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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글로벌 금융사와 경쟁보다 중요한 건 정책금융 역할"⑫윤태정 산은 뉴욕지점장 "지속가능한 금융지원을 위해 수익성·부실 관리"

뉴욕(미국)=이기욱 기자공개 2024-11-08 09:11:51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09: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글로벌 금융사들과의 경쟁을 펼치고 선진 금융시장에서 주류로 커나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좋은 조건으로 한국 기업들에게 금융을 지원해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산업은행 뉴욕지점이 나아갈 길은 명확했다. 뉴욕 금융시장에 진출해 있는 많은 한국계 은행들이 모두 글로벌 금융사 도약을 목표로 내걸고 있지만 윤태정 산은 뉴욕지점장은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는 뉴욕 시장 IB 사업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현지 IB들과의 협력을 통한 한국 기업 지원을 우선과제로 제시했다. 현재 펼치고 있는 산은 뉴욕지점의 수익 활동 역시 한국 기업 금융지원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2012년 한 차례 뉴욕지점 근무…높은 시장 이해도 강점

작년 1월 뉴욕지점장에 선임된 윤 지점장은 과거에도 한 차례 뉴욕지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뉴욕지점에서 활동하면서 키운 현지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그의 가장 큰 강점이다.

1971년 출생인 윤 지점장은 건국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산은 안양지점에서 첫 은행 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국제투자본부로 옮기며 국제 금융 관련 업무를 배우기 시작했고 리스크관리본부와 재무본부, 인력개발부 등을 거쳐 2012년 뉴욕지점에 왔다.

3년간의 뉴욕지점 생활을 끝내고는 2016년 인사부로 이동했다. 2019년 간접투자금융실 단장, 2022년 종로지점장 등을 거쳐 작년 다시 뉴욕지점으로 돌아왔다.

그는 "산은 뉴욕지점도 처음 설립되고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많이 손실도 나고 그랬지만 2010년대 초반부터 안정화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 함께 근무했던 지점장님을 포함해 전임 지정장들의 노력 덕분에 이익잉여금이 점차 쌓였고 지금 지점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책은행의 지점장인 그 역시 수익에 대한 고민에서 자유롭지는 않았다. 수익만을 위해 지점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실 없이 안정적으로 지점을 운영하는 것은 지점의 지속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외국계 기업을 대상으로하는 대출 영업 등도 이러한 차원에서 이뤄진다. 작년말 기준 현재 10억3300만달러의 지점 대출 중 한국계 기업 대출은 7억6800만달러로 74.3%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계 기업이 나머지 25.7%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일부는 산은이 한국계 기업이 아닌 외국계 기업에 대출을 실행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한국계 기업만으로는 충분한 마진을 확보할 수 없고 업무 분야가 한정되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KDB실리콘벨리와 순선환 구조 기대…금융당국 ROCA 관리 철저 대응

그럼에도 윤 지점장의 최우선 목표가 한국계 기업 지원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일반 대출보다는 대규모 신디케이션론, IB투자 성과가 보다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지만 그는 주어진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산업은행 뉴욕지점이 해야 할 일은 전통의 뱅킹 업무에 집중하고 투자의 영역은 미국 내 다른 계열사 KDB실리콘벨리가 해야할 일"이라며 "아직 성장이 필요한 단계지만 KDB실리콘벨리가 투자를 한 한국계 벤처기업들이 성장을 해 산은 뉴욕지점에서 대출을 받는 그런 선순환 구조가 가장 긍정적인 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윤 지점장은 시중은행이 하기 힘든 역할들을 국책은행으로서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가는 중이다. 한국계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보증을 통해 낮은 금리를 보장해 주는 일이 대표적이다.

그는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국내 유수의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신용등급을 보면 BBB등급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물론 국내 민간은행들도 우수한 신용도를 자랑하고 있지만 국가 신용도를 담보하는 국책은행이 보증을 서면 회사채 발행이 보다 수월해지고 금리도 낮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적으로 금융지원 역할을 지속해나가기 위해서 감독 대응 역량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현지금융당국이 제시하는 ROCA(Risk management, Operations control, Compliance, Asset Quality)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그는 "다행히 현재까지는 대출 부실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잘 관리되고 있다"며 변화하는 규제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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