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거절’ 퓨리오사AI, 투자자들도 ‘자신감’ 합병 이후 시너지 '물음표', 향후 펀딩 기회 잡을 가능성도
김지효 기자공개 2024-06-14 07:46:44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3일 11: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인공지능(AI)반도체 기업인 리벨리온과 사피온이 합병을 추진하면서 기존 3강 중 퓨리오사AI만이 독자적인 길을 걷게 됐다. 퓨리오사AI의 기존 투자자들은 이 같은 지형도 변화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퓨리오사AI가 이미 합병 제안을 거절할 만큼 합병 법인과는 별개로 퓨리오사AI만의 길을 갈 것이라는 기대다. 이번 합병 과정에서 리벨리온과 사피온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으면서 향후 펀딩에서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도 커졌다.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과 사피온의 합병을 두고 불러올 지형도 변화에 투자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리벨리온vs사피온vs퓨리오사AI’로 구축됐던 국내 AI반도체 3강 구도는 ‘리벨리온+사피온vs퓨리오사AI’ 2강 체제로 재편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급격한 지형도 변화에도 퓨리오사AI 투자자들은 예상 외로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퓨리오사AI는 이미 리벨리온으로부터 합병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합병 이후 큰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합병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맥락에서 리벨리온과 사피온이 합병한다고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여전히 물음표라는 반응이다. SK그룹과 KT 등 기존 사피온, 리벨리온 주주들의 물량은 받아갈 수 있겠지만 매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결국 성과를 내야 할 곳은 미국 시장”이라며 “국내 시장에서 나오는 물량을 추가로 확보할 수는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데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는 두 기업의 합병이 얼마나 보탬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결국 규모보다 기술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퓨리오사AI는 기술력에서는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퓨리오사AI는 자사제품이 엔비디아 동급 제품과 비교할 때 처리 속도와 성능 면에서 2배 이상 우수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차세대 칩 레니게이드(RNGD)는 5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탑재했다. 추론용 AI칩 가운데 최초로 HBM3가 들어간 제품이다.
이번 합병 과정에서 기존 투자자들과 의견 조율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향후 진행될 투자유치에서 퓨리오사AI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리벨리온과 사피온 투자자들의 상당수는 이번 합병 사실을 언론 발표 직전에서야 알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전에 합병 사실을 통보 받지 못한 투자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사피온은 이번에 2000억원대 투자유치를 진행했지만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구하기 힘든 AI 반도체 인재들을 한데 모아 R&D에 속도를 더할 것이라는 점만 따져도 시너지는 상당하다"며 "사피온과 리벨리온 합병법인의 밸류업을 위해 전략적 투자자로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퓨리오사AI는 지난 4월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상장 사전 준비에 돌입했다. 현재 대표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공동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기업 실사 등을 진행 중이다. 3분기 경에는 주관사단의 실사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퓨리오사AI의 상장 밸류는 3조~4조원이 거론된다.
퓨리오사AI는 지난해 약 75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았다. 당시 투자에는 기존 주주들인 KDB산업은행, DSC인베스트먼트, 퀀텀벤처스 등이 추가로 참여했고 신규 투자자로 게임체인저인베스트, 교보생명,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이 합류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노랑통닭 운영' 노랑푸드 매각 착수, 삼정KPMG 맞손
- [달바글로벌은 지금]유가증권시장 향하는 뷰티기업, 에이피알 '판박이' 전략
- 삼성·키움까지…증권사 VC 협회 릴레이 가입 '왜'
- 코스포, 일본 진출 조력자로…현지 답사 첫 진행
- [VC 투자기업]씨너지, 132억 프리A 브릿지 투자 유치
- [아이지넷, Road to IPO]'보험+핀테크' 결합…인슈어테크 1호 상장 노린다
- [VC 투자기업]빅오션이엔엠, 뮤지컬 제작사 T2N미디어 인수
- 한화생명,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HUG 금리 여파 '촉각'
- HS효성첨단소재, 3년만에 '공모채' 노크…차입만기 늘린다
- [IB 풍향계]위기설 '해프닝' 롯데, 조달 전선 영향은
김지효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소송 당한 '자사주 공개매수' 이사회 멤버 살펴보니
- [thebell interview]“이사회 다양성, 기업 생존과 성장 위한 전략적 요소”
- [그레이존 이사회 점검]동오그룹, 오너 3세로 핵심계열사 경농·조비 엮었다
- [그레이존 이사회 점검]공구용 줄자 1위 코메론, 이사회 독립성·견제기능 무색
- [Board change]DS단석, 자산 2조 기준 웃도는 이사회 소위원회
- [그룹 & 보드]코오롱그룹, 이사회 중심엔 '오너 4세' 이규호 부회장
- [2024 이사회 평가]빙그레, 발군의 경영성과…아쉬운 이사회 구성
- [2024 이사회 평가]IMM PE 체제 하나투어, 평가 없는 이사회 운영 '아쉬움'
- [2024 이사회 평가]롯데렌탈, 적극적 이사회 활동… 경영성과 '옥의 티'
- [피플 & 보드]코오롱 이사회서 등장한 유일한 '기권',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