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07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모든 기업은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한다. 이름을 부르면 존재가 되고, 존재가 되면 구분이 되며, 구분이 되면 명확한 정체성을 확립해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면 이미지를 고급화할 수 있으며 새로 취임한 리더의 색깔까지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장점도 지녔다.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데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고정관념을 부순 기업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현대'다. 오랜 기간 구축한 브랜드 인지도를 오히려 다른 기업에 빌려줘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수익까지 확보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돈을 투자하는 대신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역발상을 발휘한 셈이다.
'현대'의 브랜드 사업 중심은 현대코퍼레이션이 굳건히 지키고 있다. 1980년대 후반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가 해외 진출을 위해 상표권을 등록한 ‘HYUNDAI’ 해외 상표권을 2007년 현대그룹이 다시 인수해 해외 딜러들을 대상으로 로열티를 받는 라이선싱 사업을 시작한 것이 주춧돌이다.
단순히 브랜드 사용료를 받던 사업은 시간이 흐르며 발전했다. 제조 기술을 갖춘 해외 생산 업체를 직접 발굴해 현대 브랜드 제품을 위탁생산하고, 이를 계약한 딜러들에게 공급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 결과 현대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말 기준 160여개 국가의 130여개 유통사를 구축, OEM 사업의 매출은 440억원을 돌파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물론 리스크도 존재했다. 자격을 갖춘 기업을 발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며, 시장 진출에 성공한 곳도 결국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해 라이선싱 사업의 탈출 고객이 되는 경우가 빈번한 탓이다. 결함에 대한 리스크도 고려해야 할 문제였다. 현대코퍼레이션은 글로벌 권역별로 분포된 해외 법인과 지사를 활용해 지속적인 관계 관리를 이어오고 있다. 기업별로 브랜드 사용료를 별도로 책정해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위상이 크게 변하고 있다. 브랜드를 빌려주는 것이 기업의 성공 방정식은 아니지만 전 세계의 신생 기업들이 안정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기업의 브랜드를 빌리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런 변화는 상상조차 못 했던 다른 기업들 또한 '우리도 가치가 높은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당찬 생각을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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