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성적표 받은 한화증권, 부동산 '울상'·IPO '안도' 작년 IB조직 분할 후 첫 실적 발표…부동산만 '영업적자'
이정완 기자공개 2024-03-18 08:35:04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전통IB(기업금융) 조직을 분리한 뒤 처음으로 부문별 실적을 공개했다. 맡은 사업별로 수익성 격차도 극명하게 드러났다.부동산PF는 대규모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2022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됐을 때에도 흑자를 지켰지만 EOD(기한이익상실)가 발생해 충당금을 쌓아야 했다.
반면 전통IB 분야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지난해 IPO(기업공개) 대표 주관 업무에 복귀하며 실적을 늘린 게 득이 됐다. 올해도 IPO 비즈니스에서 성과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동산PF EOD 발생 탓 '충당금' 적립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 지난해 연결 기준 3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344억원 대비 영업이익이 8% 줄었다. 한화투자증권의 사업부는 WM부문, 홀세일부문, 트레이딩부문, IB1·2부문로 구분되는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곳이 IB1부문이었다. IB1부문 영업적자는 84억원이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하나로 통합돼있던 IB부문을 1·2부문으로 쪼갰다. 부동산PF는 IB1부문, 전통IB는 IB2부문에 맡겼다. IB1부문장은 IB본부장으로서 PF 비즈니스를 이끌던 최용석 부사장이 이어갔다. 미국 뉴욕대에서 부동산학 석사 학위를 받은 최 부사장은 부동산 구조화 금융 전문가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연봉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에는 부동산 시장 경색에 따른 후폭풍을 피할 수 없었다. 한화투자증권은 2022년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경기 불안이 시작됐을 때에도 IB부문에서 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일부 딜에서 EOD가 발생하면서 70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아야 했다.
과거 사업에서 발생한 리스크로 인해 비용은 쌓아야 했지만 신규 사업을 시작할 여건도 아니었다. 시장 회복이 요원한 탓에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이 이뤄지지 않아 추가 수익원도 부재했다.
반면 IB2부문은 상대적으로 나았다. 그동안 IB부문 먹거리가 부동산PF에서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황이 달라졌다. 작년 IB2부문 영업이익은 2억원이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흑자를 지켰다. IB2부문 산하에는 IPO본부와 기업금융본부가 자리하고 있다. ECM(주식자본시장), DCM(부채자본시장) 같은 전통IB 업무를 담당한다는 의미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10년 만에 IPO 대표 주관 업무에 복귀한 것이 주효했다. 작년 1월 반도체 특수가스 기업 티이엠씨를 시작으로 3월 한화리츠 상장 업무를 담당했다. 9월 스팩 한 건까지 추가해 1179억원의 주관 실적을 기록했다. 이 덕에 지난해 IPO 주관 순위 9위에 올랐다. 2022년 100억원의 주관 실적으로 21위에 자리했는데 단숨에 순위가 급등한 셈이다.
◇한두희 대표 효과? 트레이딩이 수익성 '견인'
영업이익에 가장 크게 기여한 사업은 트레이딩이다. 트레이딩부문은 2022년과 비교해 완전히 반등에 성공했다. 2022년 트레이딩부문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발생한 채권 운용 손실 탓에 3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543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었다. 전체 사업부 중에서 영업이익이 가장 많았다.
트레이딩 사업 중에서도 채권 운용을 담당하는 FICC본부의 실적이 우수했다. 퇴직연금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은행신탁 DLB(기타파생결합사채) 발행 증가와 함께 작년 초 시장금리 하락 구간에서 채권평가익이 늘었다.
공교롭게도 2019년까지 한화투자증권 트레이딩본부장으로 일하던 한두희 대표이사(사진)가 지난해 회사로 돌아온 뒤 이뤄낸 성과라 눈길을 끈다.
대학 졸업 후 삼성생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2003년 외환코메르쯔투자신탁운용으로 회사를 옮겨 본격적인 운용 경력을 쌓았다. 2005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현 신한자산운용) 이직 후 9년간 일하며 파생·대안운용본부장까지 역임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일하던 한 대표는 2015년 한화투자증권으로 이직했다. 2017년 적자에서 회복한 트레이딩본부을 이끌기 시작해 호실적을 거듭했다. 능력을 인정 받아 2019년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21년 한화자산운용 대표로 선임됐는데 지난해 1월 한화투자증권 대표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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