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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M&A 전략 점검]계열사 교통정리 마친 임종룡호 '비은행 M&A' 시동①'종금·벤처·FIS·운용'재정비 완료…연내 저축은행 인수 타진, 내년 '증권·보험' 정조준

최필우 기자공개 2023-11-06 08:13:54

[편집자주]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면서 임종룡 체제 첫 M&A에 시동을 걸었다. 저축은행 인수로 몸을 풀고 내년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에 나서는 수순이 점쳐진다. 증권과 보험이 추가되면 우리금융은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계열사 시너지, 자금 조달, 자본비율, 자본 확충 등 여러 요인이 얽혀 있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가능한 일이다. 더벨은 우리금융 계열사 현주소를 짚고 M&A 전략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2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룡 회장은 취임 첫해 고름을 짜내는 일에 주력했습니다. 올해 진행된 계열사 정비 작업이 밖에서 보기에 별일 아닌 것처럼 보여도 우리금융 내부에선 오랜 기간 해결이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이제 재정비 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됐습니다."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 완전 자회사 편입, 우리에프아이에스의 IT 개발 업무 은행 내재화,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 합병까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사진) 취임 첫해 이뤄진 계열사 정비 작업이다. 한 우리금융 고위 임원은 임 회장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계열사 교통정리가 마무리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임 회장이 그간 M&A에 인색했던 건 마땅한 매물이 없었던 탓도 있지만 내부 정비가 우선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기존 자회사 지배구조와 노사 문제를 해결해야 새로운 계열사 인수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젠 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에 도전하는 일만 남았다.

◇자본비율 '영끌'하고 노사 갈등 해결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삼일회계법인과 실사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26일 있었던 실적발표회(IR)에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검토를 공식화했다. 임 회장 취임 후 M&A 검토 사실을 인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임 회장은 이번 딜 추진 전까지만 해도 M&A에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매물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며 몸값이 조정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향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신 기존 계열사 문제 해결을 우선시했다. 지주와 별개의 상장사였던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 지분을 인수하고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게 대표적이다.

우리종합금융은 2013년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줄곧 상장 상태를 유지했다. 우리금융지주와 함께 상장돼 있어 비효율이 발생하는 구조였다. 올초 계열사로 추가된 우리벤처파트너스도 상장 상태에서 인수됐다. 그룹에 총 3개 상장사가 있었던 셈이다.

임 회장은 지난 5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우리종합금융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지주가 주식교환을 위해 신주를 발행하면 우리금융의 약점으로 꼽히는 자본비율이 상승한다. 계열사 관리 비효율을 없애는 동시에 향후 M&A를 위해 필요한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영끌'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우리종합금융이 증권사를 인수할 때 쓸 수 있는 카드라는 점도 고려했다. 국내 유일 전업종합금융사인 우리종합금융을 추후 증권사로 전환하거나 새로 인수하는 곳과 합병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의사결정을 내릴 때 지주가 우리종합금융 지분 100%를 보유하고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지난 7월 IT 전산을 담당하는 우리에프아이에스의 개발과 운영 기능을 우리은행에 내재화하기로 한 것도 임 회장의 결단이 있어 가능했다. 금융권은 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해 은행에 IT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우리금융은 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각사 노동조합의 반발이 심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지난달 IT 인력 이전에 대한 노사 합의를 이끌어내며 리더십을 보여줬다.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 통합 결정에서도 임 회장의 결단력이 엿보인다. 종합자산운용사와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통합은 운용업계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역할이 겹치는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합병 결정은 쉽지 않았다. 임 회장은 자산운용 계열사가 은행과 시너지를 내려면 단일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고 전격적으로 합병을 지시했다.


◇저축은행 인수는 '전초전', 증권·보험 인수가 '본게임'

기존 자회사 정비가 마무리되고 나서야 우리금융은 M&A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우리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 진성 원매자로 알려졌다. 실사 후 매도자 측과 가격에 큰 이견이 없으면 인수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IB(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추진이 전초전 성격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산하에 두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는 기존 계열사를 보강하는 차원이다.

본게임은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전이다. 4대 금융지주 중 증권사를 가지고 있지 않은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보험사가 없는 곳도 우리금융 뿐이다. 증권·보험업 부재가 다른 금융지주와 체급 차이가 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라는 점에서 증권사와 보험사 M&A는 우리금융의 가장 큰 현안이다.

임 회장은 2년차인 내년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임기 내에 인수 후 통합(PMI) 작업까지 마무리하려면 내년에는 증권·보험업 리빌딩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 최우선 순위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더라도 차선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금융권에서 M&A 의지가 가장 강한 곳으로 시장에 나오는 대부분의 매물을 검토하고 있다"며 "선호하는 증권사와 보험사가 매물로 나오기를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대안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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