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리포트]유바이오 새 먹거리 대상포진 백신, '틈새시장' 노린다국내 1상 후 다국가 임상 계획…자체 면역증강제 활용해 차별화
정새임 기자공개 2024-04-23 09:10:03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2일 15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바이오로직스 매출을 끌어올린 건 인류에 꼭 필요한 감염병 백신이지만 실적을 퀀텀점프시킬 한방은 프리미엄 백신이다.지난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에 이어 올해 대상포진 백신 임상이 본격화 했다. 자체 보유한 면역증강제를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GSK의 '싱그릭스'와 유사한 효과를 내면서 부작용과 가격을 낮춰 접근성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뒀다.
◇흑전 성공 유바이오, 차세대 먹거리 대상포진 백신 1상 시동
유바이오로직스는 22일 자체 개발한 대상포진 백신의 국내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임상은 만 50세부터 69세 이하 건강한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후보백신에 대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첫 임상시험이다. 후보백신 접종 후 즉각적 이상사례부터 7일, 28일, 2차 접종 후 52주 이내 발생한 이상반응을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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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바이오로직스가 개발 중인 대상포진 백신 'EuHZV'는 바이어스의 유전자재조합 당단백질 항원에 자체기술인 면역증강기술과 항원 디스플레이 기술을 기본으로 세포성 면역을 강화하는 사포닌계 물질을 추가했다. GSK의 면역증강제 AS01B와 유사한 형태로 개발하기 위함이다. AS01B는 대표적인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에 쓰인 면역증강제다.
대상포진 백신은 유바이오로직스가 차세대 먹거리로 점찍은 영역이다. 일반 필수예방접종 백신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해 프리미엄 백신이라 불린다. 대상포진 백신 외에도 프리미엄 백신으로 유바이오로직스는 RSV 백신, 알츠하이머 백신 개발을 꼽았다.
현재 유바이오로직스 매출을 지탱하고 있는 건 감염병 백신이다. 저개발 국가 등에서 필수로 꼽히지만 공공 시장 위주로 형성돼 마진이 적어 글로벌 제약사들이 진출하지 않은 분야다. 대표적으로 콜레라 백신이 있다. 유니세프에 콜레라 백신을 공급하면서 유바이오로직스는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콜레라 백신 수요 폭증으로 유니세프가 20% 단가 인상을 결정하며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매출은 6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확대했다. 영업이익은 38억원 적자에서 77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실적 퀀텀점프를 이루려면 공공 백신에서 더 큰 시장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덕분에 프리미엄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점유율 1위 싱그릭스 '틈새시장' 타깃…자체 면역증강제 활용
글로벌 대상포진 백신 시장은 GSK의 싱그릭스 출시를 기점으로 판도가 달라졌다. 압도적인 예방률 차이 때문이다.
기존 시장 점유율 1위였던 MSD의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는 50세 이상에서 51%의 예방율을 보인 반면 2017년 등장한 싱그릭스는 예방률이 97%에 달한다. 고령일수록 이 차이는 더 벌어졌다. 조스타박스가 70세 이상에서 41%로 예방률이 떨어진 반면 싱그릭스는 91%로 여전히 90% 이상 예방 효과를 보였다.
이 외에도 사백신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서도 접종이 가능한 점 등 싱그릭스는 높은 예방효과와 넓은 접종 범위로 단숨에 시장 1위에 올랐다.
압도적인 1위 제품이 있는 상황에서 유바이오로직스는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싱그릭스는 효과가 높은 만큼 고가이며 접종에 따른 국소통증, 근육통 등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알려져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싱그릭스와 비슷한 예방효과를 내면서 부작용을 줄이고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는 방안을 꾀한다.
일찍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으로부터 면역증강기술을 도입한 덕분에 이같은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대상포진 백신 시장은 싱그릭스처럼 면역증강제를 첨가해 면역반응을 높이는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유바이오로직스가 도입한 면역증강제는 대장균을 활용해 적은 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초기 기술을 독점 확보하면서 기술료도 저렴하게 책정됐다. 대상포진 백신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고마진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2026년께 1상을 마치고 2·3상은 글로벌을 타깃해 다국가 임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전체 상용화까지는 최소 5~6년 소요될 전망이며 기술이전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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