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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사업구조 재편]밥캣 품는 로보틱스, 올해가 중요한 이유는PBR 10배 중반, 여전히 고평가…실적 개선 여부에 따른 투자자 이탈 '주목'

이호준 기자공개 2024-07-17 10:42:57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로보틱스에 '고평가' 꼬리표가 붙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8월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희망 공모가격을 2026년 잠정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의 38배로 산출했다.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회사였으니 몸값이 고평가됐다는 지적은 당연했다.

상장 이후에도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했다.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코스피 입성 첫날인 작년 10월 5일, 5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의 2배 가까이 오른 것이었지만 PBR(주가순자산비율)은 58배에 달했다. PBR이 1배 이상이면 기업의 청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높게 평가됐다는 얘기다.

올해 5월부터는 PBR이 10배 중반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크게 안정화됐다. 다만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200대 기업들의 평균 PBR(1.0배)과 비교해 훨씬 높은 편인 데다 1분기 영업손실이 68억원으로 적자인 상황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실적을 통해 몸값을 증명하겠다는 두산로보틱스의 기조는 그대로다. 성장성을 고려하면 협동로봇 시장의 전망이 꽤나 밝아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2022년 6600억원 규모에서 2026년 1조9300억원 규모로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이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해다. 실제로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증권신고서에서 올해 영업이익 3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2025년부터 매출과 이익 규모 모두 가파르게 키워갈 것이라고 공언했다.



가뜩이나 책임이 무거운 상황에 두산밥캣이라는 부담이 더해졌다.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두산밥캣을 흡수하기로 했다. 두산밥캣이 상장 폐지되는 대신 주주에게 밥캣 1주당 두산로보틱스 보통주식 0.63주를 교환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두산로보틱스가 주식 교환 비율에서 두산밥캣의 위에 선 건 역시 '고평가' 때문이다. 두산밥캣은 연간 조단위의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이지만 PBR(0.82배)은 1배에 못 미친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라는 기준에 의해 두산밥캣의 주식이 두산로보틱스 주식에 비해 낮게 평가됐다는 뜻이다.

다만 두산로보틱스가 올해 실적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 시장가치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여전히 미래 전망에 기반하고 있어,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면 두산밥캣의 견조한 실적에 기댔던 투자자들이 급격한 주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와 주식 교환 등을 거친 후 자진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만일 두산로보틱스가 예상 실적을 달성하지 못하면 주식 교환에 두산밥캣의 재무적 성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물론 두산밥캣은 보유 현금만 1조7684억원, 시가총액은 4조9000억원대에 이르는 우량 자회사다. 두산밥캣의 안정적인 수익과 시총이 두산로보틱스에 통합되면 두산로보틱스의 전체 시장가치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 부담을 안는 동시에 확실한 기대도 있다.

실적 개선을 위한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4월 독일 뒤셀도르프에 유럽 지사를 설립했다. 또 올해 안에 북미와 유럽 등의 판매 채널을 100여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산밥캣 고유의 성장을 기대한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상황"이라며 "실적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으면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에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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