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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돌' 넥슨컴퓨터박물관, 게임의 일상화 '이바지' 2013년 7월 개관, 누적 관람객 135만명…1만6000여점 자료 소장

황선중 기자공개 2023-09-04 15:47:41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4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 최초의 컴퓨터 박물관인 '넥슨컴퓨터박물관'이 올해로 10돌을 맞이했다. 2013년 7월 27일 제주도에서 개관한 이후 10년 동안 컴퓨터와 게임의 역사를 보존하고, 대중에게 알리는 역할을 수행했다.

단순히 자료 보존의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교육을 지원하는 사회적 역할까지 하고 있다. 나아가 관람객 참여형 전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허물며 게임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컴퓨터와 게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보존'의 공간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이달 기준으로 1만6000점 이상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개관 당시 4000여점이었다. 현재 하드웨어 소장품 400여점과 소프트웨어·도서·영상 자료 2000여점을 전시장에서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다. 지금까지 누적 관람객은 135만명에 달한다.

주요 소장품으로는 세계적으로 매우 희소하게 구동 가능한 상태로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애플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애플I(1976)', IBM이 출시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PC 5150(1981)', 최초의 가정용 콘솔 게임기 '마그나복스 오디세이(1972)' 등이 있다. 초창기 컴퓨터 기기와 고전 아케이드 게임기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컴퓨터와 게임의 역사를 보존하고자 하는 박물관의 설립 취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이 소장 중인 '애플I'


단순히 소장품을 보유하는 것을 넘어서 그 가치를 보존하려는 시도를 함께하고 있다.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를 출시 초기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프로젝트 '바람의나라 1996'이 대표적인 예이다. 세계 최초의 온라인게임 복원 사례다. 서버 내 소스를 복구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초기 제작에 참여했던 개발자들을 모아 개발 당시의 소스를 바탕으로 역개발하는 과정을 거쳤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과거의 기기들을 전시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전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관람객의 참여를 통해 변화하고 성장하는 이른바 '오픈소스' 개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일반 관람객들이 전시품을 가까이에서 관람하고 직접 소장 제안까지 할 수 있도록 ‘오픈수장고’를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치 게임 내에서 패치와 업데이트가 주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처럼,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역사적 가치와 관람객들의 추억을 함께 보존하기 위해 변화를 지속하고 있다.

◇미래의 게임 개발자를 길러내는 '교육'의 공간

넥슨컴퓨터박물관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제주 지역의 대표적인 사회교육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유아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프로그램 구성 덕분에 전체 누적 관람객의 약 50%가 청소년과 어린이일 정도로 전국 초·중·고교에서 즐겨 찾는 수학여행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진로특강 ‘꿈이IT니’를 비롯해 어린이융합워크숍 ‘HAT’, ‘오픈워크숍’ 등이 있다. HAT 등 일부 교육 과정은 온라인으로 재편성되며 참여 대상이 제주에서 전국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박물관 규모 대비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박물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부가 주관한 제주 지역 교육기부 진로체험 인증기관으로 두 차례 선정됐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서 진행하는 '꿈이IT니' 프로그램

제주 지역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양질의 IT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공교육 현장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디지털 교육 격차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코딩 교육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2014년부터 6년간 무료로 진행된 ‘꿈이 IT니?’ 진로교육에는 전국 300여개 학교에서 누적 3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참여형 전시로 방문객의 몰입을 유도하는 '소통'의 공간

넥슨컴퓨터박물관은 관람객과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참여형 전시'를 지향하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종로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최한 '게임을 게임하다 /invite you_' 특별 기획 전시회가 대표적이다. 국내 온라인게임 25주년을 맞이해 개최한 이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은 현실에 구현된 게임 '마비노기' 속 캠프파이어에 앉아 모닥불과 풍등, 음악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전시 작품 등을 관람했다.

관람객의 시선에서 전시를 기획하고 운영해 추억을 오래도록 향유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은 넥슨컴퓨터박물관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 2021년부터 박물관 내 스페셜 스테이지에서 진행하고 있는 '네포지토리(NEpository)' 프로젝트 역시 그 일환이다. '넥슨(Nexon)'과 저장소라는 의미의 '리포지토리(repository)'를 결합한 네포지토리 전시는 미출시되거나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의 아카이브를 통해 온라인게임의 경험적 가치를 면밀하게 보존한다. 최근엔 지난 3월 국내 서비스를 종료한 ‘카트라이더’ 아카이브 전시를 선보이며 오랜 팬들의 추억이 사라지지 않고 보존될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게임의 문화 예술적 가치 제고를 위한 '도전'의 공간

넥슨컴퓨터박물관은 개관 이래로 국내외 다양한 기관과 교류하며 온라인게임의 문화 예술적인 가치를 탐구하고 조망해왔다. 미국의 '더 스트롱: 국립 놀이 박물관(ICHEG)'과 비디오게임 역사의 아카이브를 연구하는 스탠포드 도서관, 독일의 '컴퓨터슈필레뮤지엄', 그리고 핀란드 게임 박물관 등 해외 유수의 박물관 및 관련 기관과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올해 개관 10주년과 메이플스토리 20주년을 기념하여 대형 아트워크 전시 'Hello, REAL World!'를 기획했다. 게임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게임 이용자들에게 박물관이 새로운 경험의 공간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벽인 '포탈(portal)'의 의미를 담아 건물 한 면을 대표 캐릭터로 장식했다.

넥슨은 넥슨컴퓨터박물관 외에도 지식재산권(IP)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국립과천과학관 내에 개관한 '넥슨 메이플스토리 연구소'가 상징적이다. 이 곳에서는 물리적으로 구현된 메이플월드 안에서 게임 개발 과정을 공감각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다.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 관장은 “지난 10년간 컴퓨터와 게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전시를 즐겨 주신 모든 관람객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며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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