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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로셀의 첫 '국산 CAR-T' 도전]킴리아 맞서는 큐로셀 전략 '생산·가격'…'치료거점' 한계 과제③가격 낮추고 생산기간 줄이고 '시장성 입증'…경쟁력 앞세워 점유율 70% 자신

차지현 기자공개 2024-06-13 13:23:38

[편집자주]

한 번 투여로 대량의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어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 환자 본인의 면역세포를 원료로 쓰며 1년여까지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효능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가 있지만 1회 5억원에 육박하는 고가약으로 전세계서 7400억원 규모로 팔리는 준 블록버스터로 성장했다. 이 시장에 한국의 작은 바이오텍 큐로셀이 도전장을 냈고 국내 첫 CAR-T 치료제 상업화에 임박했다. 면역관문억제제 역할에 현지 제조 공급이라는 강점을 내세운다. 한국의 첫 CAR-T 치료제, 큐로셀의 첫 성과를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큐로셀이 내년 상반기 품목허가 신청을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국산 CAR-T 치료제 탄생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이젠 시장성 입증이 핵심이다. CAR-T 치료제로 어떻게, 얼마를 벌어들일 수 있는지가 주어진 과제다.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은 역시 짧은 제조 기간 그리고 저렴한 약가에 있다.

◇국산 첫 CAR-T 출시 속도전 돌입, 신속처리제도 등 활용

큐로셀은 최근 CD19 타깃 CAR-T 치료제 '안발셀'의 국내 규제당국 허가 절차에 착수했다. 키워드는 스피드다. 신약 허가 기간을 단축해 최대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사활을 건 모습이다.

앞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안발셀의 첨단바이오의약품 신속처리제도 대상 지정을 신청했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나 중대한 질환 치료제 등 혁신성이 뛰어난 의약품을 신속하게 시장에 출시하고 환자에게 빠르게 공급토록 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올 3분기 내 안발셀의 신속처리 대상 지정을 기대하고 있다. 이후 신약허가신청서를 제출, 내년 상반기 품목허가를 획득하는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첨단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심사 규정에 따라 식약처는 신속처리 대상으로 지정한 품목에 대해 신약 허가 심사를 위한 전담인력을 구성해 빠르게 심사해야 한다. 임상 시험 자료 일부를 면제하는 혜택도 제공한다.


안발셀 품목허가는 상징적이다. 식약처 승인을 받으면 국내 바이오 기업이 내놓은 첫 번째 CAR-T 치료제가 된다. 회사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큐로셀의 신약 허가 절차 행보 하나하나가 주목받는 배경이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당면 과제는 시장성 입증이다. 허가 그 자체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지만 관건은 출시 이후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에 초점이 몰린다. 세계 최초의 CAR-T 치료제 '킴리아'가 먼저 시장에 진출한 상황에서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

큐로셀은 안발셀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안발셀의 적응증은 거대B세포림프종(LBCL) 그 중에서도 2차 치료 이후 말기 암환자가 대상이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국내 DLBCL 3차 이상 치료제 시장 내 예상 최대 점유율을 70%로 제시했다. 이로써 출시 2년차인 2026년 안발셀로 1141억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마저도 보수적으로 추산한 수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짧은 제조 기간·저렴한 약가로 시장 점유율 1위 확보

이런 자신감의 원천은 무엇일까. 우수한 데이터 외에 큐로셀이 말하는 경쟁력은 짧은 제조 기간 그리고 저렴한 약가에 있다.

먼저 킴리아와 비교해 투약에 소요되는 기간을 2주 이상 단축했다는 점을 내세운다. 자체 제조소를 구축해 놓은 덕분이다. CAR-T는 제조 공정과 투약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 환자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한 뒤 유전자를 조작하고 이를 다시 환자 몸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제조 시설이 해외에 있는 킴리아의 경우 국내 환자의 T세포를 채취한 뒤 배송을 위해 전처리를 하고 이를 다시 해외 제조소로 보낸 후 치료제 완제품을 만들어 다시 한국으로 재반입하는 과정을 거친다. 반면 국내에 제조소를 둔 큐로셀은 세포 전처리 절차가 필요 없고 운송을 빠르게 할 수 있다.

제조 기간 단축이 중요한 이유는 촌각을 다투는 LBCL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LBCL은 암진행이 빠른 질환인 데다 안발셀이 처방 대상군은 3차 치료 이상 말기 암환자다. CAR-T 치료제를 만들고 공급하는 동안 질병 진행 속도가 빨라 생명을 잃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치료제를 적시에 사용하도록 신속하게 공급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얘기다.

저렴한 약가 역시 킴리아 대비 차별화 포인트다. 킴리아는 국내 약가가 약 3억60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의약품이다. 고가의 전문의약품을 널리 처방하기 위해선 보험급여 등재가 필수인데 우수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고 기존 치료제보다 더 저렴한 약가를 고민 중인 만큼 허가 시 급여 등재도 수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소수 국한된 의료기관 한계, 점진적 확대 전략 추진

물론 고민도 존재한다. 현재 킴리아 치료를 할 수 있는 국내 병원 소위 빅5라고 불리는 서울 대형병원과 일부 소수 병원뿐이다. 현행법상 킴리아 치료를 시행하고자 하는 의료기관은 세포관리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인체세포 관리업 허가를 받은 국내 의료기관은 서울성모병원, 연세의료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고려대학교의료원, 울산대학교병원 분당차병원 정도다.

같은 기전의 치료제를 내놓은 큐로셀 입장에서도 사용처가 확대되지 않으면 꾸준한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큐로셀은 안발셀 출시 이후 단계적으로 사용처를 확대해가는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큐로셀 측은 "현 상황에 맞게 수도권은 5대 병원 및 국립암센터, 지역 거점병원으로는 전북대와 부산대를 우선의 판매처로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들 병원에서 수월한 사용을 위해 임상 단계에서부터 안발셀의 사용을 협업하고 있다"고 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진출 국가 및 적응증 확장도 고려해야 할 문제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안발셀을 판매하려면 현지 제조소를 설립하는 등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법인 설립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걸로 파악된다. 향후 혈액암보다 시장 규모가 훨씬 큰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 개발까지 염두에 둔 판단이다.

큐로셀 측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단순한 파트너십을 넘어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한 직접 시장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고형암 치료를 위한 CAR-T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해당 분야는 시장 규모가 매우 크며 대규모 연구개발 자금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필요하기에 해외로 비지니스 영역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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