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스펙트럼 리포트]'탄소감축' 바이오플라스틱의 가능성, '생태계' 조성 주목②[동성케미컬]글로벌 ESG 흐름 맞춘 신사업, 국내 컴포스터블 패키징 선도 목표
김성아 기자공개 2025-01-31 08:32:03
[편집자주]
무지개는 하나의 빛이 물방울 안에서 반사되고 굴절되며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표현되는 현상이다. 바이오 산업의 발전은 마치 무지개와 같다. 합성생물학의 눈부신 발전은 빛과 물방울의 만남처럼 바이오에 다채로운 색깔을 입히고 있다. 기초연구 단계에서 이제는 산업계의 태동으로 이어지는 레드·화이트·그린바이오. 바이오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 새로운 시장을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08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6년차 화학 소재 기업 동성케미컬의 바이오 도전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러간다. 레드바이오 영역인 의료기기 자회사 설립으로 시작된 바이오 사업은 본업과 가장 연관성이 깊은 화이트 바이오까지 확대됐다. 화이트바이오는 식물·미생물 등을 활용해 기존 화학 산업 소재를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하는 산업을 일컫는다.동성케미컬의 화이트바이오 사업 진출은 기존 주력 제품인 석유계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바이오플라스틱'에 집중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가 현실화되면서 바이오플라스틱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동성케미컬은 국내 바이오플라스틱 생태계 조성자 역할을 자처하며 시장을 이끌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화학 소재 기업으로의 전환, 중심에는 ‘바이오플라스틱’
동성케미컬의 화이트바이오 사업을 논하기 전에 먼저 산업에서 ESG 경영이 부상하기 시작한 2006년부터 되짚어봐야 한다. 당시 UN은 전 세계 기업들의 돈줄인 주요 투자회사 1750곳과 함께 ‘UN 책임투자원칙(UN PRI)’을 발표했다. 투자자가 재무적 측면뿐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지표를 고려하는 것이 골자다.
UN과 투자업계는 해당 원칙을 15년 뒤인 2020년부터 실제 투자에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2020년 무렵 ESG 경영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폴리우레탄 등 화학 소재 개발이 주력 사업이던 동성케미컬 역시 이 무렵 ‘친환경’ 소재에 대한 사업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화학 산업은 철강 산업군 다음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산업이다. ESG 혁신 요구가 더 강력히 제기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동성케미컬은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지점에 주목했다. 2021년에는 EU 플라스틱세가 도입됐고 올해부터는 재활용 소재 25% 이상 의무적용 규제가 시행된다.
플라스틱은 동성케미컬의 주력 사업 분야 중 하나다. 동성케미컬은 플라스틱 대체제 개발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에 2023년 스페셜티 머티리얼팀이 파이프라인의 일부로 개발 중이던 ‘바이오플라스틱’을 아예 사업부 단위로 분리하면서 본격적으로 화이트바이오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바이오플라스틱은 화이트바이오의 대표격인 사업분야다. 바이오플라스틱은 우리가 사용하는 일반 석유계 플라스틱과 달리 생산 시 이산화탄소를 절감할 수 있으며 최대 500년이 걸리던 분해 기간을 10년까지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오염과 토양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을 대체하면서 바이오플라스틱은 친환경성이 극대화되는 사업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바이오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76억 달러에서 2030년 316억6000만 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바이오플라스틱 시장 공략 박차, 적극적 투자로 기술 역량 확보
동성케미컬의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은 크게 컴포스터블(Compostable) 패키징 솔루션과 바이오매스 케미칼로 나뉜다.
컴포스터블 패키징은 폴리락틱산(PLA),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 등 ‘퇴비화’ 가능한 원료 기반의 포장 소재를 의미한다. PLA는 옥수수, 사탕수수 등 재생 가능한 식물 자원에서 유래하며 PHA는 미생물에 의해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소재다.
동성케미컬은 2023년 바이오플라스틱 사업부 신설 전후 컴포스터블 패키징 기술 역량 확대에 집중 투자했다. 2022년부터는 컴포스터블 패키징 소재 개발을 위한 ‘컴파운딩’ 기술 개발을 위해 50억원을 투입했다. 컴파운딩은 두 가지 이상의 수지를 혼합해 제품을 만드는 공정을 말한다.
연구개발(R&D) 기지도 확보했다. 동성케미컬은 2023년 약 150억원을 투입해 울산공장 부지에 국내 유일의 바이오 플라스틱 이노베이션 센터인 ‘바이오플라스틱 컴플렉스(Bioplastic Complex)’를 열었다.
컴플렉스에서는 다양한 소재가 개발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컴포스터블 비드폼 개발’에 성공했다. 폐기 후 분해되는 데 수백년 이상 소요되는 스티로폼과 폴리프로필렌 기반 발포소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컴포스터블 비드폼의 범용성은 매우 높다. 전기전자제품, 스포츠용품, 신선식품, 의약품 콜드체인 등 다양한 제품군의 패키징 활용이 가능하다. 동성케미컬은 향후 해양 환경에서도 분해되는 비드폼을 추가 개발해 해양 부표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핵심 기술 기반 ‘생태계’ 조성 목표, 원료사-수요처 ‘가교’ 역할 자처
화이트바이오 사업에서 동성케미컬이 가지는 궁극적인 목표는 ‘생태계’ 조성 기여다. 단순히 몇 가지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플레이어보다는 각 플레이어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성케미컬 관계자는 “ESG 전환에 대한 수요는 높지만 기술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수요처와 원료사를 위해 각종 포장재에 필요한 가공 기술을 개발해 국내 컴포스터블 패키징 산업 생태계를 이루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바이오매스 케미칼 사업은 그 목표를 실현하고 있다. 동성케미컬은 목재 등 식물 소재 기반으로 생산된 바이오 원료 ‘바이오 모노에틸렌글리콜(Bio-MEG)’을 신발, 자동차 내장재, 접착제 등에 적용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23년 Bio-MEG를 원료사인 핀란드 UPM으로부터 공급받아 국내에 유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동성케미컬은 Bio-MEG의 범용성을 고려해 향후 섬유, 페트, 페인트, 화장품 등 다양한 수요 업체와의 협업 기회 모색에 집중하고 있다.
이만우 동성케미컬 대표는 “탄소중립 시대에 발맞춰 바이오 플라스틱 사업부를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자사 ESG 경영은 물론 고객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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