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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파생상품시장, 피기도 전에 지나 요구자본 대폭 확대.. 장기적으로 성장에 걸림돌

한희연 기자공개 2010-06-18 10:01:43

이 기사는 2010년 06월 18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기로 한차례 위축기를 맞았던 국내 장외파생상품 시장이 또 다시 침체될 위기에 놓였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의 자본 및 유동성 규제개편안(이하 '바젤III')이 도입되면 은행의 장외파생상품 거래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외파생상품이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선진국들은 해당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 하지만 아직 장외파생상품 시장이 제대로 성장하지도 못한 국내 시장에서 규제부터 강화된다면 이제 막 시작단계인 이 시장이 사장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바젤위, 거래상대방 위험에 대한 요구자본 증액 요구

BCBS는 바젤II의 위험 커버리지 범위를 확대해 거래상대방 위험에 대한 요구자본을 증액하고 위험관리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요 난내·외 및 파생관련 익스포져의 위험을 포착하지 못했던 것이 지난 금융위기의 핵심 원인이었다는 분석에 따른 조치다.

지난해 발표된 초안에 따르면 앞으로 은행은 거래상대방 신용위험의 자본 요구량 산정 시 금융위기의 상황변수(Stress inputs)를 적용해야 한다. 또한 거래상대방의 신용도 하락으로 발생하는 시가평가(mark-to-market) 손실(신용가치조정 위험)에 대해서도 자본을 적립해야 한다.

바젤위원회는 이같은 요소를 반영, 현재의 10일 VaR(value at risk)보다 엄격한 스트레스 상황을 반영한 VaR를 사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대규모 거래나 유동성이 낮은 파생상품 거래시에는 담보관리 요건을 보다 엄격히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중앙청산소에 대한 은행의 담보와 시장가격 익스포져에 대해서는 0%의 위험가중치를 부과할 예정이다. 은행이 일정요건을 충족하는 중앙청산소로 익스포져를 옮기도록 유인하려는 목적이다.

◇ 국내 파생상품시장 정체상태...선진국에 비해 규모도 작아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여느 선진국들에 비해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평가다. 2008년3분기까지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지만 금융위기로 잠시 주춤한 상태다.

지난 3월말 은행들의 파생상품거래잔액은 총 2169조7749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성장세를 이어오던 은행 파생상품 거래는 지난 2008년 3분기 말(2656조232억원)을 기점으로 줄어들었다. 금융위기의 여파로 은행들이 잔뜩 몸을 사리고 파생거래를 자제했기 때문이다. 주춤하던 거래잔액은 지난해 2009년2분기 말 2104조4687억원을 찍고 소폭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8년3분기말 1991조7116억원을 보였던 시중은행들의 장외파생거래 잔액은 2009년3분기말엔 1525조2492억원으로 줄었다. 이후 소폭 증가 2010년 1분기말에는 1601조592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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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별로는 SC제일은행의 파생상품거래잔액이 522조5441억원으로 가장 크다. 한국산업은행의 경우 275조원을 기록하고 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230조원 가량으로 비슷한 규모를 보이고 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파생상품 시장은 정체돼 있는 상태"라며 "취급하는 상품 등도 선진국에 비해서는 기본적인 것 위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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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젤III로 거래비용 증가 전망...이제막 꽃 피려는 시장에 걸림돌 될 수도

바젤III 도입으로 장외파생상품 시장이 받게될 가장 큰 영향은 단연 '거래 비용 증가'다. BSBC의 초안대로 은행 리스크 커버리지를 강화한다면 장외파생상품 거래시 은행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지금보다 더 커질 수 밖에 없게된다.

남 연구위원은 "바젤위원회의 결정으로 리스크 커버리지가 강화되면 자본 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명백히 예상된다"며 "아직 안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아 부담규모가 얼마나 커질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 은행 의견을 수렴중이라 영향의 정도를 정확하게 가늠하기 어렵지만 장외파생상품 비중은 은행 전체적으로는 봤을 때 굉장히 미미하다"며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는 것에는 비용부담이 좀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레버리지 비율 등도 이미 유사제도를 통해 규제를 강하게 하고 있어 양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수 있지만 장외파생상품의 성장에는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국내 은행들의 익스포져가 글로벌 은행들에 비해 훨씬 작은데도 불구하고 강력한 규제를 받아야 하는데 따른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또한 외환관련 파생상품 시장을 따로 떼어놓고 봤을 때는 상당히 변동성도 높고 수요 또한 많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자칫 이제 막 꽃을 피우려는 시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장 규모가 작아 규제 때문에 받는 당장의 비용부담은 선진국에 비해 적을 수도 있다"면서도 "규제의 문턱이 높아진 상태에서 신규로 해당 시장에 진입하기는 더 어렵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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