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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석 가리기 시작된 AI]'뉴스 데이터' 앞세운 비큐AI, 신사업 본격화저작료 지불구조 특징 'AI 사업 관건'

이종현 기자공개 2024-07-18 08:50:49

[편집자주]

"인공지능(AI)의 역사는 '챗GPT'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생성형 AI가 처음 등장했던 시절 나왔던 말이다. '챗GPT' 이후 시대는 AI 일상화를 곧 앞둔 것처럼 여전히 분주하다. 산업군의 변화가 무쌍하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산업이 보조를 맞추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는 어떨까. 전통의 반도체가 여전히 주목받고 있는 반면, 소프트웨어 산업군은 저평가 속에 머무르고 있다. 실질적인 수요찾기에 시간이 걸린 탓에 매출 발생이 지연되는 모양새다. 더벨이 AI 소프트웨어 기업의 실체와 과제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등장한 이래 기업들의 데이터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좋은 AI를 위해서는 데이터의 양만큼이나 질이 중요하다.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공급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비큐AI'도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다만 저작권이 있는 데이터를 유통하는 사업 특성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AI 신사업이 성장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비큐AI는 지난 3월 비플라이소프트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1998년 설립한 미디어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 디지털화된 뉴스 스크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주요 사업이다. 2016년 코넥스에 상장했고 6년 뒤인 2022년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핵심 제품은 'AI서퍼(구 아이서퍼)'다. 언론사의 지면을 디지털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2004년부터 20여년 간 비큐AI의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에는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로제우스', 데이터 전처리 플랫폼 'AI루트(구 아이서퍼 디지타이징)', AI 학습 데이터 공급 플랫폼 'RDPLINE(Real-time Data PipeLine)'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중이다.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AI루트'와 'RDPLINE' 등 신사업이다. '챗GPT'의 등장 이후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숱한 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을 위한 데이터 확보에 난항을 겪는 중이다. 데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하다가 소송에 휘말리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자 기업들은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뉴스 데이터의 경우 LLM 학습 측면에서 인터넷을 통해 무작위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에 비해 높은 가치를 지닌다. 오픈AI 등 기업들이 주요 언론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큐AI가 주목받는 것도 같은 선상에 있다. 비큐AI는 언론사 저작권 신탁기관인 한국언론진흥재단과 계약을 체결한 저작권 유통 대행사다. 저작권에 대한 문제 없이 뉴스 데이터를 공급할 수 있다. 뉴스 스크랩 서비스를 위한 계약이 AI 시대에 접어들며 새로운 형질로 변화한 모습이다.

시장 변화에 비큐AI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26년 만에 사명을 변경했고 제품 전반의 명칭도 AI를 포함하는 등 뉴스 스크랩 서비스 기업에서 미디어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으로의 성격을 강화하는 중이다.

비큐AI 'RDPLINE' 개념도

올해 사업 분위기는 밝다. 비큐AI는 지난 1분기 매출액 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손실 5억2000만원에서 당기순이익 3000만원으로 흑자 전환하기도 했다.

다만 시장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비큐AI는 2022년 상장 당시 당해 목표 실적으로 매출액 238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해 실적은 매출액 162억원, 영업손실 11억원으로 목표에 크게 못 미쳤다. 2023년 매출액도 목표 수치의 절반가량에 영업이익은 한참이 부족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큐AI가 하는 것은 결국 저작권자의 데이터를 유통하는 역할"이라며 "자체 데이터가 아니다 보니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저작권자에게 지불해야 할 비용도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매출이 커질 수 있지만 그만큼 매출원가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뉴스 데이터를 유통하는 사업의 맹점도 있다. 비큐AI는 보고서를 통해 매해 지불하고 있는 저작권료를 명시하고 있다. 지난해 지불한 저작권료는 약 70억원으로 비큐AI 전체 매출의 40% 수준이다. 임직원의 급여와 기타 비용을 제하면 비큐AI의 수중에 남는 금액은 많지 않다. 2022년까지 적자를 지속, 결손금이 77억원까지 쌓인 배경이다.

성장을 위해서는 뉴스 데이터에 의존하기보다는 보다 고가치의 사업 육성과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비큐AI의 기술 투자는 업계 평균에 못미친다. 비큐AI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연간 매출액의 6% 남짓으로 주요 경쟁 기업과 비교했을 때 적은 편이다. 총원도 1분기 기준 84명으로 적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AI 경쟁은 결국 고급 인력을 채용해 기술을 개발하는 인력 쟁탈전 양상"이라며 "투자 없이 좋은 결과물이 나올 만큼 만만한 시장은 아니다"고 피력했다.

임경환 비큐AI 대표는 "비큐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 플램폼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라 시스템통합(SI) 기업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여타 기업과의 비교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사업 수주에 따라 매출이 요동치는 기업과 달리 서비스 플랫폼의 경우 매출이 안정적인 데다가 확장성도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이어 "오픈AI 등 최근 크게 성장한 기업은 모두 서비스 플랫폼을 지닌 기업"이라며 "올해는 콘텐츠를 뉴스에서 법률, 논문 등으로 넓히고 해외로도 진출하는 등 확장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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