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시스터즈 2.0 돋보기]이지훈 창업주, 17년 만에 경영 지휘봉 놓는다①C레벨 새로 구성, 오너 장기집권 종지부…책임경영 일환 해석
황선중 기자공개 2024-02-05 10:58:56
[편집자주]
데브시스터즈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른바 'C레벨'로 불리는 최고경영진을 새롭게 구성했다. 신임 최고경영진의 등장은 새로운 리더십을 의미한다. 향후 사업적·재무적 전략이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사실상 데브시스터즈 2기가 출범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 더벨은 데브시스터즈 2.0 시대를 열어가는 새로운 인물들을 조명하고, 그들이 풀어내야 하는 경영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1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데브시스터즈 최고경영진이 새롭게 출범한다. 창업주 중심 경영을 끝내고 실무자 중심 경영으로 탈바꿈한다. 창업주 이지훈 대표가 경영 지휘봉을 내려놓는 것은 2007년 창사 이래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최근 실적·주가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CEO·CFO 모두 교체…장기집권 종지부
데브시스터즈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최고경영진을 전면 교체한다. 기존 이지훈·김종흔 최고경영자(CEO)와 정문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직위를 내려놓는다. 창업주인 이지훈 공동대표는 17년 만에, 김종흔 공동대표는 13년 만에, 정문희 부사장은 11년 만에 최고경영진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세 인물은 데브시스터즈의 토대를 쌓은 최고경영진이다. 데브시스터즈의 역사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출신 게임 개발자였던 이지훈 대표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보겠다며 20대의 나이에 자본금 8000만원으로 창업한 것이 시작이다. 이 대표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CEO로서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게임개발과 경영은 전혀 다른 영역.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전문경영인 손길이 절실해졌다. 2011년 김종흔 대표가 합류한 배경이다. 김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까지 밟은 인물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인 스톰벤처스에서 투자 심사역으로 일했다.
2013년에는 정문희 부사장까지 CFO로 합세했다. 데브시스터즈가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던 무렵이다. 정 부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MBA까지 밟았다. 국내 게임사 컴투스에서 퍼블리싱 담당 이사로 활약했다. 컴투스가 데브시스터즈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김종흔 대표와 인연이 닿았고 이직으로 이어졌다.
◇2021년 정점 이후 급속도 내리막
세 명의 최고경영진은 모바일게임이 게임산업 주류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고 예상은 적중했다. 2013년 4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쿠키런'이 흥행대박을 달성한 것. 데브시스터즈 매출(연결)이 2012년 8억원에서 2013년 613억원으로 1년 만에 껑충 뛰었다는 점이 당시 쿠키런 인기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그때부터 쿠키런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쿠키런:오븐브레이크(2016년) △쿠키런:퍼즐월드(2020년) △쿠키런:킹덤(2021년)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쿠키런:킹덤이 '만루홈런'을 때렸다. 2020년 705억원이던 매출이 2021년 3693억원으로 급증했을 정도다. 데브시스터즈는 단숨에 중견 게임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정점이 지나자 내리막이 이어졌다. 쿠키런:킹덤 이후 신작들이 줄줄이 흥행 고배를 마셨기 때문. 매출은 빠르게 감소했고 막대한 개발비로 인해 적자가 발생했다. 증권가에서는 데브시스터즈가 지난해 매출 1607억원, 영업손실 528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불과 2년 만에 매출이 절반 이상 빠졌다는 이야기다.
주가도 비슷한 흐름이다. 2021년 하반기 19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최근에는 3만~4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만큼 이번 최고경영진 전면 교체는 기존 최고경영진 3인이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성격이 강하다. 신임 최고경영진을 필두로 사업적·재무적 판을 다시 짜보겠다는 의지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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