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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M&A 전략 점검]'비은행 30%' 목표, 필수 과제 '보험사 인수'④KB·신한등 비은행 비중 40% 육박…다른 계열사 인수·자본력 보강이 관건

최필우 기자공개 2023-11-09 07:37:49

[편집자주]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면서 임종룡 체제 첫 M&A에 시동을 걸었다. 저축은행 인수로 몸을 풀고 내년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에 나서는 수순이 점쳐진다. 증권과 보험이 추가되면 우리금융은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계열사 시너지, 자금 조달, 자본비율, 자본 확충 등 여러 요인이 얽혀 있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가능한 일이다. 더벨은 우리금융 계열사 현주소를 짚고 M&A 전략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7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 비은행 강화 과정에서 보험사 인수는 가장 난이도 높은 프로젝트로 꼽힌다. 현재 시장에서 인수할 만한 매물이 마땅치 않을 뿐만 아니라 인수에 성공한다 해도 자본확충을 비롯한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 보험사 인수가 후순위로 밀려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비은행 강화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보험사 인수는 필수다. 임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비은행 비중을 30%까지 높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보험 포트폴리오 덕분에 순이익의 30~40%를 비은행 부문에서 내고 있다.

◇은행 순이익 비중 '94%'…보험 없인 '비은행 30%' 불가능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4383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우리은행을 통해 올린 순이익은 93.9%에 달한다. 2019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은행 중심 금융그룹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 은행 의존도는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KB금융은 KB국민은행을 통해 순이익 2조8554억원을 올렸다. 이는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큰 금액이지만 은행 순이익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3%다. 우리금융보다 은행 비중이 30%포인트 가량 낮다.


KB금융의 은행 의존도가 낮아진 배경에는 보험업이 자리한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은 각각 순이익 6803억원, 280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순이익의 15%를 보험업이 책임진다.

KB금융은 증권업에서도 3611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선전했다. 다만 그룹 내 비중은 8.3%로 보험업보다 낮다. 보험업은 증권업에 비해 업황에 따른 순이익 기복이 심하지 않은 편이어서 비은행 실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KB금융은 M&A를 통해 보험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체제에서 옛 LIG손해보험과 옛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서 보험업 체급을 높였다. 주요 금융지주 중 손해보험업과 생명보험업 양쪽에서 업계 상위권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KB금융이 유일하다.

신한금융은 비은행 순이익 비중 37%를 기록했다. 신한금융 비은행 부문에서도 보험업이 활약했다. 신한라이프 순이익은 4276억원이다. 전체 순이익에서 11.2% 비중을 차지했다.

신한금융도 보험업 M&A에 큰 공을 들였다. 신한금융은 옛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신한생명과 합병시켰다. 오렌지라이프 인수 과정에서 자본비율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7500억원 규모로 전환우선주를 발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주가 부진을 겪는 등 진통에 시달렸지만 신한금융 비은행 강화에 주효했던 딜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우리금융이 중장기 목표인 비은행 순이익 30%를 달성하려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길을 따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과 신한금융도 보험업이 없었다면 올해 비은행 비중 30%를 넘어서지 못했다.

◇증권사 M&A·자본확충 여력 확보가 우선

보험업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우리금융이 보험사보다 증권사 인수를 우선시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를 타진했으나 이사회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사외이사들은 보험사보다 증권사 인수가 먼저라는 의견을 M&A 실무진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은 올초 다올인베스트먼트(현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인수했고 최근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보험사 인수는 다른 차원의 과제로 여겨진다. 다른 업권의 금융회사를 인수할 때보다 자금 부담이 크고 M&A 후에도 자본확충에 상당한 금액을 투입해야 한다. 보험사를 먼저 인수해 여력을 소진하면 증권사 M&A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금융은 증권업 리빌딩 물꼬를 튼 뒤에야 보험업 인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른 계열사 M&A를 마무리짓고 보험사 인수에 자본 여력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순서가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현재 마땅한 보험사 매물이 없고 인수후 자본비율을 높이는 게 만만치 않은 작업인 것도 사실"이라며 "매물로 나올 만한 보험사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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