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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유동화 조달전략]현대커머셜-신한증권, 더 '끈끈해진' 공모 ABS 인연'좋은 조건' 제안에 관계 지속 유지…오토론 채권 매각해 현금 확보 전략

이정완 기자공개 2024-08-07 13:02:48

[편집자주]

부채자본시장(DCM)에는 자금 마련이 필요한 기업에게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장기로 조달하거나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를 활용해 단기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직접적인 발행 외에도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안도 있다. 매출채권이나 소매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매각해 이를 바탕으로 자금이 유입되게 하는 구조다. 자체 신용도로 조달이 어려워진 기업이 신용보강을 받아 조달 대안으로 삼는 사례도 늘고 있다. 더벨이 기업들의 유동화를 통한 조달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16: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커머셜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유일한 산업금융 전문 계열사다. 캡티브(Captive) 시장을 먹거리 삼아 상용차 할부금융 비즈니스를 꾸준히 키우고 있다.

다만 수신 기능이 없는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는 유동성 확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 현대커머셜역시 여전채가 핵심 조달 수단이지만 공모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도 이어가고 있다.

이 틈을 파고 든 곳이 신한투자증권이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현대커머셜의 공모 ABS 발행을 함께 하고 있다. 자본적정성 개선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만족스러운 조달 조건을 제시한 게 파트너십 바탕이 됐다는 평이다.

◇2020년부터 단독으로 대표주관 맡아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은 지난달 말 '커머셜오토제15차유동화전문'을 발행 주체로 내세워 2786억원 규모 유동화 증권을 발행했다. 유동화 자산은 현대커머셜이 보유하고 있는 상용차 할부·대출(Loan) 채권이 바탕이 됐다. 유동화 최장 만기는 2029년까지다.

현대커머셜은 신한투자증권과 이번 발행을 함께 했다. 신한투자증권과 현대커머셜 간 공모 ABS 인연은 6년 전부터 시작됐다. 현대커머셜이 '커머셜오토'란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유동화에 나선 2010년부터다. 이 때는 다양한 증권사를 번갈아 가며 오토론 유동화를 이어갔다.

신한투자증권은 2018년 '커머셜오토제9차유동화전문'의 ABS 발행 때 하나증권과 함께 공동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그 후로는 줄곧 나홀로 대표주관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발행 때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조달을 책임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이 현대커머셜 유동화 조달에 동행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현대차그룹 상용차 할부금융 회사라는 특성상 꾸준히 유동화가 필요하다. 지난해 말 4조1000억원 수준이던 현대커머셜의 산업금융 자산 규모는 올해 1분기 말 4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이 중 신차 캡티브 자산 규모는 2022년 말 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조7000억원, 올해 1분기 말 1조9000억원으로 늘고 있다.


2020년대 들어 현대커머셜의 오토론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공모 ABS 발행 내역을 살펴봐도 매년 적게는 1000억원, 많게는 7000억원 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와 올해 3000억원에 가까운 조달에 성공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오토론 유동화는 현대커머셜이 가지고 있는 매출채권을 SPC에 매각해 회사로 현금이 유입되는 구조"라며 "회사 측에선 매입 가격을 가장 높게 쓰는 증권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레버리지 배율 규제 후 발행 '활발'

현대커머셜은 신용평가사로부터 ‘AA-, 안정적‘ 등급과 전망을 받고 있지만 유동화를 활용하면 더 높은 등급으로 발행이 가능하다. 이번에도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AAA 구조화금융 등급을 받았다.

우선 유동화 자산을 평가해 안정적인 오토론으로 구성하고 여기에 은행권 신용 보강 등을 더한다. 이번 유동화에선 농협은행이 280억원 한도로 선순위 사채에 대해 신용공여를 부담했다. 더불어 중순위 사채 일부에 대해선 서울보증보험이 ABS 보증보험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큰 메리트는 현금 마련이다. 특히나 현대커머셜 같은 캐피탈 회사는 2021년부터 유동성 확보 중요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이 여전사의 과도한 외형 확대를 막기 위해 레버리지 한도 규제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비(非) 카드사의 레버리지 한도를 카드사와 같은 수준으로 조정하면서 2024년까지 레버리지 배율을 9배 미만, 내년부터는 8배 밑으로 낮춰야 했다.

현대커머셜의 레버리지 배율은 2021년까지 9배를 넘는 상황이었다. 2022년 한 해 동안 7000억원 넘는 공모 ABS를 발행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 무렵부터 오토론을 매각해 현금 보유량을 늘리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영업자산 규모를 조절했다. 2022년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돼 여전채 발행 여건 우려가 커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현대커머셜 레버리지 배율(출처=현대커머셜)

현대커머셜은 내년부터 레버리지 배율을 8배 밑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미 지난해부터 7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여전히 자본적정성 관리를 중시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커머셜은 자산 매각으로 북오프(Book-off) 되는 특성을 활용해 레버리지 배율 개선 관리 목적으로 유동화를 지속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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