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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스플리트 인수…기업가치 상승 '기대' 자회사로 편입, 지분 30% 이상 확보 추정…글로벌 성장 비전 제시 '의미'

이지혜 기자공개 2023-03-27 12:56:08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3일 0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글로벌사업 성장성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영국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기업인 스플리트(Splyt)를 인수하면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해외기업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 투자금액과 지분 인수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스플리트를 자회사로 두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카카오모빌리티에게 있어서 이번 인수합병(M&A)은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글로벌사업 청사진을 제시하고 외형을 키워 기업가치 상승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재무적투자자(FI)의 엑시트를 위해서라도 몸값을 높여 기업공개(IPO)에 성공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스플리트 자회사로, 지분 30% 이상 인수 추정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21일부로 스플리트 지분 인수 거래가 종결됐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구체적 투자금액과 지분 인수규모를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스플리트의 경영권을 확보해 자회사로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방어하며 연결 자회사로 두려면 지분율이 최소 30% 이상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스플리트 지분을 30% 이상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스플리트의 과거 투자유치 사례에 비춰봤을 때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번 지분 인수에 수백억원을 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플리트는 2019년 그랩으로부터 800만 달러, 2020년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195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동안 스플리트가 유치한 자금은 모두 3400만달러로 우리 돈으로 445억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현금성자산에 비하면 재무건전성을 흔들 수 있는 규모는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말 연결기준으로 6000억원이 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시간을 두고 스플리트를 눈여겨보다가 마침내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8월 지분 매각을 철회하기로 결정한 직후 스플리트와 제휴를 맺어 해외로밍 서비스를 제공했다.

스플리트는 2015년 영국에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글로벌 슈퍼앱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연결해 글로벌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표준화를 제공한다. 즉 파편화한 전세계 모빌리티 서비스를 통합해서 평소에 쓰던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전세계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뜻이다.

현재 스플리트는 아시아와 북미, 중동, 유렵 등 150여개 국가에 △차량 호출 △마이크로 모빌리티 △대중교통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용자도 20억명에 이른다. 또 우버, 그랩, 카림 등 글로벌 플랫폼 대다수를 고객으로 뒀다. 위챗, 알리페이, 트립닷컴 등 중국의 주요 슈퍼앱과도 협업하고 있다.

◇글로벌 성장 비전 제시해 기업가치 상승 효과 볼까

카카오모빌리티에게 있어서 스플리트 인수는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성장 비전을 그렸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국내 시장 규제가 많아지면서 해외에서 성장활로를 모색하는 게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전세계를 거점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가치 상승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IPO 시장에서는 국내 시장 성장성뿐 아니라 해외사업 성장성을 눈여겨보는 경향이 짙어졌는데 스플리트를 인수한 덕분에 몸값 산정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기업가치 제고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핵심과제로 꼽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대 주주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의 엑시트를 위해 IPO를 위한 성장활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이 침체되자 상장계획은 일단 중단하고 기업가치 상승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모빌리티가 2022년을 글로벌 진출 원년으로 삼고 해외 진출에 고삐를 죄는 것도 이런 맥락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국내 이용자가 해외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아웃바운드’ 서비스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와서 쓸 수 있는 ‘인바운드’ 서비스 △해외 현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 직접 진출’ 등 세 가지를 중심축으로 글로벌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미주 지역인 괌에 카카오T 기술 인프라를 직접 적용한 데 이어 올 초 라오스에 현지 전용 플랫폼을 구축한 바 있다. 라오스가 동남아시아 유일의 내륙국으로서 지리적 요충지인 만큼 동남아시아의 모빌리티 시장을 잡기 위해서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는 “기술, 비전 등 여러 측면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장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데 양측의 의견이 일치했다”며 “스플리트를 파트너로 맞이한 만큼 긴밀하게 협력해 한 단계 진보한 해외시장 진출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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