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수수료 파격 인하 삼성운용, 속내 들여다보니 판매보수 0.001% 변경, 올들어 80종목 이상 증가
윤종학 기자공개 2024-05-03 07:16:25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15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ETF 수수료 인하 경쟁에 불을 지핀 삼성자산운용이 마케팅에 활용 중인 ETF를 제외한 다른 종목들에서는 오히려 운용보수를 높인 것으로 확인된다. 판매보수를 10분의 1로 줄이고 해당 감소분으로 운용보수를 올려잡았다. 고객들이 부담할 총보수에는 변화가 없지만 삼성자산운용의 ETF 수수료 인하 전략과 맞물려 중소형 운용사에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삼성자산운용이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4종의 ETF의 운용보수를 업계 최저수준으로 낮춘 동시에 14종 ETF의 운용보수는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S&P500TR', 'KODEX 미국S&P500', 'KODEX 미국나스닥100TR', 'KODEX 미국나스닥100' 등 미국 대표지수 ETF의 총보수를 0.05%에서 0.0099%로 낮추며 업계 최저보수를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국내 ETF 시장점유율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1위자리를 위협받자 출혈 경쟁에 뛰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자산운용이 진짜 제살을 내주면서까지 수수료 인하 경쟁에 뛰어들었는지는 따져봐야한다. ETF 총보수는 운용보수, 판매보수, 수탁보수, 사무관리보수 등이 포함된다. 이번 총보수 인하내역에서 삼성자산운용이 가져가는 운용보수만 놓고 보면 0.0029%에서 0.0009%로 0.0281%포인트 낮아졌다. 이를 4종 ETF의 순자산 규모에 대입해보면 이번 운용보수 인하로 연간 약 15억8000만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다만 이 중 3분의 2가량은 다른 ETF의 운용보수 인상으로 상쇄시킬 것으로 보인다. 업계 최저보수를 실시하기로 한 19일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레버리지',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KODEX 차이나FTSE ChinaA50', 'KODEX 10년국채선물인버스', 'KODEX10년국채선물', 'KODEX국채선물3년인버스', 'KODEX미국S&P500에너지', 'KODEX 아시아반도체공급망exChina액티브', 'KODEX 미국30년국채울트라선물', 'KODEX 미국30년국채울트라선물인버스', 'KODEX 일본부동산리츠부동산', 'KODEX 미국부동산리츠부동산', 'KODEX 미국채10년선물', 'KODEX 차이나CSI300' 등 14종 ETF의 운용보수를 소폭 인상했다.

종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0.004%포인트에서 0.049%포인트까지 운용보수를 높여잡았다. 이를 통해 연간 10억원 가량의 추가 운용보수를 확보할 것으로 추산된다. KODEX 거래량 최상단을 차지하는 'KODEX 레버리지(약 4억원)', 'KODEX코스닥레버리지(약 5억4000만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삼성자산운용이 운용보수를 인상했음에도 고객들이 부담해야하는 총보수에는 변동이 없었다. 이번 운용보수 인상분은 판매보수 인하분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ETF는 시장에 상장된 상품을 고객들이 직접 거래해 따로 판매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ETF 설정시 초기물량을 소화해주는 지정참가회사(AP)가 판매보수를 수취하는 구조다. 이번에 운용보수가 인상된 ETF들을 보면 운용보수와 동일한 수준인 0.004~0.0049%포인트 판매보수가 낮아졌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운용보수 인하는 ETF 설정 이후 AP의 역할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흔하게 조율되는 일이며 미국 대표지수 ETF의 총보수 인하와는 관계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KODEX레버리지(2010년 상장), KODEX코스닥레버리지(2015년 상장) 등 운용기간이 오래된 상품들의 판매보수도 이제야 낮춰진 것을 보면 그간 관행적으로 진행돼왔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또한 삼성자산운용이 ETF들의 판매보수를 낮추기 시작한 것은 올해 들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최저수준인 0.001% 판매보수를 지급하는 KODEX ETF수를 보면 2023년 말 기준 53개에 불과했다. 반면 올해 4월 기준 0.001%의 판매보수를 지급하는 ETF수는 135개로 나타났다. KODEX ETF 전체 73%에 해당하는 수치며 불과 4개월 사이 80개 넘는 ETF의 판매보수 변경이 일어난 셈이다.
사실 보수를 변동하는 것이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삼성자산운용-AP-투자자 사이의 연결고리에서는 더욱 문제가 없다. 삼성자산운용은 운용보수를 더 받을 수 있고 투자자는 총보수의 변화가 없으니 달라질 것이 없다. 증권사가 맡고 있는 AP의 경우에는 판매보수보다는 ETF운용 중 주문약정 등에서 거두는 수익이 커 판매보수 인하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ETF운용업계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자산운용 및 대형운용사의 경우에는 AP와 판매보수를 조율할 수 있는 협상력이 있지만 중소형운용사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 중소운용사 관계자는 "신규 ETF 상장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하는 입장에 있는 중소형운용사가 AP에게 판매보수를 줄여달라고 요청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 판매보수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실 AP가 가져가는 판매보수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ETF수수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중소형사 대비 대형사들이 판매보수에서 추가로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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