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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펀드 꾸리는 LX인베, 조기 결성 가능성에 LP들 '주목' 이미 1000억 펀딩, 성장금융·경상남도 등 굵직한 출자자 확보 효과

김예린 기자공개 2023-08-10 08:13:11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인베스트먼트(이하 LX인베)가 1200억원 규모 블라인드 결성에 필요한 자금을 대부분 확보하며 펀딩 순항 가도를 달리고 있다. 수출 가능 중소기업 육성에 방점을 찍은 펀드로, 조기 결성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러 출자자(LP)들이 관심 갖는 모양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X인베는 IBK기업은행과 함께 연내 최소 1200억원 규모로 공동운용(Co-GP)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 중이다. 현재까지 모은 자금만 약 1000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 한국성장금융 혁신성장펀드 최종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데 이어 경상남도 등을 LP로 확보하면서다. 경상남도의 경우 초기 기업 투자는 많이 단행해왔으나, 사모펀드(PEF) 운용사 출자는 이번이 최초다.

나머지 자금은 하반기 LP들의 출자 콘테스트에 참여해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최소 결성 금액에 근접한 규모로 자금을 모으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시장 불확실성에 LP들이 출자 규모를 줄이면서 펀딩 종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얼마나 많은 자금을 모았느냐가 콘테스트 결과를 좌우하는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펀드 목적은 수출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그로쓰캐피탈 투자다. 기술 보유 중소기업 가운데 사업화와 수출을 위해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업체가 주요 타깃으로 꼽힌다. 첨단장비와 반도체, 신복합 소재, 의료·바이오 등 특정 섹터에 집중하지 않고 좋은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광범위하게 들여다본 뒤 수출로 이어질 수 있는 기업에 100억~200억원씩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출처=LX인베스트먼트

LX인베가 투자 콘셉트 기획부터 LP 확보 전략 수립까지 작년 말부터 체계적으로 펀딩을 준비해왔다는 점은 주목할 포인트다. 과거 엑시트 및 투자 노하우를 토대로 독보적 기술을 보유한 수출 기업을 타깃으로 삼고 펀드 조성에 착수했다. 이 전략이 여러 LP 콘테스트의 주요 정책적 목적과 부합하면서 지원자가 24곳에 달했던 혁신성장펀드 출자사업에서 GP 5곳 안에 포함되는 등 호실적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투자 전략에도 차별성을 뒀다. 기술성 판단 기준으로 국책과제 수행 여부, 수출 성공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국가가 키우려는 정책사업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책과제를 여러 번 수행한 기업일수록 사업화가 빠르고 글로벌 진출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한 셈이다.

전국 중소기업을 분류해내는 방대한 작업도 수반됐다.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에 요청해 5년간의 국책과제 리스트를 확보하고 전국 7만여개 중소기업을 분석했다. 국책과제 수행 이력과 결과를 토대로 특정 기간 내 성장성, 펀드 주목적 부합 여부, 기술 실효성, 수출 가능성 등을 살핀 것이 일례다. 한국평가데이터가 기업의 기술적 가치를 종합 평가한 기술신용평가등급(TCB) 등 보조적 지표도 참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개월 작업 끝에 현재 투자에 적합한 숏리스트 1900곳이 모였다. LX인베가 펀드 결성 이전부터 탄탄한 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비결이다. 과거 수출기업인 3D 커버글라스 제조업체 제이앤티씨(JNTC)에 투자해 내부수익률(IRR) 약 20%를 기록하는 등 펀드 결성 목적에 부합하는 엑시트 실적을 보유한 점은 펀드 콘셉트의 신뢰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에스에스피, 초순수 수처리 설계·조달·시공(EPC) 전문기업 한성크린텍 등 유관 콘셉트의 포트폴리오도 최근 여럿 확보했다.

IBK기업은행과 경상남도를 파트너로 확보한 점도 핵심 경쟁력이다. Co-GP 파트너인 IBK기업은행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기업 데이터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투자에 활용할 지표들이 많다. 수출 지원 프로그램 등 기업 지원 인프라도 다양해 손을 맞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IBK기업은행과 2016년 720억원 규모 'Vrand K 청년창조기술금융사모투자합자회사'를 공동 결성해 우수한 실적을 낸 사례는 양사의 파트너십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해당 펀드의 주요 엑시트 포트폴리오로 △더블유컨셉코리아 △위생용품 제조사 중원 △화물운송 서비스업체 와이엘피 △키즈콘텐츠 전문기업 캐리소프트 등이 있다.

경상남도와의 협력도 기대된다는 평가다. 경상남도는 펀드 주목적과 부합하는 혁신성장 공동기준 품목 및 미래유망산업 중 다수의 분야를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왔고, 덕분에 지역 내 미래 유망 기업이 집적돼 있다. 경상남도가 초기 기업 육성 투자 목적으로 축적해온 다양한 기업 지원 프로그램과 네트워크, 투자 실적 데이터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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