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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DB운용 엿보기]한온시스템, 실적배당 성과 배경엔 '운용 거버넌스'적립금 40% 이상 미래에셋 펀드에 투자…작년 3% 수익률

이돈섭 기자공개 2023-03-20 08: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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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운용 성과는 회사 부채 관리의 문제를 넘어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노후 자금 확보와 맞닿아있다. 따라서 DB 사외적립금 투자 내용과 성과는 자금을 관리하는 CFO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관심이 높을수 밖에 없다. 더벨은 상장기업들의 DB운용 현황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온시스템은 퇴직연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대표적 상장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힌다. 2017년 이후 펀드와 회사채, 예·적금 등 다양한 상품에 DB(확정급여형) 적립금을 분산투자해 운용하고 있다. 특히 펀드 운용에 있어서는 일종의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 퇴직연금 사업자와 자산운용사 논의를 거쳐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고 전해진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한온시스템의 개별기준 DB 적립금 사외적립자산 공정가치는 1288억원이었다. 2021년 말 1378억원에서 9개월여만에 6.5% 이상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확정급여채무 규모는 1508억원으로 5.2% 증가했다. 이에 따라 DB 적립금 사외적립비중은 96.1%에서 85.4%로 4.7%포인트 낮아졌다.

확정급여채무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퇴직연금 부채를 해당 재무제표 작성 현재 시기에 맞춰 산정한 금액이다. 사외적립자산 공정가치는 같은 기간 퇴직연금 사업자에 적립하고 있는 DB 적립금 시장가치를 역시 현재 기준으로 적시한 것. 사외적립자산 규모가 확정급여채무 규모와 같을 경우 적립비중이 100%가 된다.

현행법은 기업들에 매 사업연도 말 법정 최소 적립금 이상을 퇴직연금 사업자 측에 예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DB 적립금의 최소적립비율은 2013년 60%였는데, 정책당국이 수치를 꾸준히 끌어올려 지난해 100%로 상향 조정했다. 일정 기간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해당 기업에 과태료 처분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온시스템은 2012년 퇴직연금 제도 도입 이전부터 퇴직금 적립금을 예·적금과 유가증권 등으로 운용해왔다. 2016년 말 적립비중 100.2% 수준까지 높인 한온시스템은 이듬해인 2017년 DB 적립금 40% 정도를 펀드에 투자하고 회사채와 예·적금에 20% 정도씩을 투입하면서 2020년 말까지 10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한온시스템이 DB 적립금의 상당 비중을 태우고 있는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퇴직연금 베스트펀드 일반사모 5호'로 알려졌다. 이 펀드는 2017년 5월 사실상 한온시스템 DB 적립금 운용을 위해 설정됐다. 단일 수익자로는 펀드를 설정할 수 없기 때문에 한온시스템 퇴직연금 사업자 계열사들도 일부 자금을 태웠다.

해당 펀드 설정액은 630억원. 지난해 말 기준 2017년 5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 15% 수준으로, 연 환산 수익률은 3% 정도다. 이 펀드의 특징은 사용자가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한온시스템 퇴직연금 사업자 4곳과 미래에셋운용과 논의를 거쳐 펀드 하위 투자 포트폴리오 편출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한온시스템 퇴직연금 DB 적립금 운용 담당자와 사업자, 운용사가 시장 상황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이를 운용사가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선다"며 "퇴직연금 DB 적립금 운용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운영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온시스템의 모태는 과거 한라그룹과 미국 포드사가 1986년 합작해 설립한 한라공조다.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 한라그룹의 당시 한라공조 지분이 미 포드 계열사 비스테온에 넘어갔고 2015년에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가 지분을 사들였다. 현재 한앤컴퍼니 측이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은 50.5% 정도다.

주력 분야는 자동차용 열에너지 관리 시스템 부품 생산.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566억원으로 전년 대비 21.2% 감소했다. 국내외 인플레이션 여파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영향으로 원자재와 운송비가 증가한 영향이 컸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들은 DB 적립금 운용 결과가 마이너스로 치달으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한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동력은 결국 회사 경영진의 의식 변화에서 나온다"며 "한온시스템의 경우 외국 기업과 PEF 운용사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어 DB 적립금 운용에 적극적일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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