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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넘긴 베스타스운용, 해외 자산 '눈물의 손절' 런던 빌딩 매각, 대출 상환 수준…우려속 클로징 위안

이명관 기자공개 2024-01-17 08:17:33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2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이 우여곡절 끝에 영국 런던에 소재한 오피스 빌딩 매각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파악된다. 가격 측면에서는 손실을 봤지만 현지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클로징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영국 런던 125 샤프츠버리 애비뉴(Shaftesbury Avenue) 오피스 빌딩 매각을 마무리했다. 매각가는 1억4800만 파운드(약 2440억원)다. 앞서 베스타스자산운용은 2018년 해당 오피스 빌딩을 인수했는데 6년여 만에 투자금 회수를 마무리했다. 매수자는 현지 투자사로 전해진다.

다만 가격 측면에선 손실을 피해가지 못했다. 앞서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38호’를 통해 런던 오피스 빌딩을 인수했다. 당시 인수가격은 2억6700만파운드(약 4400억원) 정도였다. 이번 거래가격과 비교하면 44% 정도 '손절매'한 셈이다.

해당 빌딩은 인수 당시만 하더라도 크게 임대차 리스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공유 오피스 업체인 위워크가 20년 장기입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핵심 임차인이었던 위워크의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고, 이 과정에서 메타(옛 페이스북)를 재임차시키는 등 나름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버티지 못했다. 베스타스자산운용으로선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한 셈이다. 자산가치가 하락한 주요 요인이 됐다.

이번 손절매로 당시 투자에 나섰던 에쿼티 투자자들의 손실도 확정됐다. 당시 주요 에쿼티 투자자는 새마을금고중앙회와 KB증권이다. 이들은 18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KB증권이 보통주와 일부 우선주를 보유하고 있고,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우선주에 투자했다. KB증권과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지분 비율은 절반 정도씩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인수과정에서 빌린 차입금이 240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영국 현지 최대 생명보험사인 L&G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이번 매각가로 해당 차입금을 상환하고 나면 에쿼티 투자자들의 몫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KB증권은 이미 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보유 지분에 대한 60% 가량의 대손을 쌓은 상태다. 오피스 가치를 이미 매입가 대비 25% 하락했다고 본 셈이다. 그런데 실제 매각가격이 예상치보다 더 하락하면서 대손을 추가로 쌓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현지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엑시트에 성공했다는 점에 위안을 삼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부동산 시장은 높아진 금리로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투자했던 미국과 유럽 내 주요도시에 위치한 랜드마크 건물의 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임차인 퇴거 후 공실의 장기화 혹은 기존 임차인의 재계약이 무산되면서다. 이에 안정적인 임대 수입 확보가 어려워졌다. 환매를 위한 리파이낸싱이나 자산매각이 더뎌질 경우,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위기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리스크가 현실화 된 곳들은 상각처리하기도 했고, 환매를 연기하는 펀드들도 속출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해 우량 자산으로 평가받았던 독일 트리아논빌딩도 주요 임차인의 임대차 계약 연장이 체결되지 않으며 감정평가액이 33% 하락하면서 펀드 만기를 2년 연장했다.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곳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베스타스자산운용으로선 손실을 보더라도 과감하게 의사결정을 내린 셈이다.

지난해 비상경영체제를 이어온 베스타스자산운용으로선 부실자산도 무사히 정리하면서 재정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올해 초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불거지면서 출자기관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최근들어 엑시트 성과가 나오면서 반전에 성공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매각한 서현빌딩 거래가 변곡점이 됐다. 베스타스자산운용은 서현빌딩 매각을 통해 상당한 수준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이번 딜로 파생된 성과보수를 기반으로 유동성이 풀리면서 어려웠던 경영사정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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