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2월 29일 0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당 재원으로 차라리 영업에 대한 지원을 더 늘려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지난해 취임 1년차였던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에게 질문을 던질 기회가 있었다. 한때 매물로 나왔던 한 카드사에 대해 물었다. M&A를 통한 인오가닉 성장 가능성에 그는 예상 외 답변을 내놨다.
이 사장 취임 당시 하나카드는 비상 상황이었다. 카드사들이 호황을 누렸던 2022년 오히려 실적이 뒷걸음질 치며 업계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2022년 하나카드의 순익은 1920억원으로 전년(2505억원) 대비 23.4% 줄어들었다.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 사장 입장에서는 M&A를 통한 판도 변화에 욕심을 낼 만도 했지만 그는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길 원했다. 내심 속으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을까하는 의구심을 품기도 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된 1분기 실적이 의구심의 바탕이 됐다.
하지만 이내 이 사장은 자신감의 근거를 증명해 나갔다. 2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순익을 거뒀고 3,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특히 2~3분기 하나카드의 성장을 견인했던 법인 매출에는 '영업 전문가' 이 사장의 개인기가 빛을 발했다. 직접 발로 뛰며 과거 은행 시절 거래처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친 것으로 전해진다.
조달비용 증가 등 업계 공통 악재로 연간 실적 개선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하지만 경쟁사 대비 낮은 순익 감소율을 기록하며 '탈꼴찌'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보다 고무적인 것은 업계 트렌드 선도다. 하나카드는 해외결제 특화카드 트래블로그의 흥행에 힘입어 해외결제 점유율을 39%까지 확대했다. 이에 신한카드도 최근 특화 카드를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 부동의 1위인 신한카드가 후발 주자로 시장에 나서는 것은 흔치 않은 모습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트래블로그를 콕 집어 호평하기도 했다.
취임 2년차인 지금도 이 사장의 자신감은 여전하다. 어려운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경영 계획을 설명하는 목소리에 흔들림은 없었다.
"강점을 보이고 있는 해외 결제 부문을 더욱 키워나갈 예정입니다. 하나카드 플랫폼에 보다 많은 기업들이 들어오게 하면서 플랫폼 역량을 강화 하겠습니다"
올해 이 사장의 시선은 '플랫폼'을 향해 있다. 빅테크 기업들과의 격차를 생각하면 쉽지 않은 과제다. 그럼에도 하나카드의 선전이 기대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사장이 증명한 근거 '있는' 자신감을 한 차례 봤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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