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인사 격변]인적분할 4년차, '가이던스 달성 실패' 후폭풍 거셌다DL그룹 지주 전환시 독립, 2023년도 매출·영업익 목표치 큰폭 하회…사업부문별 보상 뚜렷
신상윤 기자공개 2024-03-29 17:31:37
[편집자주]
DL이앤씨에 인사 칼바람이 불고 있다. 전체 임원 중 30%에 해고를 통보했다. 지난해 연말께 정기 인사를 실시한 지 3개월여만에 이뤄진 수시인사다. 빈자리를 새 인물로 채우겠지만 일부는 공석으로 둘 가능성도 제기된다. 건설업황 악화 속에서 2023년 성과를 되돌아보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더벨은 이번 인사 현황과 배경 그리고 의미를 되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8일 13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이앤씨가 전체 임원의 30% 이상을 해고하면서 의문을 낳고 있다. DL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당시 DL이앤씨가 설정했던 가이던스를 달성하지 못한게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당시 DL이앤씨는 디벨로퍼 중심의 토탈 솔루션 사업자로 전환해 지속가능한 이익을 창출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평가 지표에서 목표에 미달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인적 쇄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 건설업황 불황 속 성과가 부진한 임원들을 대상으로 감원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한 지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배경에도 이목이 쏠린다. 앞서 지난해 9월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임원 11명을 갑작스레 해임했다. 앞으로 분기마다 대규모 인사가 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인적분할시 2023년 가이던스 미달, 임원 해임 배경 거론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주요 사업본부 임원들에게 개별적으로 퇴사를 통보했다. 주택과 플랜트, 토목 그리고 경영지원본부 등 임원 18명이 명단에 올랐다. 지난해 말 DL이앤씨 미등기 임원의 숫자가 57명임을 고려하면 31.6%가 해임된 것이다. 퇴사한 임원 중에는 DL이앤씨 연결 재무제표 기준 9조4000억원을 관리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포함됐다.
달라진 인사 기조 배경은 무엇일까. 일각에선 3년 전 인적분할 과정에서 DL이앤씨가 제시했던 가이던스에 주목한다. DL이앤씨는 DL그룹(당시 대림그룹)이 지주회사로 재편하면서 대림산업(현 DL) 건설사업부가 인적분할로 독립해 출범했다.
분할 기일은 2021년 1월이다. 올해로 인적분할 4년 차를 맞은 셈이다. DL이앤씨는 인적분할과 맞물려 수주 중심의 전통 건설사를 넘어 디벨로퍼 중심의 토탈 솔루션 사업자로 거듭나겠다고 전략 방향을 세웠다. 시행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디벨로퍼 사업 등 고수익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수소에너지 같은 신규 사업에서 지속가능한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구체적으로 프롭테크 기반 디지털 디벨로퍼로서 주택 시장 공략을 목표했다. 사업 전반에 디지털 기술 내재화로 공기 단축과 원가 절감, 하자 및 재해 최소화도 제시했다. 여기에 수소에너지와 '이산화탄소 포집 시설(CCS)' 등을 새로운 먹거리로 발굴하겠다는 청사진도 선보였다.
당시 이를 기반으로 인적분할 3년 차인 2023년도 경영 가이던스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 9조6000억원, 영업이익 1조1500억원 그리고 수주목표액 12조6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당시엔 DL그룹은 DL이앤씨와 자회사 DL건설의 이원화 체제를 유지해 성과를 극대화하는 것도 목표했다.

하지만 DL이앤씨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7조9911억원, 영업이익 3307억원을 기록했다. 가이던스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83.2%, 영업이익은 28.8% 수준에 그친다. 인적분할 이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원자재 가격 인상 등 대외 변수가 급증하면서 건설업황이 꺾인 게 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지난해 연결 기준 신규 수주액이 14조9000억원에 달하면서 가이던스 대비 118.2% 초과 달성했다.
◇주택 11명 vs 플랜트 2명, 사업부 성과 보상 뚜렷
지난해 9월과 이번 해임 명단에 오른 임원은 총 29명이다. 주택사업본부가 11명으로 가장 많다.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DL이앤씨 각 사업부문 실적에서 일부 답을 찾을 수 있다.
DL이앤씨는 인적분할 당시 DL건설을 제외한 별도 기준으로 주택부문 수주 목표를 세웠다. 2023년까지 디벨로퍼와 도시정비 등 고수익 주택 사업에서 전체 수주금액의 76%(5조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수주 전망치 6조5000억원을 넘는 6조7192억원의 일감을 확보했다.
수주 목표치는 달성했지만 내용은 계획과 달랐다. 고수익 주택 사업으로 꼽은 디벨로퍼와 도시정비 등 수주금액이 전체의 48%(3조2643억원)에 그친 것이다. 단순 수주사업에서 벗어나 디벨로퍼 중심의 토탈 솔루션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포부와 거리가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성과는 보수 지급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DL이앤씨 임직원 가운데 보수가 5억원이 넘는 사람은 이해욱 회장을 포함해 총 5명이다. 이 중 유재호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진출과 CCUS 사업 확대 등 친환경 신사업 강화 공을 인정받아 상여 3억6000만원을 포함해 10억81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이 회장과 마창민 대표가 각각 6억원, 7억7300만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성과에 대한 보상을 톡톡히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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