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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콘솔 도전기]'P의 거짓' 네오위즈, 과거의 영광 되찾나해외에서 흥행바람, 4년 개발 결실 맺어…전천후 게임사로 거듭나

황선중 기자공개 2023-10-31 13:10:47

[편집자주]

국내 게임사의 '콘솔'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서구권에서 선호도가 높은 콘솔게임 개발에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주요 먹거리였던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아무도 성공을 장담하지 못한다. 섣부른 도전은 도리어 막대한 손실로 돌아올 수도 있다. 더벨은 콘솔게임 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게임사의 역량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7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오위즈가 4년 개발 끝에 선보인 'P의 거짓'이 국내 콘솔게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대다수 게임사가 부랴부랴 콘솔게임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네오위즈는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창출하는 모습이다. 한때 잘 나갔던 게임사였던 네오위즈가 다시 게임산업을 선도하는 잘 나가는 게임사로 비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P의 거짓, 해외에서 '흥행바람'

네오위즈는 지난달 19일 콘솔게임 'P의 거짓'을 선보였다. 고전동화 '피노키오'를 잔혹극으로 재해석한 3인칭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19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주인공 'P'가 강력한 적들을 물리치면서 인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려냈다. 콘솔게임이란 박스 형태의 게임기(콘솔)와 모니터를 연결해 즐기는 게임이다.

국산 게임 중에선 흔치 않은 '소울라이크' 장르다. 소울라이크란 글로벌 흥행작 '다크소울'과 비슷한 부류의 게임을 속칭한다. 어두운 분위기의 다크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다. 이용자는 끊임없이 나타나는 기괴한 적들을 물리치면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고난도를 지향하는 만큼 탄탄한 게임성이 필수적이다.


그간의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출시 한 달여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돌파했다.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Steam), 플레이스테이션(PS), 엑스박스(Xbox)에서의 모든 판매량을 취합한 수치다. 해외 판매량이 90% 이상이었다. 증권가에서는 네오위즈가 내년까지 P의 거짓으로만 6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게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 세워

진정한 성과는 국산 콘솔게임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트렸다는 점이다. 콘솔게임은 소울라이크 장르가 아니라도 대개 모바일게임보다 더 깊고 복잡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높은 수준의 개발력이 요구된다. 참신한 아이디어부터 짜임새 있는 스토리, 균형 잡힌 게임 밸런스, 화려한 시각적 연출까지 모두 갖춰야 한다.

그러나 국내 게임사는 그동안 콘솔게임 개발을 도외시했다. 아시아 시장은 모바일게임이 대세였던 탓이다. 모바일게임에 비해 리스크도 크고, 수익성도 높지 않은 콘솔게임에 굳이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국내 게임사와 서구권 게임사 간의 콘솔게임 개발력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간헐적으로 콘솔게임을 선보인 게임사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국내 게임사는 점점 콘솔게임 개발에서 손을 뗐다. 콘솔게임 전문 개발 인력도 서서히 자취를 감쳤다. 자연스럽게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게임 시장에 진출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상황이 오고 말았다.

[자료=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하지만 네오위즈는 숱한 담금질로 거대한 장벽을 무너뜨렸다. 하루아침에 얻은 결실이 아니다. 사내에 콘솔게임 전문 개발팀 '라운드8'을 구성하고 4년 넘게 P의 거짓 개발에 몰두했다. P의 거짓을 개발하기 전에는 '블레스 언리쉬드'라는 콘솔게임도 출시한 적 있다. 비록 만족스러운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이때의 경험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네오위즈, 내년 콘솔게임 또 선봬

네오위즈는 P의 거짓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기회에 가까워졌다. 네오위즈는 2010년대 초반까지 '스페셜포스', '크로스파이어', '피파온라인2' 같은 다양한 인기작을 퍼블리싱(유통)하며 국내 대표 게임사 반열에 있었다. 2012년에는 무려 6700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달성하며 게임업계를 좌우하는 '3N(넥슨·엔씨소프트·네오위즈)'으로 묶였다

하지만 '남의 게임'으로 쌓은 위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퍼블리싱 계약이 하나씩 종료되면서 실적이 흔들렸다. 2017년에는 매출액이 1740억원까지 떨어졌다. 3N 자리도 넷마블에 내줬다. 그때부터 퍼블리셔 딱지를 떼어냈다. 퍼블리싱뿐 아니라 개발까지 모두 도맡는 전천후 게임사로 나아가고자 했다.

물론 변화는 쉽지 않았다. 자체 개발작 비중을 꾸준히 늘려갔지만 좀처럼 대형 흥행작이 터지지 않았다. 시장의 시선에도 점차 의구심이 생겼다. 하지만 이번에 P의 거짓이 흥행하면서 네오위즈는 드디어 개발사로서의 역량을 입증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게임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네오위즈는 앞으로도 신작을 계속해서 선보인다. 내년까지 8종의 신작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8종 중에서 자체 개발작은 7종에 달한다. 대부분 모바일게임이지만, 가장 기대작은 콘솔게임 형태의 오픈월드 생존 슈터 게임이다. 만약 차기 콘솔게임까지 연타석 흥행한다면 네오위즈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 수준의 전천후 게임사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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