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iM뱅크' 리브랜딩]시중은행 전환 넘어 그룹 '비은행·글로벌' 디딤돌 놓는다⑤그룹사 일제히 'iM' 사명 변경…지주 발맞춰 '해외 신성장동력' 물색 필수
최필우 기자공개 2024-06-07 12:55:44
[편집자주]
대구은행이 iM뱅크로 재탄생한다.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서 사명을 변경하는 첫 사례다.사명 변경은 간판을 바꿔다는 것 뿐만 아니라 조직 내부적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는 이벤트이기도 하다. 대구은행은 'iM' 리브랜딩을 통해 영업 권역을 전국으로 넓히고 비대면 플랫폼 경쟁력 강화한다는 구상이다.대구은행 리브랜딩 기대 효과와 전략에 담긴 고민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DGB금융에 미치는 영향은 국내 은행업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DGB금융은 시중은행 iM뱅크 출범을 계기로 전국 단위 영업을 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새로운 브랜드를 안착하고 체급을 높일 수 있다.다른 시중은행처럼 글로벌 사업 기회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 금융권 안팎에선 시중은행의 과도한 이자이익 추구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존재한다. 이를 의식해 기존 시중은행은 글로벌 순이익 비중을 높이려 애쓰고 있다. 대구은행도 DGB금융지주의 새로운 글로벌 진출 전략에 발맞춰 국내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신규 브랜드 안착에 '계열사 시너지' 필수
대구은행이 오는 5일 iM뱅크로 사명을 변경하는 데 맞춰 나머지 계열사도 iM으로 사명을 교체할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은 iM증권, DGB생명은 iM라이프생명보험, DGB캐피탈은 iM캐피탈, 하이자산운용은 iM에셋자산운용이 된다.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 하이투자파트너스도 iM으로 간판을 바꿔달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DGB금융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주주총회 소집과 정관 변경에 시일이 다소 소요된다.
DGB금융지주도 시간을 두고 iM금융지주로 사명 변경을 바꾼다. 주총을 통한 정관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사명 변경 건 만으로 주총을 소집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 맞춰 사명 변경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이 다뤄지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시중은행 전환과 사명 교체는 DGB금융 내에서 대구은행이 주도하고 있지만 전체 그룹사와 연관돼 있다. DGB금융은 시중은행 전환을 통해 전국에서 모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iM뱅크가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때 iM 브랜드가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다.
DGB금융은 증권, 보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은행금융지주다. 금융지주가 산하에 둘 수 있는 핵심 계열사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룹 순이익은 아직 대구은행에 90% 이상 의존하는 구조다.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털어내야 하고 DGB생명 자본 확충을 통해 체급을 높여야 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DGB생명은 우선 그룹 자본력을 시중은행이 된 대구은행에 집중하고 추후 대구은행을 통해 발생하는 현금 흐름을 다른 계열사에 투입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 '싱가포르' 전진 기지와 호흡 기대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글로벌 사업 중요성이 한층 커진다. 기존 시중은행은 국내에서 과당 경쟁을 현 수준으로 지속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대구은행도 수도권, 강원권, 충청권으로 사세를 확장한 이후 성장세가 둔화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
DGB금융은 경영권을 인수해 해외 법인을 두는 형태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전개해왔다. 대구은행은 캄보디아 현지 상업은행 법인과 미얀마 소액대출 법인을 두고 있다.
DGB금융의 경영권 인수를 통한 해외 진출 방식은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대구은행 캄보디아 법인과 미얀마 법인은 지난해 각각 66억원, 10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올렸다. 캄보디아 경기 침체와 미얀마 국가비상사태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현지 사업을 키우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DGB금융은 해외 사업을 경영권 인수에서 지분 투자 중심으로 선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HiAMA를 설립하면서 동남아시아 지분 투자를 위한 조직과 인력 구성을 마쳤다. 대구은행도 지주, HiAMA와 호흡을 맞춰 지분 투자 방식으로 글로벌 사업 외연을 넓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DGB금융 관계자는 "당장은 대구은행의 전국 영업에 힘을 싣는 게 시급한 과제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비은행 계열사 시너지와 해외 비스니스도 고민해야 한다"며 "그룹 전략에 발맞춰 대구은행의 신성장동력을 꾸준히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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