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8000억' 수소업체 '아모지', 최대 1000억 투자유치 추진 테마섹·아람코·얀마 등 기투자자 참여, 복수 SI·FI '러브콜'
김예린 기자공개 2024-10-28 08:02:04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15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기업 '아모지'(Amogy)'가 최대 7300만달러(한화 약 1000억원) 규모로 투자유치에 돌입했다. 기존 주주 △테마섹 △아람코벤처스 △얀마를 비롯해 △SV인베스트먼트 △AFW파트너스 △한화투자증권 △퀀텀벤처스코리아 등 복수 국내외 투자자들이 새롭게 합류한다. △삼성중공업 △BHP벤처스 △AP벤처스 등도 참여를 검토하는 등 굵직한 투자자 명단에 자본시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모지는 최근 최소 6800만달러(한화 약 930억)에서 최대 7300만달러 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1·2차로 나눠 진행 중으로, 우선 이달 최대 3300만달러를 투자받아 1차 클로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연내 3500만달러에서 최대 4000만달러까지 추가로 수혈하기로 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프리밸류 기준 6억2000만달러다. 한화로 이날 환율 기준 약 8000억원 중반대에 달한다.
1차 투자자 명단은 윤곽이 어느정도 나왔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기업 아람코 투자사 아람코벤처스 △일본 산업용 엔진 전문기업 얀마 △일본 최대 해운사 상선미쓰이의 미국법인 투자사 몰스위치(MOL Switch)가 기투자자로서 후속 투자를 단행한다. △SV인베스트먼트 △AFW파트너스 △한화투자증권 △퀀텀벤처스코리아도 신규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기로 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내부 절차를 마무리했고, 일부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최종 확정된 건 아니다.
최대 4000만달러가 목표인 2차 클로징에 참여하려는 투자자들도 유수한 기업들이다. 우선 삼성중공업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해 최소 1000만달러에서 최대 1500만달러 투자를 추진 중이다. 아모지와 함께 암모니아 연료전지로 움직이는 암모니아운반선(VLAC)을 개발하는 등 협업관계를 구축한 점이 투자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VLAC는 황산화물·질소산화물·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친환경 선박이다.
삼성중공업 외에도 △호주 광산기업 BHP의 투자사 BHP벤처스 △영국 수소산업 전문 투자사 AP벤처스 △지속 가능한 투자를 표방하는 글로벌 펀드 March Fund 등이 2차 클로징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SG 강화로 탄소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는 물론 차세대 기술 기업에 베팅하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관심을 갖는 모양새다. 다만 삼성중공업 측은 확인되는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펀딩은 작년 3월 진행한 1억3900만달러 규모 시리즈B 라운드의 후속이다. 당시 SK이노베이션이 리딩투자자로 나서 5000만달러(약 654억원) 팔로우온 투자를 단행했다. △테마섹 △아람코벤처스 △AP벤처스 △상선미쓰이 투자사 MOL플러스 △얀마 투자사 얀마벤처스 △일본 화학기업 제온(Zeon)의 투자사 제온벤처스 △고려아연 등이 참여했다. 이밖에 미국 아마존과 일본 미쓰비씨도 주요 투자자다.
2020년 11월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아모지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동문인 우성훈 회장(Chairman)과 최종원 부사장(VP)이 현지에서 공동으로 창업한 암모니아 연료전지 업체다. 우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고 최 부사장은 생산 부문을 책임지고 있다.
현재 상대적으로 일반 대중에 알려진 연료전지는 수소 기반이지만 원료인 수소를 생산, 저장, 운반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암모니아 형태로 수소를 운반하고, 나아가 암모니아가 원료인 연료전지를 활용하는 방안 등이 수소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로, 분해해 수소를 추출할 수 있다. 수소와 비교해 운송 등 조달이 용이하다.
아모지는 암모니아를 연료전지 연료로 주입해 탄소배출 없이 동력을 발생시키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 탱크, 암모니아 개질기(수소 추출) 및 수소 연료전지를 하나로 일체화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수소를 추출하는 '크래킹'(cracking)부터 연료전지에 주입하는 시스템까지 전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을 모두 갖춘 셈이다.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초로 무탄소 암모니아 전력 시스템을 장착한 선박인 ‘NH3 크라켄(NH3 Kraken)’호의 첫 항해를 마쳤다. 이번 항해 실증을 통해 암모니아의 무탄소 해운 연료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현재 삼성중공업뿐 아니라 한화오션, 테록스 등과도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모지의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에 대해서는 시장에서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다만 수소경제 실현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 리스크 포인트로 거론된다. 아모지가 매출을 내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밸류가 너무 높다는 점 역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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