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확 달라진' 유진증권, IPO '러시'…경쟁사들 '긴장되네'올해 스팩 합병 3건, 직상장도 '거뜬'…유장훈 실장 효과에 업계 '시선 집중'
윤진현 기자공개 2023-10-25 07:28:0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이 IPO 실적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8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의 합병을 추진함으로써 올해 총 3건의 스팩 합병을 성사했다. 연이은 합병 추진에 보유 물량이 단 1건으로 줄어들면서 최근 10호스팩을 올리기 위한 청구도 마쳤다.스팩과 직상장을 고루 추진하면서 IPO사업에 드라이브를 건 상황이다. 연간 1~2건의 실적을 쌓던 과거 모습과 상반된 행보다. 비약적인 성장의 배경으론 단연 유장훈 IPO실장이 꼽힌다. IB업계에서는 예상됐던 수순이라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단 평을 내놨다.
◇8호스팩, 씨피시스템과 합병…올해만 3번째 트랙레코드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이 지난 20일 유진스팩8호와 씨피시스템의 합병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예비심사가 통과되면 내년 2월 열릴 주주총회에서 스팩 주주들의 합병 찬반 여부를 투표한다. 이후 3월 29일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합병은 비상장법인이 스팩에 흡수되는 '존속합병' 방식으로 진행된다. 씨피시스템의 주식 수가 5만주 정도로 적은 만큼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존속합병의 경우 합병 비율에 따른 단수주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더불어 합병 승인 이후 신주 상장으로 인한 거래정지 없이 상장이 가능하다.
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은 씨피시스템과 유진스팩8호간의 합병 비율은 1 830.0730000로 확정했다. 씨피시스템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반영한 합병 가액은 166만146원이다. 최종적으로 추산된 합병 후 시가총액은 980억원 정도다. 존속합병의 경우 시가총액은 합병법인의 발행 주식 수와 합병 후 발행 신주를 합한 뒤 합병가액을 곱해 산출한다.
유진스팩8호의 CB발행 주식 수까지 합한 발행 주식 수는 750만주며, 합병 비율을 고려한 씨피시스템의 기존 주식 수는 4150만주다. 이에 따라 총 주식 수는 약 4900만주로 추산된다. 여기에 합병가액 2000원을 곱하면 합병 후 시가총액은 980억원으로 산출된다.
1993년 설립된 씨피시스템은 전선 보호용 케이블체인 전문기업이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모든 플라스틱 케이블 보호 제품을 국산화해 자체 개발, 생산하고 있다. 케이블체인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는 건 씨피시스템이 최초다.
8호의 합병을 추진함에 따라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스팩 총 3건의 합병 예심을 청구한 셈이다. 앞서 글로비텍(6호), 케이엑스인텍(7호) 등도 예심 단계에 돌입한 바 있다.
결국 남은 스팩은 9호스팩 뿐이다. 9호는 공모가액 65억원의 소형 스팩에 해당한다. 통상적으로 스팩 규모의 20배 미만의 기업가치를 보유한 기업과 합병을 추진한다.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선택의 폭이 다소 좁은 만큼 선제적인 물량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10호의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10호 역시 공모액 100억원 미만의 중소형 스팩이다. 10호의 발행 예정 주식 수는 총 424만주이며, 이중 공모 주식 수는 400만주다. 공모가액 2000원을 고려할 때 공모 규모는 총 80억원이다.
유진투자증권의 IPO실 실무진이 공을 들이고 있는 10호의 발기인은 지앤텍벤처투자다. 지앤텍벤처투자가 8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연내 상장을 마무리하면 리그테이블상 올해 첫 실적으로 집계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의 IPO실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을 두고 IB업계에서는 긴장 모드란 후문이다. 유장훈 IPO실장의 부임으로 인해 분위기 반전이 이뤄지고 있는 탓이다.
유장훈 IPO 실장이 부임한 이래 스팩 2건의 합병을 추진한 데 이어 직상장도 도전한 상태다. 코루파마가 그 예시다. 대신증권과 함께 코루파마 상장 주관 업무를 맡았다. 이 기업은 당초 삼성증권에서 함께 상장 절차를 추진해온 기업이나, 유 실장과의 인연을 기점으로 주관사단 교체를 단행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례적이라기 보다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며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과거 해외기업의 국내 상장과 같이 IPO시장에서 나름의 존재감이 있는 조직이었는데, 유 실장 부임 효과로 시너지가 확실하단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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