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전쟁 대응전략]북· 중미 신공장 검토 넥센타이어, '현금 곳간' 사정은현금성자산 400억 불과…올해는 미국 타이어 재고 쌓아 '단기 대응'
박완준 기자공개 2025-04-01 07:32:07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전쟁으로 한국 기업들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철강을 비롯해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전략산업들이 줄줄이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동맹도 예외 없이 25% 관세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한국 산업계 전체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물밑 협상에 나서야 할 정부가 사실상 마비 상태라는 점에서 기업들의 어깨는 더 무겁다. 더벨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관세 리스크를 진단하고 대응전략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14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센타이어가 북·중미 신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을 시작으로 자동차와 반도체 등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안건에 서명하면서 관세 정책이 현실화된 탓이다. 이에 넥센타이어는 현지 투자를 강화해 전략적 파트너십 확보 전략을 꾀할 전망이다.다만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미국 최대 거래처가 파산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거둬 투자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현금 곳간도 급격하게 줄어든 점이 발목을 잡았다. 이에 넥센타이어는 북·중미 신공장 확보 전까지 최대한 많은 물량을 현지에 적재해 관세 정책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공급망 타격…북·중미 '생산 거점' 검토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국내 타이어 3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후퇴했다. 북미 공급망 확대를 꾀하며 손잡은 미국 대형 유통사 아메리칸 타이어 디스트리뷰터스(ATD)가 파산한 탓이다. 이에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3분기부터 판매 물량을 회수하고 거래를 중단하는 등 미국에서 영업활동에 제동이 걸리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2조8479억원과 영업이익 1721억원을 실현했다. 매출은 2023년 대비 5.4% 늘어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 다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9% 줄어들며 역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6.0%로 한국타이어(18.6%)와 금호타이어(13%)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4분기 북미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4분기 북미 매출은 1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감소했다. 수익성이 높은 고인치 제품의 비중도 전 분기 49.6%에서 45.9%로 줄었다.
넥센타이어는 새로운 북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미국 ATD 파산과 추가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넥센타이어는 현지의 높은 건설비와 인건비에 투자 계획을 중장기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북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를 투자해 현지 공장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지만, 지난해 6월 재무 부담의 문제로 투자를 철회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멕시코 캐나다협정(USMCA)에 따라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생산된 자동차 부품의 추가 관세를 면제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넥센타이어의 신공장은 미국보다 저렴한 캐나다 또는 멕시코에 구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부족한 현금이 '발목'…美 타이어 재고부터 쌓는다
넥센타이어는 조 단위 재원이 필요한 신공장 구축에 앞서 부채부터 줄이며 재무 기초체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무리한 투자를 단행하는 대신 미국에 타이어 재고를 쌓아 추가 관세 정책에 단기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재무건전성을 우선적으로 확보한 후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보수적인 전략을 꾀할 전망이다.
넥센타이어가 보수적인 전략을 꾀하는 배경에는 줄어든 현금 곳간이 꼽힌다. 실제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4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 내 최저치이며, 2023년(956억원) 대비 50% 이상 줄어든 액수다.
넥센타이어가 지난해 부채 상환에 힘을 쏟아 현금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재무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75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이 음수일 경우 차입금 상환 등으로 빠져나간 현금이 들어온 금액보다 많다는 의미다. 특히 넥센타이어의 차입금 상환 규모(8573억원)도 2023년 대비 207% 확대됐다.
이에 넥센타이어는 재고자산을 미국에 미리 쌓아 추가 관세 정책에 단기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지난해 넥센타이어의 해외법인을 포함한 재고자산은 89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대비 2533억원 늘어난 액수다. 늘어난 재고자산 중 국내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불과하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미국 오하이오와 캘리포니아, 텍사스, 조지아주에 운영 중인 현지창고(RDC)에 재고자산을 쌓고 있다"며 "올해 미국 내 신규 판매망도 확보해 현지 판매량 회복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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