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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증권, 테마섹 자회사 펀드 투자한다 버텍스홀딩스 결성 펀드 고유자금 투자…싱가포르 현지법인 네트워크 활용

이정완 기자공개 2023-08-23 07:24:34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투자증권이 싱가포르 벤처캐피탈인 버텍스홀딩스(Vertex Holdings)가 조성한 펀드에 투자했다. 고유재산 투자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곳은 바로 싱가포르 법인(Pinetree Securities)이다. 한국 투자자를 찾던 버텍스와 글로벌 투자를 원하던 한화투자증권 사이에서 관련 작업을 이끌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투자를 글로벌 IB(기업금융) 확대 계기로 삼을 예정이다. 2020년 말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을 세우며 본격적으로 투자처를 넓히려 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략 실행이 어려웠다. 앞으로 반전 스토리를 써내려갈지 주목된다.

◇'글로벌투자실' 주도한 고유재산 투자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상반기 중 버텍스홀딩스가 조성한 '버텍스 SEA 5호 펀드'에 투자를 실시했다. 지난 5월 이사회 내에 설치된 경영위원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통과시켰다.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증권사 고유재산을 활용해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기자본 5% 미만일지라도 신규 출자를 위해선 경영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경영위원회에는 사내이사인 한두희 대표이사와 한종석 WM본부장이 속해 있다.

1988년 설립된 버텍스홀딩스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홀딩스(Temasek Holdings)의 자회사다. 싱가포르를 비롯해 미국, 중국, 이스라엘, 인도 등에 현지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주로 초기 단계의 기술 기업에 투자해 성과를 내왔다. 현재 운용자산(AUM)은 60억 달러(약 8조원) 수준이다.

이번 투자는 글로벌투자실이 주도했다. 버텍스홀딩스가 싱가포르와 동남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를 결성하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한국계 기관투자자를 찾았다는 후문이다. 버텍스홀딩스는 지난해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에 투자하는 등 한국 시장 전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법인과 글로벌투자실은 2021년 말 한 차례 버텍스홀딩스가 결성한 펀드에 투자한 경험이 있어 이미 네트워크를 갖춘 상태였다.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소통한 끝에 결국 고유재산 투자를 결정했다.

◇싱가포르 투자 반전기 쓸까

버텍스 펀드 투자를 발판 삼아 싱가포르 법인의 입지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에선 국부펀드인 테마섹 자회사에 투자한 만큼 현지 IB 업계에서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실적 개선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 현지법인은 핀테크, 블록체인 등 디지털과 금융을 융합한 투자처를 찾기 위해 2019년 설립돼 2020년 말 정식 출범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신규 투자 기회 모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탓에 설립 이래 지금까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동안 싱가포르 투자 성과도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현지법인 설립 전인 2017년 현지 디지털 전문 언론사인 테크 인 아시아(Tech in Asia Pte.Ltd.), 2019년 블록체인 기반 투자 플랫폼사인 캡브릿지그룹(CapBridge Financial Pte.Ltd.)에 투자했다.

2017년 말 기준 테크 인 아시아의 장부가액은 56억원이었으나 여러 차례 손상차손을 인식한 끝에 올해 상반기 말 장부가액은 6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캡브릿지그룹 투자금에 대해선 지난해 전액 손실 처리했다. 이 같은 경험으로 인해 기업에 직접 투자하기 보다 싱가포르를 비롯해 동남아 지역에서 성공적인 투자 경험을 갖춘 버텍스홀딩스에 투자함으로써 리스크를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버텍스홀딩스 펀드 투자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또 다른 효과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자금을 유치하면서 향후 공동 운용(Co-GP)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공동 운용이 성사된다면 싱가포르 현지에서 더욱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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