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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파라다이스 vs 인스파이어]초대형 프로젝트, '리파이낸싱' 뚜렷한 온도차④파라다이스 과업 달성, 인스파이어는 내년 12월 1일 만기 도래

변세영 기자공개 2024-06-07 13:42:10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 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광활한 대지에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조단위의 자금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실제 인천 파라다이스시티는 1조5000억원, 인스파이어는 2조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집행했다. 그야말로 ‘쩐의 전쟁’이다.

막대한 투자 이면에는 대출과 이자, 그리고 리파이낸싱이라는 과제가 수반된다. 대부분의 부동산 개발사업이 그렇듯 디벨로퍼는 자기자본 외에도 타인자본을 통해 위험을 분산하고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파라다이스는 지난해 리파이낸싱을 성공적으로 마쳐 한숨을 던 상태다. 반면 인스파이어는 내년(2025년) 1조원 규모 대출 만기가 도래한다는 점에서 CFO의 움직임이 더욱 바빠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자율 상승 최소화, '7200억→5000억' 부담 경감

파라다이스시티(법인명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파라다이스와 일본 세가사미홀딩스와 합작으로 만들어졌다. 양사는 2012년 한국에 ㈜파라다이스세가사미 법인을 설립하고 복합리조트 건립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각각 55%, 45%를 출자했다. 복합리조트 건설에 약 1조5000억원이 소요됐다.

파라다이스시티는 리파이낸싱 압박에서 한숨 돌린 상황이다. 당초 2023년 말 7250억원 규모 차입금 만기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2023년 6월 일찌감치 과업을 달성했다. 파라다이스와 일본 세가사미홀딩스에서 각각 550억원, 450억원을 출자받고 자체 운영자금을 투입해 차입규모를 5000억원 수준으로 줄였다. 합작법인의 강점이 발현된 것이다.



대출 구성 측면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2022년 기준 7250억원 PF대출(1단계)은 차입처가 우리은행 외 13개 대주단으로 구성됐다. 같은 기간 연이자율은 5.88~6.18%(변동금리)였다. 2023년을 리파이낸싱으로 대주단을 기존 우리은행 외 13곳에서 하나은행 외 5곳으로 줄이면서 이자율도 6.3%로 변경됐다. 경기 불황과 맞물려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자율 상승을 최소화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전액 1금융권으로 구성된 대주단으로 기존 PF 성격의 차환 프로젝트에서 일반 기업 대출 프로젝트로 전환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5000억원 규모 리파이낸싱은 만기가 오는 2028년 6월로 파라다이스 입장에서는 다소 여유가 생겼다.

이 과정에서 파라다이스 최종환 각자 대표가 큰 공을 세웠다. 2023년 4월경 기존 CFO가 갑작스럽게 회사를 떠나면서 당시 파라다이스세가사미 수장이자 그룹 재무통으로 꼽혔던 최 대표가 리파이낸싱 작업을 마무리했다.

◇9700억 리파이낸싱 도래, 'CFO 신규 선임' 전열재정비

인스파이어는 미국 복합리조트 개발·운영사인 모히건게이밍엔터테인먼트(MGE, 이하 모히건)가 주도해 외국인 직접 투자로 이뤄졌다. 모히건이 한국에 유한회사 엠지이코리아(MGE Korea)를 세우고 리조트 개발 시행사 겸 운영법인인 인스파이어(법인명 인스파이어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를 지배하는 구조다. 엠지이코리아가 인스파이어 지분 100%를 보유한다.

이는 미국 모히건이 전액 자금을 댄다는 의미로 합작법인인 파라다이스와 비교해 자금 부담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사업비 조달을 위해 모히건이 6600억원을 직접 출자했고 KB 국민은행 외 59개 금융기관과 1조400억원 규모의 차입금 관련 약정을 맺었다. 모히건이 한국 비즈니스 경험이 없는 만큼 자금조달 과정이 다소 까다로웠는데 이 과정에서 법무법인 태평양의 자문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9월 결산법인인 인스파이어는 2023년 9월 기준 KB로부터 Tranche A1(변동) 1403억원, 제이이와이복합 외 21개 회사에 Tranche A2(고정) 5522억원, 제이에이치와이복합 외 36개 사 대주단에 Tranche B(고정)로 2808억원을 각각 차입했다. 총 9734억원 규모다. 사실상 약정액 대부분을 끌어다 썼다.


이자율도 상당하다. Tr A1(1403억원)은 CD91물+가산금리로 7.84%(변동), Tr A2(5522억원)는 5.4%(고정), Tr B(2808억원)는 무려 7%(고정)다. 처음 차입금 계약을 맺을 당시(2021년) 시장 금리 환경이 우호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스파이어 입장에서는 다가오는 리파이낸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대출 만기는 오는 2025년 12월 1일로 1년 반이 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 속 최근에 신임 제인 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인스파이어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인스파이어는 한국인 부사장이 CFO를 역임하다 올해 초 사임하면서 웨이크 하우크 COO가 겸임했는데 공석을 채운 것이다. 제인 존 CFO는 25년 경력의 금융 서비스 분야 전문가다. 직전에는 디지털 자산 금융 서비스업체 Ledn에서 CFO를 지냈다. 그는 인스파이어 재무 총괄로서 내년 만기가 다가오는 9000억원대 리파이낸싱 작업을 리딩하는 막중한 과제를 부여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인스파이어가 좋은 조건으로 리파이낸싱하려면 일단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내년까지 뚜렷한 성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라면서 “지금보다 이자율이 더 올라가면 내부적으로 상당히 부담이 클 것이라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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