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move]전기차·ESS 배터리 다음 시장 찾는 SK온이석희호 '신사업 개발' 조직 주목...e모빌리티서 기회 모색할 듯
정명섭 기자공개 2024-04-17 10:19:50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기업의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터리업계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과 메탈가격 하락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 저하에 직면했다. 흑자전환이 최대 과제인 SK온은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SK온은 수익성 증대를 위해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이외의 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전기 스쿠터 등 e모빌리티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은 이달부터 신시장 개발 업무를 담당할 경력 직원 채용을 시작했다. 신시장 개발 조직은 기존 완성차업체와의 전기차 배터리 비즈니스가 아닌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조직이다. 기존에도 이와 비슷한 성격의 조직이 있었으나 연초에 이석희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후 신시장 개발 조직으로 명칭을 바꾸고 조직을 개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사업 개발 조직의 주요 업무는 신규 배터리 시장 동향 파악과 사업 기회 발굴이다. 향후 어떤 분야에서 배터리 시장이 개화할지 살펴보는 역할이다. 현재 SK온은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용 배터리 등 중대형 배터리만 생산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전동공구와 모바일 기기 등 소형 배터리까지 취급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SK온은 배터리가 탑재되는 모든 애플리케이션 중 개척되지 않은 시장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다만 SK온이 단기간 내에 소형 배터리 쪽으로 발을 넓힐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한 분야는 전기 자전거와 전기 스쿠터, 전기 오토바이 등을 아우르는 e-모빌리티 시장이다. 가령 인구 14억명의 인도는 인구 밀집도가 높고 포장 도로가 적어 일반적인 자동차보다 이륜차와 삼륜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인도 전기 이륜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판매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전동 카트, 로봇 등도 SK온이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시장으로 거론된다.
SK온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보다 배터리 시장에 상대적으로 늦게 진입해 배터리 제품군도 적다. ESS용 배터리의 경우 2010년 전담팀을 꾸려 사업을 키워왔으나 별다른 수익을 거두지 못하자 2014년 말 관련 조직이 해체됐다. SK온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2019년에야 ESS 사업을 재추진할 수 있었다.
SK온이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지속해서 확대하려는 건 이익 증대와 관련이 있다. SK온은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당시 투자자들에 2026년 말 IPO, 내부수익률(IRR) 7.5% 보장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이 기업가치를 적정 수준까지 끌어올리지 못하면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비용이 그만큼 늘어난다.
그러나 SK온은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작년 4분기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과 메탈가격 하락 등으로 올 하반기로 기약을 미루게 됐다.
SK온은 올 상반기는 메탈가 하락에 따른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효과) 등으로 수익성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하반기부터 금리 하락과 신규 전기차 라인업 확대, 배터리 출하량 증가 등이 실적 개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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