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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은 지금]솔라 허브 투자에 재무지표 둔화…'이자비용' 부담될까①미국 태양광 사업 부진, 적자 전환…차입금의존도 40% 넘어

박완준 기자공개 2024-07-18 08:13:41

[편집자주]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인 친환경 에너지를 담당하는 한화솔루션의 재무 부담이 커졌다. 문제는 차입금의 증가다. 차입금이 올해 11조698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겼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재무지표 개선에 나섰다. 다만 이자 부담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더벨은 한화솔루션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1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이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의 정수인 '솔라 허브' 건설 과정에서 재무 부담이커지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셀·모듈 시장의 공급 과잉 현상이 겹쳐 손실 누적으로 차입 부담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운영자금 등 당장 영업활동에 필요한 자금과 대규모 투자를 위한 현금 확보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이자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재무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태양광 부문 적자전환…부채비율 200% 첫 돌파

한화솔루션은 올해 적자로 전환했다. 한화솔루션은 올 1분기 매출 2조3928억원, 영업손실 2166억원, 순손실 44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8% 감소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적자전환했다. 2분기도 56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실적 부진은 전체 매출의 58%를 담당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태양광) 부문의 영업손실이 확대된 영향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2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이 281억원으로 줄어들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올 1분기에는 영업손실 187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미국을 신규 태양광 공장 건설지로 낙점해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 건립에 나선 바 있다. 총 3조2000억원을 투자해 '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 달튼 공장 증설을 마치며 연간 5.1기가와트(GW)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올 1분기 미국에서 중국의 저가공세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한 미국에 중국 태양광 기업 제품이 쏟아지면서 모듈의 과잉 공급을 가져왔고, 가격 하락 등 수익성 저하까지 이어진 내용이 골자다. 실제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세계 태양광 모듈 생산용량 740GW 가운데 83%가 넘는 615GW를 생산하며 공급 과잉을 야기했다.

실적 부진에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특히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재무가 빠른 속도로 악화됐다. 올 1분기 한화솔루션의 부채총계는 18조28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5조4824억원) 대비 3조원가량 늘어났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71.8%에서 212.1%로 증가했다.

총차입금도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올 1분기 한화솔루션의 총차입금은 11조6982억원으로, 차입금의존도 43.5%를 기록했다. 통상 부채비율은 100% 이하,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안정적인 재무로 평가한다.

한화솔루션은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택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고조된 여건에서 자본적정성을 고수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발행 규모는 5000억~7000억원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 이상인 영구채로, 발행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한화솔루션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증권사들이 1조원 이상을 제안하며 오버부킹(초과청약)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 금리는 6%대 초반으로 결정될 예정이며, 이달 참여 증권사를 선정해 다음달 중 납입을 목표한다.

한화솔루션은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택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채권이다. 만기가 30년 이상인 장기물이기 때문에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은 이달 태양광 사업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과 독일 자회사를 통해 그린본드·그린론으로 1조2000억원을 조달했다"며 "국내 증권사에서 발행 예정인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을 늘려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년 만에 돌아온 윤안식 CFO, 이자 낮추기 '총력'

한화솔루션의 곳간은 윤안식 재경본부장 부사장(사진)이 지난해 9월부터 책임지고 있다. 2019년 상장사가 됐던 한화시스템의 재무실장으로 이동한 지 4년 만의 복귀다. 그는 1964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윤 부사장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근무하다 2017년 말 전무 승진과 함께 한화케미칼 재경부문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한화솔루션과 합병 과정을 이끌며 자금 운용 전략을 총괄한 경험이 있다. 그룹 내 베테랑 재무통으로 꼽히는 이유다.

윤 부사장은 올해 한화솔루션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차입금이 자연스레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진 탓이다. 올 1분기 기준 한화솔루션의 이자비용은 138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1476억원 △2022년 2009억원 △지난해 4161억원 등을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급격히 늘어난 이자비용에 한화솔루션의 잉여현금흐름(FCF)도 악화됐다. FCF는 기업이 매년 창출하는 여윳돈을 뜻한다.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에서 세금과 영업비용, 자본적지출(CAPEX) 등을 차감하고 남은 현금이다. 기업은 이 돈을 저축하거나 채무상환, 인수합병 등에 쓸 수 있는데 잉여현금이 적자 전환하면 부족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한다.

한화솔루션의 올 1분기 FCF는 -1조221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FCF는 1682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2022년 -8263억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지난해도 -1조8931억원을 거둬 하락 폭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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