더리움과 하이퍼레이저 페브릭 기술에 주목했다.

이후 2019년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메인넷인 블루브릭을 구축했다. 하지만 대부분 불법으로 토큰발행(ICO)을 하려고 해서 메인넷의 문을 닫았다. 정식적으로 인정을 받는 사업을 해야겠다는 판단 하에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집합투자업자' 특례 받아 부동산 펀드 토큰화 추진, 미러링 방식 최초 제안

세종텔레콤에서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박효진 부사장(사진)은 “블록체인 기술을 수익으로 연결 시킬수 있는 것이 ICO와 암호화폐 거래소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암호화폐 거래소도 구축하고 있었지만 당시 시중은행의 실명계좌 연동이슈가 생기며 중단했었다”고 당시를 복기했다.

박 부사장은 세종텔레콤에서 군부대에 전화를 설치하고 국제 전화 선불카드 등 유통망을 구축하는 영업맨이었다. 2014년 세종텔레콤이 신규 사업만 검토하는 부서를 신설했는데 관심 있게 지켜보다가 발을 담그게 됐다. 이제는 세종텔레콤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세종텔레콤은 규제 샌드박스 제도아래 부동산 수익증권(펀드)를 토큰화 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박 부사장은 “부동산이 실물 자산 중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판단했다”며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이 160조원 규모인데 대부분 부동산 사모 펀드로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소수의 고액 자산가들이나 기관이 투자에 참여하면서 수익을 거두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인들도 소액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부동산 펀드 투자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자산의 ‘나눔 공유경제’ 플랫폼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것으로 방향성을 잡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본시장법상 공모형 부동산펀드(폐쇄형)는 설정 후 90일 이내에 반드시 거래소에 상장해야 한다. 또 집합투자업자만이 펀드를 설정하고 판매 라이선스가 있어야 고객들에게 판매가 가능하다. 세종텔레콤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집합투자업자’로 특례를 받아 정해진 기간 동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로 특례를 받았어도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전자증권법이 또 다른 장애물로 등장했다. 주식이나 사채 등의 실물(종이) 없이 등록을 하는데 전자증권법이 시행되면서 한국예탁결제원에 전자 등록을 해야하는 것이다.

박 부사장은 “실물증권을 전자 등록해야 고객 계좌에서 증권이라 인정을 하는데 갑자기 분산 원장에 기록해서 월렛안에 들어간 토큰을 인정해달라고 요청하니 갈등이 있었다”며 “예탁결제원에 등록을 하면 중앙 집권 형태가 되는데 이러면 분산원장 기술과 사실 어긋나는 것이다”고 말했다.

세종텔레콤은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미러링’ 방식을 제안했다. 미러링은 분산원장에 기록된 거래 이력을 전자등록기관에 전송하는 방식이다. 소액 증권을 반복 발행할 때도 증권사 서비스를 이용 분산원장을 활용하려면 기존 전자증권과 미러링 필요하기 때문에 다수의 업체들이 활용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STO 관련 회의에 가서 규제 특례를 신청하지 않아도 되는 미러링 방식을 제안하니 다들 놀란 눈치였다”며 “법 개정전인 과도기적 상황에 활용되고 있는 이 미러링 방식은 세종텔레콤이 최초로 제안한 방식이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13일 금융위원회가 공청회를 통해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현재는 미러링 방식을 활용하지만 향후 발행인이 직접 분산원장에 증권에 관한 정보를 기재하는 방식으로 토큰 발행을 허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했던 박 부사장은 “현재는 미러링을 활용해야지 전자증권법상 토큰 증권으로서 효력을 가질 수 있는데 그 법을 개정하겠다고 한 것으로 기술적인 내용이 나오진 않았다”며 “투자자들은 대부분 시중 은행이나 증권 계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계좌와 분산원장을 연동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에 거기엔 미러링이 또 활용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투자규모와 한도제한은 시장 위축 우려, 금융 당국 움직임 '긍정적'

세종텔레콤은 STO 사업을 법적 테두리 안에서 구현하기 위해 여전히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STO 산업이 확장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뛰어 넘어야 할 허들이 많은 상태다.

박 부사장은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을 충실하게 지키다보니 이 기술의 도입 취지는 사실 퇴색된 것 같다”며 “소액으로 성공한 사례를 차곡차곡 쌓아 신뢰를 쌓고 금융 당국도 점차 스케일업 시키는 방향으로 간다면 STO 시장은 엄청나게 커질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세종텔레콤은 향후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의 수익화는 수수료 수익이 핵심이 된다. 판매 보수 수수료 등을 받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현재 소액 공모 한도가 100억원이다.

박 부사장은 “규모가 작은 부동산을 여러 건 하거나 100억원짜리를 하나 올려서 수수료를 받아야 하는데 규모가 커지지 않는다면 조각 투자 사업자가 수익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며 “현재는 안전한 거래를 증명하는데 집중하고 정부가 단계별로 사업을 오픈시키면 그 때 공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남지만 금융 당국의 STO 관련 움직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부사장은 “금융 당국이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춰서 STO 관련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게 다른 나라에서는 시도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금융 당국이 첫 걸음을 뗐고 계속 발전시켜 글로벌 표준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향후에 단계별로 규제를 완화시는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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