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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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파장]홀대받던 진단기업 재평가…성능·품질, 시스템 '호평'신약개발에 비한 저평가받아…GMP 인증 벤처 밀집 '이례적'

서은내 기자공개 2020-03-19 08:18:25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1: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글로벌 대유행) 가운데 한국 분자진단 업체들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식약처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현장에 투입되는 진단키트는 대부분 비상장 바이오벤처들이 발빠르게 공급한 것이다.

그동안 바이오벤처업계에서 PCR 기반 진단업체들은 신약 개발업체와 비교하면 가치가 낮게 평가돼왔다. 코로나19 위기가 진단분야의 재평가 기회가 된 셈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코로나19 검진이 전세계의 호평을 받는 가운데 진단키트에 공급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하루에 만건이 넘는 국내 검진이 가능했던 배경은 민간 주도의 빠른 제품 개발과 긴급사용승인 시스템, 검진센터의 역량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 진단업체 대표는 "국내에는 제조 품질에 대한 인증인 GMP 및 ISO 인증을 둘다 갖춘 소규모 진단 벤처들이 많다"며 "이만한 수준을 갖춘 곳들이 한 나라에 밀집해 있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식약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에스디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의 총 5개 제품이다. 현재까지 승인을 신청한 제품은 64개이며 45개의 결과가 아직 대기 중이다. 지난 10일 기준 8개 제품이 성능 평가를 앞두고 있었으며 8개는 서류 보완, 나머지 29개는 서류 검토가 진행 중이다.

허가받은 5개 제품들은 모두 RT-PCR이라는 분자진단방식에 기반하고 있다. RT-PCR은 환자의 가래나 콧물을 채취해 검체 속 특정 유전정보(DNA)를 타깃해 증폭시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감염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당장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로슈나 써모피셔의 진단키트도 이같은 RT-PCR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사용 중인 5개 제품은 특정한 2개 혹은 3개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를 타깃으로 한다. 유전체는 3만개의 염기서열로 이뤄져있다. 유전체에서 특정한 몇 군데 지점을 측정해서 코로나바이러스가 갖는 유전자가 확인되면 '코로나바이러스가 있다', 즉 '감염됐다'고 진단을 내린다.

가장 먼저 급한 불을 끄는데 사용된 제품은 코젠바이오텍의 진단키트다. 코젠바이오텍 제품은 'E gene'과 'RdRp gene'이란 유전자를 타깃하고 있다. 그 다음 승인된 씨젠 제품은 앞선 두 개 타겟에 'N gene'이 추가됐다.

이후 승인된 솔젠트 진단키트는 'ORF1a gene'에 'N gene'을 추가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및 바이오세움 제품은 코젠바이오텍 제품과 동일한 타깃을 설정했다. 유전체를 하나의 몸에 비유한다면 RdRp는 유전체의 머리 부분, E gene은 가슴, N gene은 발목 부분에 있는 유전자다.

현장 사용을 토대로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밝힌 국내 코로나19 진단검사의 민감도와 특이도는 9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 여부를 정확도를 표현한 대표적인 지표가 민감도와 특이도다.

긴급사용승인은 크게 두 단계 프로세스를 거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개발 기업이 실시한 분석성능테스트 데이터를 토대로 제대로 수행됐는지, 표준물질이 기준선에 맞는지 등을 평가하는 게 1단계다. 여기서 규정에 맞지 않으면 승인을 받지 못한다. 다음 단계는 질병관리본부가 진단검사의학회와 협력해 정해진 장소에서 실험을 거치는 것이다. 여기서 확인이 끝나면 허가를 받는다.

한국이 빠른 시간 내에 확진자 진단, 대처를 잘 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이 지점에서다. 질병관리본부가 민간에 제품 개발을 요청, 민간 주도의 빠른 개발이 이뤄졌고 개발된 제품이 현장에서 빠르게 투입되는 긴급상황의 시스템이 만들어진 결과다.

우선 진단업체들의 개발 역량과 제조 품질은 민간 주도의 키트 개발을 해내는데 주효했다. 또 검진 수탁 기관들(의료재단)이 각각 대량 진단이 가능한 장치와 인력을 잘 갖추고 있는 것도 전체 시스템을 뒷받침한다.

앞선 진단업체 대표는 "검진에 쓰이는 기술 자체는 평이한 것이나 매번 고른 품질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품질경영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긴급사용승인 허가를 받기 위해서도 GMP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해외에선 몇몇 대규모 업체만 진단 역량을 갖춘 반면 한국에선 좋은 교육을 받고 기술을 가진 이들이 분자진단 분야에 많이 머무르고 있다는 게 특장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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