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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읽기 들어간 이재용 선고]항소 가능성·국민연금 공격, 사법 리스크의 끝 '먼 길'②법정 구속 여부 비롯 1심 판결 촉각, 김태현 연금 이사장 "추가 소송 준비" 언급

김경태 기자공개 2024-02-02 07:38:20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6년 11월부터 본격화한 정치적 격변에 휘말린 뒤 크게 2개 소송을 진행했다. 이 중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2022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았다. 2020년부터 시작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은 올 2월 5일 1심 선고가 나온다. 3년 넘게 진행된 소송의 첫 결과가 마침내 나오는 것이다. 관련 소송의 진행 경과와 이 기간에 발생한 삼성의 주요 이벤트, 1심 선고 결과에 따라 갈라질 전략 변화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06: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소송을 앞두고 재계 안팎에서 촉각을 기울이는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법정구속 여부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이미 두 차례 법정 구속된 바 있는 이 회장의 재구속은 삼성으로서 피해야 할 최악 시나리오다.

다만 이번 1심 선고를 잘 피해가도 여전한 걸림돌이 몇 남아 있다. 검찰의 항소 가능성이 벌써 거론 중이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삼성을 상대로 새로운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힌 점도 주목된다.

◇법정구속·항소 여부 촉각

작년 11월 17일 1심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의 법정구속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업계에서도 관련 내용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에 반대되는 관측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결심공판 직후 법조계에서는 검찰 구형이 사실상 최소 형량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검찰 구형이 5년이면 법원이 3년 이하 징역, 집행 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삼성 입장에서 이 회장의 법정구속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앞서 이 회장이 국정농단 사태 이후 최순실 게이트 소송과 관련해 두 차례 법정 구속되면서 경영 시계제로 상태에 놓인 전례가 있다. 이 회장은 2021년 8월 가석방됐고 이듬해 8월 특별사면을 받았다.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한 그는 이번 삼성물산 합병 소송 대응에 집중했다.


어떤 경우든 검찰의 항소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경우 최소 3~4년간 소송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 소송 불씨 남겨

1심 선고 이후 다른 소송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앞서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작년 10월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연금 국정감사에서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된 질의를 받았다.

당시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와 엘리엇의 국제투자분쟁(ISDS), 국민연금의 손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단 입장에서 이에 대한 책임을 정부에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정부가 아닌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완선 국민연금 전 기금운용본부장과 더불어 이 회장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이 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며 "1심 판결이 나면 저희들이 이 세 명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준비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되기 직전에 주요 주주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지분을 각각 11.61%, 5.04% 보유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작년 3분기말 기준 삼성물산 지분 7.2%를 갖고 있다. 평가액은 1조5275억원이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자산 내 비중은 1.2%다.

김 이사장은 2022년 9월 국민연금 이사장에 취임했다. 그의 임기는 3년으로 2025년 8월 31일까지다. 김 이사장의 공언이 임기 내에 현실화하는 경우 삼성은 검찰과의 법정다툼에 더해 사법 리스크가 다시 극대화될 수 있다. 2017년부터 7년 넘게 진행된 사법 리스크가 예상보다 장기간 삼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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