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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액배당 리포트]엘앤씨바이오 밸류업 시동…감액배당 순기능 표본[코스닥]③사외이사 우위 점한 이사회 결정…주주환원 확대 행보에 주

이돈섭 기자공개 2025-05-02 07:36:53

[편집자주]

코스닥 상장사에도 감액배당 열풍이 불고 있다. 올 들어서만 84곳의 상장사가 정기주총에서 감액배당 관련 안건을 통과시켰다. 우량기업 중심의 코스피 상장사뿐 아니라 코스닥 시장에서도 감액배당 열풍이 불고 있는 현상을 진단, 그 배경과 현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5시38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도 밸류업 추진 차원에서 감액배당을 단행한 곳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 엘앤씨바이오(L&C Bio)가 대표적이다. 엘앤씨바이오는 이번 정기주주총회 시즌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코스닥 기업 중 밸류업 계획을 선보인 몇 안 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감액배당은 밸류업 계획 이행의 시작이다.

엘앤씨바이오는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자본준비금 중 2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올렸다. 해당 안건은 주총에서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엘앤씨바이오는 해당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보통주 한주당 50원씩 총 11억원을 현금배당하기로 했다. 엘앤씨바이오가 자본준비금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밸류업 정책의 일환이다. 엘앤씨바이오는 올초 밸류업 계획 예고 공시를 한 뒤 지난달 말 사업성장 및 내실강화와 주주가치 제고 등을 골자로 삼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선보였다. 주주가치 제고 계획에는 배당 예측가능성을 제공한다는 내용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확대하는 내용,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 등이 포함돼 있다.

밸류업 계획을 선보인 이후 자사주를 취득한 바는 없어 이번 감액배당은 밸류업 계획 이행의 시작인 셈이다. 엘앤씨바이오가 가장 최근 자사주를 취득한 뒤 이를 전량 소각한 것은 2023년 말의 일이다. 당시 엘앤씨바이오가 소각한 주식은 50억원 규모 14만3884주였다. 앞서 2020년에도 100억원 규모 9만1996주를 취득, 소각한 바 있다.

감액배당의 경우 소득세법 시행령과 법인세법 등에 따라 개인 주주에게는 배당소득세(15.4%)를 원천징수하지 않고 금융소득종합과세(지방세 포함 최대 49.5%)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배당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적자 누적으로 결손금이 쌓인 경우 자본준비금을 전입시켜 결손금 해소 수단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코스피 상장사는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감액배당을 시행하곤 하는데,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결손금을 메우기 위한 방법으로 자본준비금을 활용하곤 한다. 올 들어 지난 22일 현재까지 84개 코스닥 상장 기업이 주총에서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환 안건을 처리했는데, 이중 배당 계획이 없는 상장사가 39곳(46.4%)에 달했다.

배당 계획을 세웠더라도 밸류업 차원에서 접근하는 곳은 극히 드물었다. 해당 안건을 처리한 코스닥 상장 기업 중 실제 밸류업 계획을 밝힌 곳은 엘앤씨바이오를 포함해 에스트래픽과 콜마비앤에이치 등 포함해 전체 3곳에 불과했다. 해당 3개 기업 모두 대체로 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현재 결손금이 쌓여 이를 해소해야 하는 상태는 아니다.

엘앤씨바이오의 경우 지난해 금융비용으로 순손실을 냈지만 재무구조는 대체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잉여금(439억원)과 이익잉여금(625억원)의 합이 1064억원으로 자본금 114억원의 9배 이상 수준이었다. 현행 상법이 규정한 바에 따르면 자본금 1.5배(171억원) 초과분인 893억원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

이번에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자본준비금이 200억원으로 가용 배당재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 엘앤시바이오가 향후 추가 계정 전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올 한해 배당에 투입한 금액이 11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현재 잉여금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할 뿐, 추가 계정 전환을 계획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엘앤씨바이오의 감액배당을 결정한 주체에도 눈길이 간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 2조원 미만인 엘앤씨바이오가 현행법을 준수하려면 이사회 4분의 1을 사외이사로 채우면 그만이다. 하지만 엘앤씨바이오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 사외이사가 이사회 내 수적 우위를 차지, 기업의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

이사회 멤버들은 지난해 12월 감액배당 실시 안건을 참석 전원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사외이사진에는 전태선 전 유안타증권 대표와 박성종 한경국립대 법경영학과 교수, 문용선 법률사무소 송로 대표 변호사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 사외이사의 경우 동양종금증권 자산금융팀과 동양생명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역임한 운용 전문가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가치를 산정할 수 있는 운용전문 인력이 기업 이사회에 진출함으로써 해당 기업의 주주전체 가치 제고 관련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한 기업의 오너와 경영진, 투자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같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개별 밸류업 기업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현재 엘앤씨바이오 최대주주는 이환철 대표로 이 대표 지분은 27.88% 수준이다. 이번 결산배당으로 이 대표는 약 3억2000만원의 배당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과거 그의 두 아들 이지한 이지성씨에게 현금을 증여, 각각 2800주씩(0.01%)를 매입케 했다. 두 아들은 이번 결산배당으로 각각 14만원 가량의 배당수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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