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서린빌딩 매각주관사 '세빌스·에비슨영' 선정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 흥행여부 불투명
이명관 기자공개 2020-08-18 07:56:21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3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대체투자운용이 SK그룹의 본사 사옥인 종로 서린빌딩 매각을 위해 세빌스코리아, 에비슨영코리아와 손을 잡았다. 서린빌딩은 하반기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딜로 꼽힌다. 서린빌딩은 SK그룹이 20년째 본사 사옥으로 사용 중인 그룹 상징이나 다름없는 곳이다.다만 SK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흥행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앞서 SK그룹은 15년 전 투자금 마련을 위해 서린빌딩을 유동화했다. 이 과정에서 우선매수권을 가져갔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운용은 종로 서린빌딩 매각을 위해 세빌스코리·에비슨영코리아를 공동 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매각 주관사 선정 경쟁에는 다수의 외국계 부동산 자문사가 경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하나대체투자운용은 지난달 중순 부동산자문사를 접촉하며 종로 서린빌딩 매각을 본격화했다. 이후 약 한 달여 만에 매각 주관사 선정이 이뤄지면서 매각 작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빌스코리아와 에비슨영코리아의 부동산 딜 자문 레코드를 바탕으로 주관사 자격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세빌스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NH투자증권 여의도사옥, 메리츠화재 여의도사옥, 동대문 현대시티타워, 대림산업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업무·상업·문화시설, 여의도 파크원 등의 매각 주관을 맡았다. 올해엔 옛 POBA강남타워를 비롯해 판교 알파돔에 건축 중인 '카카오' 빌딩의 매각 자문을 맡았다.
에비슨영코리아는 올해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경PSG가 매각한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을 비롯해 하나금융투자 여의도 사옥, 중앙홀딩스의 J빌딩, 롯데백화점 분당점, 구로 롯데마트 등의 자문을 맡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우선매수권이 포함된 딜인 만큼 최근 유사한 경험이 있는 곳과 부동산 자문 경험이 풍부한 곳을 한데 묶어 공동 주관을 맡긴 것 같다"며 "최근 실물 거래에 있어 우선매수권은 매각 판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우선매수권은 주로 오피스 빌딩 거래에서 적잖이 활용된다.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오피스 빌딩 매매를 통해 새로운 건물주가 왔을 때 기존 임대차 계약의 갱신 혹은 변경 과정에서 임차인은 상대적으로 '을'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불리한 조건의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오피스 빌딩 전체를 사옥으로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해당 기업이 짊어질 리스크는 더욱 커진다. 우선매수권은 통상 이럴 때 부여된다.
앞서 서린빌딩도 마찬가지의 경우다. 앞서 2005년 SK그룹은 서린빌딩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매각했다. 매각 후 다시 임차하는 세일앤리스백 형태였다. SK그룹은 SK인천석유화학(옛 인천정유)의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서 본사 사옥을 유동화하는 선택을 했다. 이때 SK그룹은 우선매수권을 가졌다. 이후 하나대체투자운용으로 손바뀜이 있을 떄 임대차 계약이 갱신되면서 우선매수권도 같이 남았다.
이때 임차인은 통상 기존에 맺어진 임대차 계약을 새롭게 갱신하기 위해서 제3자와 선제적으로 입을 맞춰 권리 행사에 나서곤 한다. 이에 우선매수권이 있는 부동산 딜의 경우 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권리를 보유한 곳을 공략하는 전략을 짜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각된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거래와 최근 진행 중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빌딩 거래가 대표적이다.
하이트진로 서초사옥의 경우 하이트진로가 가진 우선매수권이 거래 향방을 갈랐다. 입찰을 통해 신한리츠운용이 예비 인수자로 낙점됐다. 이후 하이트진로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우선매수권을 행사했다. 이후 곧바로 제3자로 KB자산운용을 지정했다. KB자산운용과 선제적으로 입찰과 무관하게 협의를 거쳤다.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빌딩 거래도 마찬가지다. 입찰을 거쳐 투게더투자운용이 예비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때 하나금융투자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했고, 제3자로 코람코자산신탁을 지정했다.
종로 서린빌딩 역시 우선매수권이 매각 판도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입찰은 흥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헛심만 쓰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보유 중인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원매자들은 제3자 지정을 노리고 입찰 참여가 아닌 SK그룹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변수는 SK그룹이 리츠 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이다. SK그룹은 현재 수펙스를 중심으로 TF를 구성해 리츠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검토 단계로 아직 구조가 구체화되지는 않은 상태다. 신사업 발굴 차원이다. 만약 직접 리츠 운용사(AMC)를 설립할 경 제3자 지정이 아닌 직접 리츠에 담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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