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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이상율 회장의 베팅, 천보 3000억 CB 발행 성공 KB증권 총액인수 후 셀다운 진행, 기발행 CB 투자금 상환 목전

김예린 기자공개 2024-08-22 07:58:55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1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전문 코스닥 상장사 천보가 3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주관사 KB증권이 2000억원을 총액인수하기로 하고 인수확약서(LOC)를 제공한 상황이다. 나머지 1000억원은 기존 대주주가 수혈하기로 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천보가 발행할 예정인 3000억원 규모의 CB 가운데 2000억원을 인수하기 위해 최근 LOC를 제출했다. 현재 총액인수한 뒤 셀다운을 하기 위해 복수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에 한창이다. 미매각 물량은 계열사들과 함께 떠안기로 했다.

표면 이자율·만기 이자율 각각 0%와 2%에 콜옵션 30% 부여, 콜옵션 행사 시 보장수익률(YTC) 2%를 적용한다는 조건이다. YTC의 경우 천보가 지정하는 제3자(법인, 개인 등)가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에는 2%지만, 천보가 직접 콜옵션을 행사할 시에는 0.5%를 적용하기로 협의를 완료했다.

천보가 조달하려는 자금 3000억원 가운데 나머지 1000억원은 최대주주인 이상율 회장이 직접 지원할 예정이다. 이상율 회장은 천보 지분 33%를 갖고 있는 1대주주다. 특수관계인들 지분까지 포함하면 총 55.43%를 들고 있다.

이 회장은 천보 기업공개(IPO) 과정을 거치며 구주 매각을 통해 적지 않은 현금을 손에 쥔 것으로 전해진다. 개인 보유 현금을 털어 CB를 사들임으로써 회사의 실적을 끌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천보는 2022년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CB와 신규인수권부사채(BW)을 보유한 투자자의 조기상환에 대응하고자 올 초부터 자금을 수혈해줄 재무적투자자(FI)들을 물색해왔다. 신규 발행에 성공함에 따라 상환 작업은 원활하게 마무리될 전망이다.

KB증권의 경우 현재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 아래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KB증권은 2022년 천보가 발행한 CB·BW에 투자했는데, 메자닌 행사가액보다 주가가 더 떨어지면서 사실상 물린 상태다. 현재 천보의 주가가 크게 빠졌다는 점에서, 몇 년 후엔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 기회를 노리는 모양새다.

본래 초기 딜소싱에 나선 건 JKL파트너스다. IMM크레딧앤솔루션(이하 ICS)과 컨소시엄을 꾸린 뒤 양사가 보유한 블라인드 펀드 출자자(LP)인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등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발행사에 매우 우호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JKL-ICS는 딜에서 발을 뺐고, KB증권이 승기를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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