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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위험등급 이슈]“운용펀드로 계산해야” 평가사에 쏠리는 눈③실시간 등급변경 감시·교차 검증 역할 수행 가능

황원지 기자공개 2024-01-15 08:16:44

[편집자주]

판매사에게 투자상품 위험등급 산정 의무를 부여하는 가이드라인 시행을 앞두고 업계가 준비에 한창이다. 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 판매사에 직접 위험등급 산정 책임을 부여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기준 발표가 늦어지면서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더벨은 판매사, 운용사, 펀드평가사, 사무관리사 등 각 이해관계자들의 준비 상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0일 0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매사 펀드 위험등급 이슈와 관련해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곳은 펀드평가사다. 등급을 산정해본 적 없는 판매사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펀드평가사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판매사들 사이 상품 등급이 달라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교차검증도 펀드평가사의 몫이다.

◇판매사는 없는 운용펀드 정보 제공…등급변경 조기 파악 가능

금융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신설되는 VaR 위험등급은 운용펀드 기준으로 매긴다. 펀드는 투자자 상황에 따라 여러 클래스가 구분되어 있다. 선취수수료를 받는 A형과 기간보수만 받는 C형, 펀드 슈퍼마켓에서 사는 S형 등이다. 운용사가 실제로 자금을 굴릴 땐 이 클래스의 돈을 모두 합친 운용펀드를 사용한다. 통상 수익률이나 변동성 등을 계산할 땐 개별 클래스가 아닌 운용펀드가 기준이 된다.

문제는 펀드를 평가해야 할 판매사는 운용펀드 정보가 없다는 점이다. 판매사가 파는 건 C형, A형 등 개별 클래스 펀드다. 구체적인 정보도 판매하는 펀드에 대해서만 가지고 있다. 운용펀드의 성과는 운용사와, 해당 운용사가 사용하는 사무관리사만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이전까지는 운용사가 직접 위험 등급을 매겨 전달해줬기에 문제가 없었지만, 직접 등급 산정을 하려면 운용펀드 정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펀드평가사의 역할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펀드평가사는 국내의 모든 공모펀드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운용펀드를 포함한 모든 자료를 매일 업데이트 하고 있어 판매사에 실시간 정보 제공이 수월하다. 물론 판매사가 운용사로부터 정보를 받아 자체 시스템을 갖춘다면 펀드평가사를 이용할 이유는 없다. 다만 소규모 판매사들은 직접 구축하기보다는 펀드평가사를 이용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위험등급이 바뀔 때 반영이 늦어지는 문제도 해결이 가능하다. 현재 시스템 하에서는 펀드 결산을 통해 위험등급이 바뀌면 운용사는 판매사에 2주 안에 알릴 것이 권장된다. 바뀌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분기말 기준으로 익월말까지 운용사가 판매사에 관련 자료를 전달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모두 필수가 아니기 때문에 운용사에서 빠르게 알리지 않더라도 문제가 없다. 늦으면 최대 3~4개월까지도 등급 변경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는 셈이다.

이와 비교해 펀드평가사를 이용하면 운용사에서 자료를 주지 않더라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평가사가 제공하는 등급이 변화하면 운용사에 자료 요청을 독촉할 수 있다.

◇판매사 사이 교차검증 역할도…중소형·대형 판매사와 다수 계약

펀드평가사가 필요한 또다른 이유 중 하나는 판매사 사이 교차검증이다. 운용사에서 자료를 받아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해도 위험을 서로 다르게 측정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VaR값을 통해 계산하는 시장위험을 포함해 환 노출 여부에 따라 환위험, 환매 여부에 따라 유동성 위험을 계산해야 한다. 장외채권 등 비시장성 자산을 담았을 경우 신용위험도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등급이 산정된다.

동일한 펀드를 두고 판매사끼리 등급이 다르게 매겨지는 경우 투자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판매사 입장에서도 투자자에게 설명하기 난감해진다. 특정 펀드를 저위험으로 평가했는데 타 판매사에서 고위험으로 분류했다면 상황에 따라 투자자의 항의를 받을 수 있다. 한편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판매사들이 평가 기준을 과도하게 보수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펀드평가사는 여러 판매사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차검증이 수월하다. 그간 펀드 평가만을 전문적으로 맡아왔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펀드평가, KG제로인 등 펀드평가사들은 이미 지난해 위험등급 개편과 관련해 다수의 판매사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직접 펀드 평가가 어려운 중소형사들의 니즈가 몰렸다. 신설되는 VaR 값을 포함해 각종 위험을 평가하는 로직을 판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 판매사들도 교차검증을 위해 펀드평가사를 이용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과 10대 증권사와 같은 대형 판매사는 위험등급을 평가하기 위해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렇게 내부에서 평가를 마친 후, 펀드평가사에서 제공한 자료와 교차 검증을 진행한다. 여러 차례 검증을 통해 최대한 오류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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